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마넨 카메라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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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마넨 카메라를 잡다.

SOMA 7 349

싸마 넨 은 동자승이다.

그냥 넨 이라고도 한다. 짜우파야 강변에 붙은 왓북칼로에서 얼쩡거리고 있을때

내 카메라를 본 작은 넨 이 스스럼없이 카메라를 보자고 했다.

사진을 찍어달라는 이야기냐 물어보자 작은 넨은 당돌하게 그게 아니고 내가 찍게 줘보라는 이야기라며 외국인인 나에게 요구했다.


조금 큰 넨은 조금 끄랭짜이가 있다.

그저 작은 넨에게 카메라가 쥐어지는것을 보고만 있었다. 나는 작은 넨이 행여 떨굴세라 목에 넥스트랩을 먼저 감아주었다.

작은 넨이 큰 넨을 찍자 핀이 이내 핀이 나간 사진이 되고 말았다.


내가 웃으며 찍어주겠다고 하자 큰 넨은 다소곳이 미소만 짓는다.

찍어보니 아직 계집애같이 애띠기만 한 열살배기다.


111D434A4FAD3324171CE6Canon | 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1/640sec | F/1.8 | -0.33 EV | 50.0mm | ISO-100 | 2012:05:11 18:24:34




작은 넨은 포즈도 당당하다.

큰넨이 얘는 카멘(캄보디아)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얼굴이 잔뜩 개구진것이 그다지 끄랭짜이도 없고 친해지기 참 편하다.

멀건 강앞에 세워놓고 순자연광으로 한장 찍어보았다. 촌부의 포스가 아름다울지경이다.

일그러진 얼굴이 너무 개구진 내 어릴때 친구같다. 구슬치기하고 팽이치던 코흘리개 시절말이다.


1525634A4FAD332A1067F4Canon | 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1/8000sec | F/2.0 | -0.33 EV | 50.0mm | ISO-100 | 2012:05:11 18:26:11



내 카메라를 자꾸 달라고 하여 나는 작은 카메라를 주었다.

한번찍어보더니 액정터치 초점까지 바로 잡을 줄을 안다.

여지껏 마눌도 마음에 들게 찍어준적이 없던 내 사진을 두어장 마음에 들게 찍어주었다.


작은 넨은 날 정신없이 찍었고 , 나는 간간히 그를 찍었다.


1110A44A4FAD332F24C3B5Canon | 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1/640sec | F/2.0 | -0.33 EV | 50.0mm | ISO-100 | 2012:05:11 18:28:40




자기가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여 디스플레이로 보여주자 묘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원래 표정이 묘한 녀석이다. 아니 이목구비도 좀 묘하다. 이마빼기 털 한올까지 묘한 개구짐이 있다.

스님보다는 예술쪽이 더 맞을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마 카메라의 희열을 잊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혹 해탈이 장애가 될 수도 있는 '끼렛' 일지도..


아니 오늘은 내가 그에게 마구니 일지도 모르겠다.


19056C4A4FAD33332FAD28Canon | 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1/640sec | F/2.0 | -0.33 EV | 50.0mm | ISO-100 | 2012:05:11 18:29:06



마침 찍어놓은 사진들이 있어 작은 카메라에 메모리가 다 차버리자 더 찍히지 않았다.

왜그러냐며 나에게 물어보던 작은 넨은 안타까움에 소리쳤다.

그래도 전의 사진을 지울 수 없어 이제 그만 가야겠다고 하니 , 내일 다시 올꺼냐고 나에게 묻는다.

어릴때 보던 마술 고무줄 뽑기 아저씨가 내일 올지 안올지 궁금한 그런 느낌일까?


한 오십원 잃고 사탕하나 받은 그런 아쉬운 기분.

110B724A4FAD33422A3747Canon | Canon EOS 5D | Aperture priority | 1/160sec | F/1.8 | -0.33 EV | 50.0mm | ISO-100 | 2012:05:11 18:43:13

돌아가다 작은 친구가 아쉬워 다시 다가갔다.

'넨은 펩시를 먹을 수 있니?' 하고 묻자 그는 다시 당돌하게 대답했다. 

'당연히 먹을 수 있지!'


넨에게 펩시를 사주는 모습을 사원 음료장사들이 다 보았다.

한 아줌마가 물었다

'넨~ 먹어도 되는거야??'

'먹어도 되지... 그냥 음료일 뿐이잖아.'


봉지콜라 둘을 들고 덜렁덜렁 그는 큰 넨이 있는곳으로 뛰어갔다.

날 찍어준 것이 대한 보답이다.


7 Comments
하늘빛나그네 2012.05.12 01:47  
그녀석들, 참 당당하네요. 즐거운 기억 한자락을 같이 나눈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가끔은, 한번도 사진을 찍어본적 없는 사람들의 시선에 깜짝 깜짝 놀랄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게을러지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지요. 좋은 글, 좋은 사진 고맙습니다.
케이토 2012.05.12 01:57  
아아..이 아이들! 눈이 너무 예뻐서 보고 또 보게 되네요. 이런 빠져들것 같은 표정이라니!
작은 넨이 담아낸 시선이 궁금해져요...궁금해하기만 할게요 //_// 저도, 좋은 사진과 글 고맙습니다! :)
SOMA 2012.05.12 02:03  
재밌게 보아주신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감사..
고구마 2012.05.12 07:48  
아~ 본문에 끄랭짜이 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이게 우리말로 설명하자면 뭐라고 이해해야 할까요?
태국분이랑 짧은 영어로 이야기 하다가 이 단어가 나왔는데, 그 분도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무척 고민하더라구요.
영어로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 라면서요.
혹자는 어려워하는 마음이라고도 하던데, 하여튼 쉽지 않은 개념인듯...

근데 사진 참 잘 찍으시네요. 특히 인물사진요.
핫산왕자 2012.05.12 09:32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어려워 하는)...

*남에게 미안할 짓을 안하려는 마음...

*어떤 행동을 하였을때 상대방이 싫어 하는 마음 가짐을  미리 내가 헤아리는(배려)...

 대략 이런 뜻인데 한국말로 콕 찝어 설명하기 애매하네요~ㅎ

 참! 푸껫에서 지금쯤 말레이시아로 넘어 가셨나요?
SOMA 2012.05.12 10:17  
모델이 좋은가보죠 ㅋ 감사합니다.
분홍구름 2012.05.18 17:15  
넨이 아니라...넝이 아닐지...어린아이, 동생을 가리켜 '넝'이라고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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