그냥 암꺼나. 푸념.
즐거운 주말 보내고들 계시는지요?
직원들 다 퇴근했는데, 남아서 업무마무리 하다가 문득 생각나
글 남깁니다. 정말 정말 정말 태국과는 무관한 그냥 암꺼나입니다.
저는 서울 삼성동 작은 오피스텔에서 직원 2명과 함께
하루하루 처절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사장이라는 작자가 능력이 부족해 남좋은 일만 시키고
돈은 못벌어 온다고 경리직원은 대놓고 사장을 야단칩니다.
왜 다른 회사 실컷 도와주고 수수료도 못받아 오냐고...
자기 나이에서 3살 빼서 2배해야 내 나인데...
엄연한 사실이라 그냥 웃고 맙니다. 아놔...
뭐 좋은날 오겠죠.
두달전에 거의 사장 연봉 수준의 연봉을 주기로 하고
디자이너를 한 명 채용해서 2명만 있던 사무실이 3명이 됐습니다.
거기다가 미모가 뛰어나 면접시 마음이 중심을 못잡고
채용에 영향을 미친것도 인정합니다.
저는 집이 인천입니다. 사무실은 삼성동이고
친조카보다 더 믿고 제가 아끼는 경리직원은
집이 상계동입니다. 그리고 새로 채용한 디쟈너는 집이
방배동 전철역 바로 앞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7시 30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경리직원은 8시 30분 전에 도착합니다.
디쟈너는 약 40여일 동안 딱 한 번 9시 전에 출근했고
늘 습관적으로 9시 15분 도착입니다.
우리 창업멤버 두명은 3년째 남의 사무실 빌려서 시작할때부터
출근하면 봉지커피 타임과 함께 작은 사무실 때빼고 광빼고 합니다.
그리고 광 다 내놓으면 디쟈너 와서 일시작합니다.
요새 디자이너 뽑기 힘듭니다. 몇주를 참았습니다.
경리가 얼마전 제 눈치를 봐오다가 디쟈너한테 말했답니다.
'우리 사장 일 안해도 지각하고 시간 약속 안지키는거 정말 싫어한다고'
참다 못해 저도 정중하게 메일로 경고했습니다. 근태는 생명이다 라는 취지로...
그리고 그 다음날 5분 일찍 오더니,
제가 메일에 늦을것 같으면 시간 초과전에 연락하라는 말만 기억하는지
9시 5분전에 어김없이 전화옵니다. 늦는다고...
그리고는 자기가 저혈압이라 아침에 잘 못일어난다고 합니다.
지금 디자인 업무는 새로 수주를 좀 해와서 일이 밀려있습니다.
일을 포기하고라도 직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지? 사람 뽑기 힘든데..
트레이닝을 다시 시켜야 하는지? 32살이나 된 경력 10년차를?
우리 경리 직원은 그 박봉이라도 불평 한번 없이 저만 믿고
3년째 있으면서 오늘 처음 섭섭함을 토로하고 퇴근했습니다.
가난하게 태어나 여상 나와서 능력껏 일하며 만족하는 자기랑
부유하게 태어나 있어보이는 일하며 대우받고도 당연하게 여기는 디자이너랑
너무 다르게 대하는게 솔직히 서운하답니다.
왜냐면, 오늘 아침 디쟈너가 사전 연락도 없이 10시에 출근했는데도
제가 한마디도 안했는데, 경리직원이 실수로 고객사 입금을
한시간 늦게 한거 때문에 10분 넘게 잔소리 했거든요.
제가 남한테 싫은 소리,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해요.
근데 친한 사람한테는 드물지만 의가 상할 정도로 심한 소리를 합니다.
참 여러모로 고민스럽고 골치가 아프네요.
이런 상황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