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는 어느쪽을 선택하시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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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0 10:22
이런 상황이라고 해서 뭐 그리 대단한 갈등상황이 아니구요, 그런거라면 아예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곤란할듯....-_-;;
그러니까 어제 점심에 말레이시아식 반찬 덮밥 식당에 갔지 않았겠습니까?
말레이시아에 오시면 =아삼 페다스= 라고 간판에 써있는걸 많이 보실텐데요, 그게 사전적인 의미로는
=시고 화끈하게 매운 = 이라는 뜻이랍니다. 하여튼 향신료 담뿍 들어간 붉은색 계통의 반찬덮밥집이었어요.
현지인들한테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식당인지, 사람들이 정말로 북적북적거려서....맘에 드는 반찬 고르고 자리 앉는데도 한참이나 걸려, 결국은 다른이들이랑 합석해서 먹구요,
여기는 묘한 방식인게 일단 가져다 놓고 먹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사장이 마구 돌아다니면서 테이블위의 접시밥 보고 계산서 떼어주는 방식이에요....
여하튼 이것 저것 올려놓은 접시밥을 다 먹어주고는 드디어 계산의 시간~
두둥~ 원래 돈은 요왕이 늘 가지고 있어서, 모든 지출은 요왕의 작은 크로스백의 지갑에서 시작되는데...이런!!! 지갑이 없잖아!!
더운 날씨와 상관없이 갑자기 싸늘해지는 우리의 주변공기....-_-;; 와 이마에서 솟는 주책맞은 식은 땀방울...
그나마 다행인것은 카운터 앞에 가기전에, 그러니까 테이블앞에서 이 사실을 알아채게 된거에요.
소매치기 당했나? 라고 요왕이 중얼거리던데, 가방 모양새를 보아하니 소매치기는 아니고 분명히 지갑을 방에 두고 나온것이지요.
그럼 이 상황에선 한가지 길밖에 없다. 한사람은 볼모(?)로 식당에 있고 한사람은 숙소로 축지법 신공 써서 왕복하기....
요왕이 자기가 다녀오겠다고 하던데, 제가 잽싸게 열쇠를 낚아채서 숙소로 튀었습니다.
사실 숙소 왕복도 그다지 짧은 길이 아니었어요. 저절로 인상이 써지면서 사람들을 획획 추월해서 걸었는데도 왕복에 30분이 좀 덜 걸리더라구요....요왕의 말에 의하면 지갑 들오 돌아온 제 이마에 핏줄이 올록 볼록..... 그야말로 가지를 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요왕은 눈치가 보여서 ( 사람이 왠만큼 많아야죠. 먹었으면 빨리 자리 털고 일어나야 되는 분위기...) 먹고 싶지도 않은 아이스티 한잔 더 시키고는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 책 읽고 있었다 하더라구요. 푸드코트라거나 좀 한산한 식당이었으면 괜찮았을텐데....-_-;;
하여튼....이런 경우 심적부담을 지는 쪽을 택하시나요? 아니면 몸 힘들어도 눈치 안보는 상황을 택하시나요.
저희는 아마 둘다 눈치 안보는 상황을 택하는 성향인거 같아요. -_-;;
근데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보면 약간만 뻔뻔(?)해지면 훨씬 몸 편하게 살수 있는데 말입니다.
성격이 내맘데로 변할수 있으면 그걸 천성이라고 부르지도 않겠지요.
하여튼....아침에는 중국식 국수, 점심에는 푸짐한 말레이 무슬림식 덮밥, 저녁에는 두툼한 치즈 난을 곁들인 인도 커리...이렇게 어제 하루 먹고 나니 몸이 아주 그냥 동짜몽처럼 되버렸네요.
아~ 장기여행하고 고생한 티가 나야되는데, 이건 뭐 얼굴은 초췌하기 그지 없는데 배는 마구 나오고.....
이런 경우는 뭔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