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라파엘 이야기...2
안녕하세요...
비 피해로 수도권이 난리입니다... ㅠ.ㅠ
인간이 아무리 잘난 체를 해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여전히 무력한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만드는군요...
각설하고...
이제 라파엘이 사는 집 구경 좀 해볼까요???
라파엘의 집은
올드마켓에서 도보로 약 20분,
뚝뚝으로는 약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시내 중심가와는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외진 곳은 아니었습니다...
라파엘의 집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마다 씨엠립 강변을 따라
빅토리아 호텔 앞까지 뛰어갔다 오니
약 30분이 소요되더군요...
이른 아침부터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붉디붉은 흙길을 밟으며
호위병처럼 가로수가 늘어선 강변을 따라
달리기를 하는 기분은 정말 끝내주더군요...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달리기 코스는
꼬 수린 마이 응암 해변, 꼬 사무이 차웽 해변,
꼬 따오 싸이리 해변, 꼬 창 화이트 샌드 해변...
이었는데
이번 여행 이후로 씨엠립 강변을 추가했습니다... ^^*)
라파엘의 집 구조는...
1층에는 거실과 사무실로 쓰고 있는 방 1개와 부엌이 있고,
2층에는 또 다른 거실과 주인장이 사는 방과 손님용 방이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방마다 샤워시설과 수세식 변기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프라이버시를 완벽하게 보장받을 수 있었지요~ ^^;;;
(거실입니다...
오른쪽에 제가 머무는 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식탁이 놓여 있고
정면에 부엌과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습니다...
라파엘이 사무실로 쓰는 방은 왼쪽에 있습니다...)
(실내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2층으로 오르는 계단입니다...
가족 및 친구들과 찍은 사진으로 장식을 했더군요...)
(2층의 거실입니다...
정면으로 나가면 베란다입니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입니다...
시골 마을 변두리 풍경이지요...)
(제가 묵었던 방입니다...
유리창이 많아서 햇살과 바람이 넉넉했습니다...)
마당에는 군용 지프를 개조한 이상한 탈 것(?)과
오토바이 3대, 자전거 2대를 보관하는 차고가 있었고,
뒤뜰에는 근사한 식탁이 있었습니다...
(마당에 있는 차고...)
(주인장이 엑티비티를 꽤 좋아해서 오토바이가 3대나 된다...)
(3천달러쯤 주고 샀다는 지프...
백미러도 시원찮고 룸미러는 아예 없고 부속도 제멋대로지만,
생각 외로 잘 달렸다... ^^*)
그런데, 뒤뜰에는 저를 탄복하게 만든 게 있었는데,
그것은 부엌 벽을 뚫어서 뒤뜰과 통하게 만든 바였습니다...
비록 작은 창을 새로 낸 것에 불과했지만,
아름다운 뒤뜰을 즐기는 데는 최고의 시설이었습니다...
(저를 탄복하게 만든 뒤뜰 풍경...)
(특히 부엌 벽을 뚫어서 만든 저 바가 너무너무 맘에 들었다...)
아침에는 뜰 한가운데 놓인 야외 식탁에서
열대 과일과 수제 요구르트와 삶은 달걀과
크로와상으로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바에 걸터앉아
별빛과 풀벌레 소리를 벗 삼아 마시는 와인...
그 순간만큼은 정말 신선이 부럽지 않더군요... ^^*
(아침마다 이렇게 야외 식탁에 음식이 차려진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든 열대과일이 풍부해서 넘넘 좋았다... ^^*)
라파엘의 집에 머무는 동안,
아침에는 낭만적인 식사를 하고
낮에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
붉은 흙길을 질주하거나
베트남 미용실에 가서 귀소제 및 얼굴 관리(?)를 하고 ^^;;;
저녁에는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서
정통 프랑스 요리를 맛보거나
친구들이 주최하는 파티에 가는,
그야말로 꿈같은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라파엘의 집을 지키는 두 녀석...
왼쪽 녀석은 프랑스 요리에 들어가는 소스 이름이라고 했는데 까먹었고 ^^;;;
오른쪽 녀석의 이름은 "김치"이다... ㅎㅎ)
(덩치는 작아도 김치가 둘 중 대장이다...
현관 앞에 앉아 있는 녀석의 자태를 보라...
대장의 포스가 퐝퐝 느껴지지 않는가... ㅋㅋ)
(고양이 두 마리도 동거 중이다...
강쥐는 방범용으로... 양이는 위생용으로 요긴하다고 한다...)
라파엘의 친구들은 대부분 프랑스 인이었습니다...
(단 한 사람, 일본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의 아내가 프랑스 인이더군요... ^^*)
대부분 씨엠립의 호텔이나 여행사나 레스토랑에서
일하거나,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5성급 호텔의 매니저로 근무하는 한 친구는
모리셔스(아프리카 남단에 있는 아름다운 섬) 출신의 애인과 나타났는데,
지금까지 제가 만나본 흑인 중 가장 미인이더군요... ^^;;;
또 다른 친구는 애인이 프랑스 & 캄보디아 혼혈인데
올 10월 27일에 씨엠립에서 결혼한다고 나를 초대했습니다...
(남자는 반다레이 실바처럼 우락부락했지만,
애인이 너무 미인이라서 엉겁결에 승락했습니다... ^^;;;)
(라파엘의 친구가 운영하는 프랑스 레스토랑...
바에 앉아 있는 대머리가 주인이다... ^^;;;)
(시설도 세련되었고 종업원들의 서비스도 수준급이며
음식 맛도 뛰어나다... 가격은... 메인이 10달러 수준...)
프랑스 인들의 파티 습관은 독특했습니다...
먼저 저녁 6~7시쯤 바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2~3시간 정도 떠들면서 술을 마십니다...
(이때는 맥주나 칵테일을 마시고,
와인은 절대로 마시지 않습니다...
프랑스 인들에게 와인은
식사할 때만 마시는 술이라고 하더군요...)
다들 떠들 만큼 떠들어서 화제가 빈곤하질 무렵,
레스토랑으로 이동, 식사를 하면서 와인을 마십니다...
(이때 마시는 와인이 1인당 1병 수준입니다...
이미 1차에서 칵테일 3~4잔+맥주 3~4병을 비운 상태입니다... ^^;;;)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나면
다시 새로운 바로 이동해서 술을 마십니다...
1차의 바가 이야기하기 좋은 조영한 것이었다면,
3차의 바는 왁자지껄하고 춤도 출 수 있는 곳으로 갑니다...
(씨엠립 올드마켓 근처에 pub street라고 있는데,
거기가 미니 카오산이더군요... ^^;;;
그곳이 단골 3차 장소라고 합니다...)
(밤이면 씨엠립 최대의 유흥가로 변하는 펍 스트리트...
"최대 유흥가"지만, 바 몇 군데가 늦게까지 문을 여는 게 전부다... ^^;;)
그렇게 본격적인 음주를 시작하면,
끝나는 시각은 제각각입니다...
즉, 각자의 주량에 따라 하나둘씩
알아서 사라지더군요...
우리나라처럼 “끝까지 함께 하자!”
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더군요... ^^*
암튼 그런 식으로 새벽까지 마셨는데도
다음날 일어나니 숙취가 없더군요...
왜 그런지 곰곰 생각해보니
씨엠립의 맑은 공기 탓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매연을 배출하는 공장이나
차량이 그렇게 많지 않고,
근사한 레스토랑과 바가 즐비하며,
잠시만 시내를 벗어나면 아름다운 전원이 펼쳐지는 곳...
게다가 한 달 생활비가 500불 남짓한 곳...
왜 라파엘이 이곳을 정착지로 삼았는지
그 까닭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공기 맑고, 물가 저렴하고, 심심하지 않은 곳... 씨엠립...)
*반응이 괜찮으면 3부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