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그리스로 간 까닭은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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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그리스로 간 까닭은 ? .....(1)

난닝거와빤스 16 435
 다큐로  생각말고,그냥  재미로  읽으시기를....~~
 
...이상한 만남..,,
 
나는 술, 담배를 못한다 그래서인지 별로 사교적이지도 못하다...,
가끔은 자면서, 해변에 3~4 층 높이의 하얀건물이 있고,
그곳으로 산같이 거대한 파도가 성나게 몰려오는 꿈을..,또는
가파른 절벽길에 누군가 에 쫒기며 도망가다. 결국 좁은 구석에서 발각되어
놀라서 깨는 그런 꿈을 자주 꾸며,
만성적인 비염과 더불어 폐쇄 공포증에 수영을 못하는..,
그리고, 20대초 부터 가끔은 감정 기복이 심할때가 있는,
그리 특이하지 않은 남성이다....

그럼에도, 혼자서 이리저리 흩날리듯 여행을 즐겨하며, 세상구경을 하길 무지 좋아한다...,

몇년전쯤, 한번은 자주가던 태국의, 치앙마이에서 한 2개월 지내다 슬슬 싫증이나
도미트리룸으로 숙소를 옮기고,다른 곳으로의 거처를 알아보던중에,
우연히 20대의 한국인 여행처자 3명을 만났다,
물론 여행중 도미트리룸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지만,
주로 외국여행자를 경우였지, 한국인은 극히 드물었었다..,

그렇게,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중, 그중 몸이 좀 두꺼운(?) 한 처자가,
자기는 전에 신병을 앓고 무당이 될 팔자 였으나,
굿을해서 자기운명을 바꾸고, 가족중 다른사람이 대신 무당이 됐다고..,
전부터 자기고모가 무당 이었어서, 그런 삶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자긴 이제 겨우 10대인데 무당 되는게 싫었었다고..,라는 말을 했었다..,
그래도,술에 취하면 가끔 상대방의 전생이나 운명을 보게 된다는 말도 덧 붙이며....

그리곤 처자들이 이곳에서 묵는 마지막날 밤에 숙소에서 술자리가 벌어졌는데,
나는 술을 못하지만 같은 방이라 자연스레 그자리에 어울렸다..,
그러다 호기심반 농담반으로 나의 전생이나 운명을 볼수 있냐고 슬쩍 물어봤다,
그런데,그 처자는 지금은 안보이니까, 다음에..,
이러면서 계속 술자리만을 즐겼다 ..이런..!
그래서 속으로 혼자 " 모두, 뻥 이군.., 그럼 그렇지...ㅋ "라고 웃으며 먼저 잠을 청했다...

얼마쯤 지나 좀 소란 스러운 분위기에 잠이 깨어보니, 새벽 2시가 넘어가고 있었는데도,
아직 술판은 여전했다, 아니 더욱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약간 술이 취한, 그 두꺼운 처자(?)가 내게 오더니..,

" 아저씨, 아저씨는 전생에 "그리스" 여자 였어요..,그리스...! "
" 그것도 신전이나 유물관리 등을 도와주는 일을 하던 아주 앳된 어린 여자...! "

오~잉..! 아닌 밤중에 홍두깨..,아니,
이 무슨,타잔이 아~~아~ 하다가 사래들리는..., 황당한 말인가..!,
그러더니 이내. 또...,

" 아저씨, 아저씨는 지금 그리스로 가야되요..,꼭...!!!,
아저씨는 전생에 18살의 아주 아리따운 소녀 였는데..,"
"그만 자살 했어요, 18살에..,그리고는 죽은뒤, 한국에서 다시 태어난거예요.."
그러면서 눈물을 글썽이는게 아닌가..?

(물론, 자살 동기도 함께 말해 줬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밣힐수 없음을 이해하시기를....,)
그리곤, 다음날 떠나면서도 나보고 꼭 그리스에 가보라고,
몇번을 다그치며 그렇게 방콕으로 그들은 떠났다...


며칠후...,
방콕의 카오잔로드 바로 옆,좁은길 ( 예전 " 만남의 광장 "으로 가는길 )로 약 50여 미터 걸어가면,
터번 쓴 인도인 둘이서 운영하는 조그만 여행사가 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에겐 싼 항공권으로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었다,
특히 일본인들이 많고,유럽여행자들도 자주 이용 하는 듯 했다...
그곳에서 UAE 항공사 3개월 오픈 아테네-방콕 왕복 항공권을 구입했는데,
당시에 막 알려지기 시작한 e-티켓이었다...

얼마전, 치앙마이에서 한국처자들이 그렇게 떠나고 난후, 처음엔 무심히 넘겼는데..,
시간이 가면서, 자꾸 그리스가 머릿속에서 맴도는 거였다...
갑자기 싫증이나서 숙소를 옮긴거나, 그녀들을 만난거나..,
또 시기적으로 태국은 성수기 이지만, 그리스는 비수기라 여행하기 수월할꺼라고..,
이 모든 것에 나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가며 그리스로의 여행을 합리화 시키며,
자꾸 그리스에 대해 집착하기 시작했었고, 결국엔," 좋아, 한번 가보자.., 뭔가 있겠지..."
그리고는,이내 바로 짐 정리해서 방콕으로 왔다,

이때만 해도 그리스는 경제위기 전이라 물가도 점점 비싸지고,
유로존의 한 국가로서 활기가 넘치는 듯 보였다..,
나도 내 스스로를 부추키며, 괜히 들떠 있었다...
이렇게 번개에 콩 볶아 먹듯, 드디어 방콕을 떠나 두바이경유 아테네로 출발 하게 됐다...
그러면서 떠나기전,나는 다시한번 이렇게 다짐했다..,
"그래, 어차피 삶은 한번 뿐 이고, 나또한 혼자 몸이니..,강물에 흘러가듯 한번 가보자..."라며,
                                    ----계속------
 
 
16 Comments
cindy88 2012.08.20 01:55  
흥미진진해요~~~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0:11  
감사합니다,~
오늘  오후에 씨엠립에  왔습니다  ...  정신이 없네요 ~~
sarnia 2012.08.20 03:21  
어느 시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무당기있는 처자가 읽어 낸 걸로 봐선 별로 오래 전 일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최근 200 년 간 그리스 신전의 관리인으로 근무하다 자살한 여자를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지난 6 월 말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힐에서 떨어져 자살을 시도한 40 대 그리스 남자가 한 명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관계없는 사건일테고요.

한 번 희랍어를 공부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른 언어에 비해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면 그 처자 말이 헛소리는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0:19  
감사합니다  ,sarnia 님  고생하셨네요 ~
근데,뒤에 말씀드리겠지만  죽은장소는  아테네가 아닙니다  ^^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씨엠립에서....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0:31  
반갑습니다, 깜따이 님...~

그래서 많은 순간을 하염없이, 뭐가 된 것처럼 거리를 쏘 다녔답니다....^^

씨엠립에서....,
GunitE 2012.08.20 15:35  
그리스에서 갔던 곳 중 아테네가 꼴찌에요. 나쁘진 않지만.. 딴데가 느무 좋았다능~ ㅎㅎ
메테오라, 산토리니, 나프폴리온 다들 황홀한 풍경에 생활은 소박(?)하달까?
소박하다는 표현이 적합하진 않은것 같지만... 뭔가 느긋하고 유난스럽지 않고.. 그런 느낌이 좋았어요.
제가 갔다온 후 그리스 뉴스를 보면 제 머리속의 신타그마 광장이 지워지는 것같아 자제하고 있답니다.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0:41  
안녕하세요, GunitE 님

아테네 거리모습이 좋았습니다,.
작은 화랑의 그림...,  아침거리의  연주자들...,신타그마 광장에서 멍때리기...,
그리고 아무 버스나 타고, 종점에서  만난 이름모를 자갈밭해변.....

씨엠립에서.....
와타나베 2012.08.20 21:14  
그리스라니 갑자기 10여년전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2001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시절에 못했던 배낭여행을 2달 떠났습니다...
그전까지의 해외여행이라곤 여동생이 있던 중국 10여번 정도와 업무차 출장갔던 일본이 전부였기에 준비하는 1달여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나이가 좀 들어서 유레일패스가 비싼 점이 옥의 티였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런던에 친구가 있던 관계로 물가 비싼 파운드의 섬나라에서의 경비가 빠졌고 여행루트는 대다수의 배낭족들이 선호하는 영국in-프랑스out의 일정으로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위스,폴란드,체코를 경유하는 아주 일반적인 여정이었습니다...
문제는 런던 친구집에서 같이 공부하던 다국적 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발생했습니다...
다음날 떠나는 저와의 송별회를 겸한 즐거운 술자리 도중 마침 사진을 전공하던 인도학생이 슬라이드로 그리스의 섬들을 보여주는데 갑자기 뭐랄까...
영혼의 끌림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결국 준비한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그 다음날 저가항공인 이지젯을 타고 아테네로 넘어가버렸습니다...
아테네 공항에 도착한 그 다음부터는 고생의 연속이었지만 지금까지도 그결정이 후회되지 않는건 그때서야 진정한 여행의 자유를 느꼈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여행 떠나기 전에는 줄리 델피를 닮은 운명적 여인을 만날거라는 "비포선라이즈"를 꿈꿨다면 아테네에 도착한 순간 체 게바라의 일기를 토대로 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처럼 치열함과 자유를 제게 느끼게 해줬다면 과장일런지요...
이 일을 계기로 한인 민박집이 아닌 도미트리로 숙박이 정해졌고 와인을 알게 되었고 돌발적인 여러 사건 사고들로 방종과 자유의 차이를 알게되었으니까 말입니다...
눈팅만 하다 문득 그리스에 관한 글을 읽고 태사랑에서 두번째 댓글을 쓰게되었네요...
오늘 밤부터 다시 많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
빗길 조심하세요...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0:49  
두번째 뵙네요,와타나베 님.., 잘지내시죠...~

계속 얘기가, 이어지겠지만..,아테네에서 느낀  알수 없는 기는,  지금도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와인같으면서도 강렬한 첫맛의  칵테일 맨하탄같기도 한듯한...

씨엠립에서...,
아프로벨 2012.08.20 21:35  
저도 그리스를 꼭 가야할 까닭(이유)가 있읍니다.
크레타섬을 꼭 가야 합니다.

마음 맞는 길동무와 함께 하고 싶은데,,,,어쩐지 잘 안 될것 같아서 ,,,,,
같이 할 여행동무가 없다면 혼자라도 꼭 갈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읍니다.

가족은 긴 여행을 할 수 없는 일을 하는지라,
조카들 살살 구슬러서 같이 갈까,,,,,,,기회를 엿보고 있읍니다.


꼭,  카잔차키스 때문은 아닙니다.

터키의 반복된 침략과 오랜 지배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그리스의 정서를 지켜온 희랍인들의 후예들을 만나,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불의 기질을 엿보고 싶어서입니다.

또.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들으며
멜리나 메루꾸리에 대한 그리움에 목놓아  페드라를 부르며 생을 접었던 안소니 파킨스 처럼,,,,,
 저도 토카타와 푸가 cd를 올려놓고 직접 무개차를 운전하며 수니온 해안도로를 달려보고 싶어서 이기도 합니다.

크레타는  페드라의 고향이기도 하구요(그리스 신화속에서,,,,)
페드라는 크레타섬의 왕 미노스의 딸이었다는군요.

카잔차키스의 고향이자, 페드라의 고향 그리스 크레타.

영화나 음악,,,,소설의 배경이었던 곳을 찾아보는 재미.
너무 좋습니다.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0:57  
안녕하세요, 아프로벨 님...~

니코스 카찬차키스는  회의적인 20대의  한 청년에게.. ,
정서의 한 부분을  채워준 잊지못할  작가중 한명 입니다  ...
그리스 여행...,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씨엠립에서....
와타나베 2012.08.20 22:19  
먼저 위에 계신 아프로벨님 한테 사과 먼저 하고^^
그리스인 조르바를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남자 주인공 중 한명인 "조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카잔차키스에 대한 예의에 어긋날까요...???
현대사회에서는 조르바가 우리에게 조이처럼 보여지지나 않을까 하는 문득 든 우습고도 무서운 생각입니다...
전 배낭여행을 다녀와서야 앤서니 퀸 주연의 영화로만 기억되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습니다...
여행갔던 곳이라 그런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해서 지루할거란 예상을 깨고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설을 두 단어로만 정의해보면 지금은 이렇게 말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투쟁"과 "자유"
조르바의 삶은 오랜 삶의 "투쟁"속에서 자기만의 스스로 터득한 삶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면서 사는데 그것이 바로 "자유"를 초월한 삶이었다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인 카잔차키스의 묘는 크레타섬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카잔차키스는 진실로 조르바가 되고 싶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 속의 조르바의 말이 떠오릅니다...
"매사를 저울로 정밀하게 달아보고 판단하는 버릇을 버리시오 자,,,결정해 버리시오,,,눈 꽉감고 해버리는 거요"

이처럼...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로 결정되는거 같습니다...

태어남(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
인생은 선택의 끊없는 연속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선택을 하는순간 그것은 기회(Chance)가 될겁니다...

2012년 말에는 국민의 선택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길 정말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프로벨 2012.08.20 23:32  
속에 꿀이 가득한 풍기 사과가 먹고 싶네요~~ㅎ

3년 전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읽은 후 크레타섬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읍니다.
페드라의 고향이라는것과, 무라카미 하루끼의 산문집 '먼 북소리'도 알게 되었구요.

와타나베님의 크레타섬에 대한 섬세한 이야기,,,,고맙습니다.

2012년 12월,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선물받는, 그런 12월이 되길 기대 해 봅니다.
와타나베 2012.08.21 06:31  
아프로벨님이 무라카미 하루끼를 언급하니 새벽부터 기분이 좋아지네요...^^
제 닉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하루끼의 글을 좋아하거든요...
하루끼의 소설 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산문집에 더 공감이 가는 편이라 아프로벨님이 언급하신 "먼 북소리"는 저도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로마와 그리스를 여행 하며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적인 느낌을 준다고 할까...
그럼 이제 슬슬 폭우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겠습니다...
휴,,,간만에 온천여행을 계획 했는데 어째 하늘이 안도와주네요...
빗길 안전 운전을 기도해봅니다...
난닝거와빤스 2012.08.21 21:02  
두분의 문학적 필력은 정말 대단 하십니다...~
작품성이 있는  두분의  글을  읽을날이  오겠지요...~

씨엠립에서....
와타나베 2012.08.21 23:19  
안녕하세요...
난닝거와빤스님...
저도 님글에 두번째로 댓글 답니다...^^
그리고 아프로벨님이야 지금까지 올리신 글에 나타난 식견으로 존경하지만 저는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1년만 지나면 불혹에 이르건만 여전히 세상것에 휘둘리는 철부지일 때가 많아서요...
지금도 비를 맞으며(진심으로 주먹으로 맞는 느낌입니다;;;) 온천을 즐긴 후 호텔에 앉아 다음주에 떠날 제주 여행을 계획 중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여행 계획이라기 보다는 항공권과 호텔 그리고 렌트카를 무상으로 이용하기 위한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최적의 마일리지 조합을 찾느라 숫자 놀음중입니다...
그럼 난닝거와빤스님 조만간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