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진 명소
이런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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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17:10
엔텔롭 캐년(antelope canyon)에 다녀 왔습니다. 라스베가스에 간 김에 관광 버스를 이용해 봤어요.
버스는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해서 당일에 돌아 오는 15시간 일정으로 비용은 1인당 $200 정도였고 서비스는 평이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있는 시간만 10시간이 넘어 지루할 걸 각오했었는데 (제가 황무지나 사막을 좋아해서 그런지) 창밖으로 보이는 사막 경치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 많이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엔텔롭 캐년에 관한 제 생각은 '이곳은 사진 명소이다.' 입니다.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찍어도 한 폭의 추상화 혹은 현대 미술 작품과 같은 사진이 나오는 곳인 듯 해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엔텔롭 캐년 사진을 보면서 필시 포토샵 등을 이용하여 보정을 한 사진들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보정한 게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나오더군요.
사진 보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화장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너무 과한 화장은 일종의 속임수라는 생각도 갖고 있어서 그런지 보정을 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사진이 나오는 이런 곳이 진정한 '쌩얼 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마도 이곳은 아무렇게나 대충 찍어도 홍보용 사진과 비슷한 사진이 나오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이곳은 가서 직접 보는 것보다는 사진으로 보는 게 훨씬 더 아름답고 몽환적인 곳인 거 같습니다.
안가보면 궁금하고 가보면 별 거 없는 관광지들이 꽤 많은데 이곳은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실망스러운 곳도 아니였습니다.
막상 눈으로 보면 별다른 감흥도 안생기고 그저 매우 비좁은 협곡일 뿐이지만 하늘에서 내려 오는 햇볕의 조화로 인해 사진으로 남는 모습은 무척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