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한 친구의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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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친구의 귀국..

K. Sunny 12 842
저와 가장 친하게 지내던 직장 동료이자 동네 이웃이었던 남아공 커플이 있습니다.
남편은 저와 나이가 동갑이고 생일도 비슷하고, 아내는 약간 어린데 김치를 엄청 좋아합니다.
김장을 하면 항상 나눠줬고, 귀찮아서 안하면 징징대며 김치 만들자고 하고.. 얻어간 김치로 김치 볶음밥을 해먹는 친구였습니다. (짐 정리하고 나니, 제 락앤락 통이 다 걔네 집에 있었더군요 -_-!)
 
작년 이맘때 아들을 낳고, 믿을수 있는 보모를 구하기 어려워 아내는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였고, 그러다보니 1인의 수입으로만 생활을 하기에 빠듯한 감도 있었을 것이고,
둘다 외국인이고 아이도 너무 어리다보니, 누구에게 맡기고 외출을 할 상황도 아니라, 영화관에서 영화를 못 본지도 근 2년. (우린 영화관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같이 했었답니다. 아내 임신 전까지는.)
 
결국 아이가 한 살이 다 되어갈때쯤,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
지난주 일요일에 짐 정리를 마치고 방콕으로 올라갔고, 오늘 밤에 케이프 타운으로 떠납니다.
방콕으로 올라가기 전 공항 픽업 차량을 앞에 두고, 포옹을 하는데 이 녀석들이 엉엉 울더군요. 저는 눈물을 꾹 참고 웃어주었는데.
그날 밤 잠에 들지 못했고, 그 다음날 밤에는 그들이 돌아오는 꿈을 꾸었고, 지금은 거의 우울증 상태에 와버렸네요. -_- ;;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집에 거미가 나오면 잡아달라고 전화하고, 심심하면 헬로우~~ 하고 직접 대문 열고 놀러오고, 회사에서 항상 같은 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수다를 떨었고, 맨유 경기하면 놀러와서 같이 보자고 전화하고, 나는 한국 음식, 자기들은 남아공 음식 만들어서 서로 먹으라고 갖다주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공유해왔던 친구들이었는데.. 한 가족이 모두 떠나버려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친구들 중에 저 혼자만 아들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한다고 (영어가 아닌 예전 남아공 언어에서 빌어온 이름) 좋아했고, 아들이 나만 보면 기뻐한다고 좋아했는데..
 
반드시 케이프 타운에 놀러가겠다고. 중간 지점인 이집트에서 만나서 이집트 여행도 하자고. 좋은 아이템 있으면 부를테니 파트너로써 같이 비지니스해서 여기서 다시 같은 동네에서 살자고, 그렇게 꼭 꼭 약속했어요.
 
항공권이 참 비싸네요.
그래도 갈 거예요. 회사 동료들이랑 다 같이 가기로 했어요. ^^ 내년쯤..
 
외국에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람을 사귀는 것이 일반적이거든요.
내가 좋은 사람, 니가 좋은 사람, 좋은 사람 둘이 만나도 그냥 좋을 뿐, 아주 진한 우정을 나누지는 않아요. 항상 낮은 담이 있지요.
그런 외국 생활에서,, 이 친구들만큼 진심으로 좋아한 친구들이 없었는데.. 허물없이 무조건적인 믿음을 주고 받는 사이였는데,
 
왜케 슬프죠,.,. 기운도 안나고.. 그렇게 행복하고 만족하던 제 삶이 , 틀어졌어요..
많이 우울하고 그렇네요.
 
제 기분에 동조라도 하듯 하이 시즌인 지금, 푸켓에선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하늘도 울어요~
 
 
이지훈의 왜 하늘은 이라는 옛날 옛적 노래가 떠오르네요.
 
12 Comments
수팔이 2012.01.12 19:06  
으아아..ㅠㅠ 힘내세요... 전 단 이틀동안 안 태국에서의 만남도 잊기 힘들었는데...
3년이라니... 분명히 좋은 모습으로 다시 뵙길 바랄게요..!!
곰돌이 2012.01.12 19:22  
날씨가 맑아져야 할텐데...

그래야 써니님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좋아질텐데....

교회 안나가는 사람이지만,  기도를 조금 올려 보겠습니다 ^^*



그보다는....  혼자 계시지 마시고...  늑대 한마리  키우시길  권유드립니다 ^^*

저라도 좋다면.... 저야 좋지만(?),      저는  자격이 안되고...

참한 총각들을 물색해 보세요 ^^;;
zoo 2012.01.12 19:25  
K. Sunny님 정말 슬프고 허전하시겠어요! 우울증 상태까지 올 정도라니...ㅠ.ㅠ
그래도 내년에 꼭 만나러 간다는 희망이 있으니 힘내세요!!
좋은 사업아이템이 생겨서 다시 함께 일하게 되시길 저도 기원해 드릴께요^^
mloveb 2012.01.13 00:10  
저도 직장에서 남아공사람들하고 일해봐서 아는데요, 비록 피부색깔은 틀려도, 문화는 좀 많이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데로 외국에선 외국인들하고 거리를 좀 둘수밖에 없는데 (문화차이) 이들하곤 금방 친해지게 됩니다.. 저랑 정말 친한 친구중 한명도 남아공출신인데, 문화차이 느껴본적 거의 없었던것 같아요. 그나저나 남아공 친구들말에 의함 정말 살기 위험하다고 하는데... 누가 총맞아 죽었단 전화가 와도 그러려니 할만큼 그쪽 사정이 그렇다고 하고, 제 친구는 레스토랑에서 알바하다가, 직접 강도에게 잡혀,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족들과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아는 키위 아줌마는, 남아공에서 2년정도 살다왔는데, 완전 감옥살이라고.. 창살없는 창문이 없고, 길가에 ATM 기계도 없답니다.. 하두 강도가 판을쳐서.. 여하튼. 그 친구분 부부, 남아공 가셔서 안전하게 잘 사시다 오셨슴 합니다~^^ 힘내시구요~ ^^
앨리즈맘 2012.01.16 16:21  
힘들고 외로운 외국 생활에서 정든 이웃떠나면 정말 ㅜㅜ 힘내새요 @@2
꽃처럼 2012.01.13 11:53  
좋은 만남 좋은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하시길 빌면서
하루빨리 그아름다운 사람들과 다시 만나시길기원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포맨 2012.01.13 12:03  
낮은담...
어찌보면 정확한 표현일것 같습니다.
qqqqq 2012.01.14 11:21  
기운 내세요 써니님 ^^
빅토스 2012.01.14 15:16  
써니님 글들을 보면 참 착하고 소탈하신것 같습니다. 그런 점 배우고 싶어요. 또 볼때까지  조금 기다리고. 혹시 아나요 그 분들 다시 돌아올지..
엔조이방콕 2012.01.14 23:58  
3년동안 가족같이 지내온 친구드과 이별하게 되어서 참으로 안타깝네요

또다시 좋은 인연 만날수 있으리라 기도드릴게요 힘내세요 화팅!!
그래 2012.01.17 21:57  
원래 난자리는 안다고 3년이면 많이 허전하시겠네요..또 좋은 친구 많이 만들어서 '호호'하면서 지내시기 바래요^^
새벽아침 2012.01.18 16:43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시겠네요...
또 다른 인연으로 또 만나실 것 입니다. 너무 마음 아파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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