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먹먹하고 따뜻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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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하고 따뜻한 이별...

블루파라다이스 16 692
2011년 01월 12일 방콕발 TG-656편으로 귀국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관계로 태국에만 갈 수 없기에 얼추 태국은 1년에 한번 정도로 가는듯 합니다.. 

매번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태국을 떠나는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슴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지난 여행일기장을 뒤져보니 2010년 02월 10일 KE-652편으로 귀국을 했었네요..

그런데.. 그때 옆자리에 누가 앉았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냐하면 이번 TG-656편 옆자리 두사람이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처음 수완나품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을 했는데..

제 자리는 통로쪽이었고 옆의 두자리는 아직 비어 있었습니다.

누가 타게 될까 생각했는데 잠시후 가죽점퍼를 입은 태국인 남자 두명이 

타는것 이었습니다. 

제가 씨익 웃어주자 언제나 그렇듯이 그쪽도 씨익 웃어주며 온화한 미소로 답하더군요..
 
한국에 왜가냐?고 물어보니 비지니스 때문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가서 아이들 장난감도 사올것이라고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짧게 나눴습니다.

저는 무역업을 하시나보다.. 라고 혼자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는 밤 비행기 특성상 잠을 청했습니다.


한참만에 불이 켜지고 인천이 가까워가는지 아침식사?를 제공 하기 시작 했습니다.

무역업을 하시면 외국에 나름 자주 나다닐텐데 그분의 행동은 조금 그랬습니다.

테이블을 어떻게 펴야 하는지 몰라서 저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시는듯 했습니다.


식사 서비스가 시작되고 밥을 먹었는데 옆의 분은 반도 더 남기셨습니다.

그러더니 자기빵을 가리키며 저보고 배고프면 더 먹으라며 웃으시더군요.

따뜻한 마음에 고맙다고 인사만 했고요.. 왜 음식을 많이 남겼냐고 물으니 

그냥 씨익 웃더라고요..


잠시후 한국 출입국신고서를 쓰는데.. 

세관신고서,방역신고서 등 제것을 다 쓴뒤 옆좌석 두분을 보니

아직 못쓰고 서로 의논만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좀 도와줘도 괜챦겠냐고 물어보니 기다렸다는듯이

여권과 서류들을 제게 줬습니다.

여권을 보고 쓰는데 체류기간 적는곳이 있어서 한국에서 몇일 머무실 예정이냐고 물어보니

"5 Years'라는 답을 주네요..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 "5 Days?' 라니

5년이 맞다면서 한국내 주소에 적어달라면서 프린트한 영어주소를 주네요..


보니 충청북도  진천군에 있는 회사에 5년간 외국인고용?으로 취직이 되어 간다네요..

그래서 5년을 지낼것이고 갈때 돈도 벌고 아이 장난감도 사갈것이라고 했습니다.

순간 마음이 쨘~ 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한살이 많았는데...

저는 이번 여정은 일이 있어 간것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못하고 혼자 간것 이었거든요..

한달만에 집에 가는데 아이들이 매일 전화로 보고싶어요, 빨리 오세요..하며

보고 싶어 했는데...

자식이 눈에 밟혀 어찌 5년을 떨어져 살까? 싶은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몇이냐고 했더니 5살 딸아이가 한명 있다고 했습니다...

한참 재롱이 귀여울 나이인데... 아빠는 아빠대로... 아이와 엄마는 또 그네들 대로..

5년의 생이별을 해야 하네요...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방콕까지 차로 7시간 걸리는 남부지방 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부리 였는데 익숙하지 못해 잊었어요.. 


비행기가 인천에 다다를까봐 창가쪽 친구는 안절부절 이어서 그친구 에게도

같은곳에 간다기에 아직 인천공항 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내가 그쪽것도 써줄테니 걱정하지 말아요..하고는

두분것을 다 써줬습니다. 창가쪽 분은 저보다 5살이 어리시더군요..


두분 작성 서류를 다 써주고는 한국말은 좀 배워왔냐고 물으니

조금 배워왔다며 " 감사합니다"  " 안녕 하세요" 정도만 하시네요..

한국이 많이 춥다는데 견딜 수 있겠냐고 하니.. 춥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비행기는 이내 인천공항에 착륙했고 그친구들 수속 밟는데를 알려주고는

건강히 잘있다가 돈 많이 벌어서 태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요..라며

인사를 하고 그친구도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고는 헤어졌습니다.


긴 일정 이었기에 차를 주차해 두기가 곤란해 공항버스를 타고 왔는데

집에 갈려고 공항버스를 기다리는데 뒤쪽에서 "Hey Friend~!" 하며 누가 부르기에

돌아보니 아까 제 옆자리에 앉았던 분 이었어요..

어디가냐고 물으니 지방가는 버스타러 간다고 하네요..

회사에서 사람이 마중 안 나왔냐고 물으니 둘이서 진천터미널까지 찾아가야 된다네요..

가는방법을 아냐고 물어보니 안다고는 하는데

서울이 아니라 지방 소도시로 이동해야 하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차를 가져 왔으면 태워다 주면 좋았을 것을 하고.. 차 안가지고 온 것을 후회 했습니다.

그친구에게 다시 "한국에 있는 동안, 건강하고 돈 많이 벌어서 다시 고향가서 행복하게 살아요~!"

라고 인사를 하니 그 친구가 고맙다며 와락 저를 안아주네요...

참 따스했습니다.. 정이 느껴져서요..

그 옆의 친구도 안아주고는 짧은 제 태국어로 와이를 하면서 "촉디캅~!" 이라고 해주니

그쪽도 "컵쿤캅~!"" 이라며 웃네요..

지켜보니 충북쪽 시외버스 타는곳으로 잘 가는듯 했습니다..



제가 도착한날.. 날씨가 조금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경험해보지 못한 살을 에는듯한 추위와,
 
사무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5년을 지내다 갈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아려 왔습니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혼잣말로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행복하게 있다가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 행복하게 살기를 말입니다...


요 몇일 날씨가 춥다고 하니 그 친구들이 생각이 나네요...

우리가 태국에서 좋은감정을 느끼고 오듯이..

그친구들도 건강하게 있다가 뜻한 소망을 이루고, 5년뒤 한국을 떠날때 

가슴속에  한국을 따스히 느끼고, 그리워 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도 합니다..
16 Comments
고구마 2011.01.27 04:30  
돌아오는 비행기편에서 정말 따뜻한 만남이 있으셨군요.
전....내 옆의 자리가 공석이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만 하고 기내식은 좀 맛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는지라....-_-;;
추운날 일하는건 정말 힘들지요. 특히 동남 아시아에서 온 사람이라면 정말 깜짝 놀라버릴지도....원하는 것처럼 성실히 돈 벌어 갔으면 좋겠네요.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7 18:07  
고구마님은 아직 요왕님과 태국에 계신가요? ^^

네.. 따뜻한 만남 이었습니다. 거의 매번은 제 옆자리가 제 아이들 입니다..

혼자 여행할 기회가 많지는  않거든요..ㅠ.ㅠ

그런데 이번 같은 경험은 저도 처음 이었습니다.

그분들 느낌이 성실히 돈 벌어서 돌아가실 분들 같았어요..  꼭 그렇게 되겠지요..

고구마님도 남은 일정.. 즐거운 여행 하세요~!!^^
간큰초짜 2011.01.27 06:31  
마음이 참 따뜻하십니다.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7 18:10  
간큰초짜님~

그상황이면 태사랑 분들은 다 그렇게 해주셨을 꺼예요~!

칭찬에... 괜히 부끄러워 지네요.. 감사합니다~! ^^
케이토 2011.01.27 08:26  
블루파라다이스님-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정말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네요... 안그래도 지난주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 보면서
몇개월 혹은 몇년만에 가족상봉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한바가지 쏟은지라 자꾸 그 장면이
오버랩 되는거 있죠 ㅠㅠ 저도 나가 살았을 때 부모님 목소리만 들어도 울컥했던 기억도 나구...
아침부터 살짝 센티멘탈 해지는데요.. ;ㅁ;

짧은 인연의 그 분들이 부디 건강하시기를 저도 조용히 기원해 봅니다 :-)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7 18:17  
케이토님~

저도 오랫만에 뵙는것 같네요...  잘 지내셨죠?

저도 1박2일 그 프로그램  끝부분 부터 봤어요..

소리못내고 우느라 들썩이는 가장의 어깨와..

오랫만의 가족들..  만남의 장면을 보고

저도 그분들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었습니다...ㅠ.ㅠ

괜히 아침부터... 저때문에 센티해 지셨군요..ㅎㅎ

케이토님의 기원도 이루어질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컵쿤캅~!!  ^^
주노앤준 2011.01.27 08:56  
와...정말 가슴이 짠해지는 이야기로군요. 블루파라다이스님께서도 참 따뜻한 심성을 지니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 2분이 건강히 잘 지내고 돈도 많이 벌어서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만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7 18:22  
주노앤준님~  과찬의 칭찬에 제가 급 부끄러워 지네요..

간혹 TV를 통해 들려오는..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그 두분에게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 두분 뿐 아니라 모든분 께도요..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시니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
동쪽마녀 2011.01.27 11:57  
블루파라다이스님, 좋은 분이시군요.^^
언제나 겨울을 겪는 우리에게도 추운 이 겨울날이
그 분들에겐 얼마나 더 추울지 저도 마음이 짠해집니다.
그 분들을 고용한 사장님이 블루파라다이스님처럼 좋은 분이어서
5년 뒤 그 분들이
좋은 기억,
아이들 줄 이쁜 장난감,
좋은 기억만큼 두둑한 지갑도 들고 귀국했으면 좋겠습니다.
꼭.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7 18:37  
동쪽마녀님~ 부끄럽게 왜 그러세요... 

맞아요.. 이번 추위가 유독 심하다고 하고,

늘 이땅에 살아온 저도 좀 견디기 힘든데... 마음이 쓰입니다.. 해줄건 없고요..

그 두분.. 좋은 사장님과 직원분들 만나실꺼예요..

안그래도 그분들 회사 이름을 한국어로 조합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요..

대기업쪽과 연계해서 건설쪽 일을 하며,  그 공장만 직원이 250여명 되는

나름 큰 회사 여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아무래도 큰회사가 복지는 더 좋을테니까요..

5년뒤 그분들 분명히 한아름의 행복을 안고 귀국 하실꺼예요~ ^^
hoony~ 2011.01.27 16:28  
행복만 하실 꺼예요 ~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7 18:40  
hoony~님의 바람 대로..

반드시 그렇게 되시리라 믿어요~ ^^ 그두분 행복만 하실 꺼예요~!!
농눅 2011.01.27 23:22  
좋은 분들 만나서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가야 할텐데요... 걱정부터 앞서는 것은 제가 너무 부정적인걸 많이 봐서겠지요?  ㅠ.ㅠ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8 22:02  
그러게요.. 일부의 일이겠지만..

메스컴에서 간혹 않좋은 소식이 들려서 ...

아마 그 두분은 분명 좋은일만 있을꺼예요..^^
DD600 2011.01.28 05:51  
법이 2010년11월 부터 바뀌어서, 최장 최류기간이(1년단위로 연장가능 근무처대표가 도장을 찍어줄경우 연장가능)  4년10개월로 줄었습니다. 전에는 6년까지 가능했죠...
이제는 무조건 이라고 하네요...  기간이 끝난후 태국에서 6개월을 경과한후 다시 신청을 해야하는데..한마디로 처음부터 라고 합니다. 그리고 만 32세가 넘으면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불법체류자가 늘어날것이라고 아는 태국인이 말 합니다.
물론 누구나 가족을 생각하고 해외근로자가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정금액을 송금하고
나머진 써버리죠..물론 옷도 사야하고, 술도 마셔야 하고...가끔 하이로(태국도박)도 해야하고
그렇습니다.  자기들이 생각하기엔 많은 돈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물가가
절대로 싸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밥도 공장에서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아야 하고..
술도 소주만 사서, 혼자 방에서 먹어야하고, 반찬도 한국음식으로 바꿔야 하고..그래야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겠죠..한국사람 한테  계속해서 태국음식만 먹으라고 하면..
물리겠죠...?  그래서 이들도 태국반찬,음식재료,사서  자기들끼리 해 먹습니다.
하지만..단점은 음식재료가 엄청 비쌉니다. 그리고  분위기상 혼자 밥먹고 그런사람 드물지요
제가 아는 태국인은, 한국에서 일하면서  5천만원 모아놨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절대로 안쓴다고 하면서
진짜 허튼진 않하더군요.. 자전거 타고 가게와서 소주사서 공장가서 먹고...
택시 안타고 걸어다니고.. 외국이들이라서  택시를 많이 탑니다. 버스노선을 모르니까요...
아뭏든 성실하게 돈 아주많이 모은사람은 딱 한명 봤습니다. 나머진 그저 그렇게 송금하죠...
나머진  흐지부지 써버리고... 그리고 요즘 한국에서 임금체불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전처럼 여권뺏고, 때리고  돈안주고  그러면..바로 고발합니다. 곧곧에..외국인센터가 있고
한국에 온지 일주일만 지나면, 모든걸 파악하면서  다 알게 됩니다.
외국에서 일해보신분 아시겠지만... 외국인 근로자 먹여주고,재워주고 하는 나라 없습니다.
다른나라에선.. 먹여주고 ,재워주고  몸종처럼 부려먹고  한국돈 50-70만원 준다고 하네요. 이건 태국인들이
이야기 하더군요...한국처럼 일하기 좋은 나라가 없다고..  때리지도 않고...
그래서 나중엔  이들이 무척 건방져 집니다.  이야기 하다보면  진짜 성질 납니다.
거짓말 잘하고,  잘해주면..더 잘해주기를 바라죠..관광지에서 봤던 태국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힘들게 생활하는건  사실입니다. 남들이 안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고...
오후 6시에 끝하는 회사는 드뭅니다.  대부분  잔업,야간  이렇게 하죠...
요즘 한국인들  특히 공장에서 잔업 안하려 합니다. 그래서 외국인을  오게 만든거죠...
위험하고, 힘들고,  피곤하죠...  제발  돈 많이 벌어서 가족들 한테... 전액 송금들 하시길...
블루파라다이스 2011.01.28 22:05  
아..그렇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그분들 연세 좀 있으셨는데... ㅠ.ㅠ

하긴 저임금으로 한국에서 누릴것 다 누리면 송금도 제대로 못하겠죠..

그만큼 힘들게 살아야 하는걸 알기에 제가 좀 찡~ 했던 거예요...

잘 하시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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