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nia 는 다음 달 초에 밴쿠버로 여행을 떠난다. 이번엔 비행기가 아닌 자동차로 간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록키와 코스트마운틴 등 산맥 두 개를 넘어가야 하는 13 시간에 걸친 기나 긴 드라이빙 코스다. 캐나다의 4 월은 아직 겨울이니 험난한 여정이 될지도 모르겠다.

 

보통 겨울이나 봄에 밴쿠버를 가면 내친 김에 시애틀에 다녀오곤 했었다. 비 내리는 도시 시애틀의 모습은 Samara의 우울한 표정을 그대로 닮은 것 같다. 녹색 숲과 회색 물 안개에 둘러싸인 채 쥐 죽은 듯 고요한 동네湧?참 괴기스럽고도 매력적인 인상으로 다가오는 도시다.

 

근데 Samara가 누구냐고? 아래 사진에 나오는 소녀 이름이다. 이 소녀 이야기 해설은 맨 마지막에 하겠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의 Samara Morgan 

그런데 이번에는 시애틀이고 뭐고 미국은 여행일정에서 빼기로 했다.

 

왜? 첫째, 재수없어서. 둘째, 가기 싫으니까. 아마 당분간은 안 갈 것 같다. (젠장 그럼 어디 가지? 맥시코 가나?)

 

도대체 미국은 손님을 맞이 하는 기본 자세가 글러먹은 나라다. 비행기 타고 올 땐 뭐가 어째? 착륙하기 한 시간 전부턴 기내에서 싸 돌아다니지 말고 두 손 무릎 위에 다소곳이 올려놓고 앉아 있으라고? 아예 두 손 깍지 낀 채 뒤통수 위에다 올려 놓고 있으라고 그러지. 싸가지 없는 것들 같으니……  지금 그런 요구를 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열라 싸가지가 없는 것이다.   

 

암튼 이번 밴쿠버 여행의 테마는…… 올 가을 태국 여행에 대한 구상여행이라고 해 두자.

 

한국에서 태국은 1 년에 열 차례쯤 이웃집 드나들 듯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지만, 캐나다에서 태국을 간다는 건 엄청 큰 맘먹어야 하는 여행이다. 그래서 1 년에 한 번 씩 간다고 하면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반성한다면서 서론이 길었다^^ 지금부터가 반성문의 본론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쌍클라부리 여행을 이야기한 내가 너무 건방졌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sarnia 는 태국에 두 번 밖에 가 보지 않았다. 다시 말해 왕초보다. 왕초보면 왕초보답게 겸손하게 질문도 작은 소리로 하는 게 예의다.

 

방콕도 제대로 안 돌아본 주제에 쌍클라부리라니……

 

꼭 인수분해도 못하는 주제에 미적분을 풀겠다고 나선 꼴통학생이 된 기분이 들었다.

 

예를 들어 캐나다를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왕초보가 나에게 어디를 먼저 가면 좋겠느냐고 질문을 했을 때 나는 아마 이런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글쎄요. 아무래도 첫 여행이니까 캐나다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하면 좋겠죠? 밴프국립공원에서 시작해서 레이크루이즈를 거쳐 아사바스카 빙하에 설상차를 타고 올라가서 태고의 자연을 감상한 후 토론토나 밴쿠버, 그 인종전시장 같은 대도시에서 200 여 개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각자의 문화를 유지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mosaic society의 진수를 보고 가시면 보람이 있겠죠. 그런 다음에는……” 등등의 강의가 이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 왕초보가 내 강의를 싹 무시한 채

 

“저는 그런 건 관심없구요. 저 사스카체완 주에 있는 에스티반이라는 시골마을 연못에서 오리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어느 캐나다 전문 여행작가 홈피에서 봤는데 참 이국적이구 낭만적이더라구요. 그곳에만 가 봤으면 좋겠는데요……”

 

했다면 내 기분이 어땠을까?

 

글쎄 그것도 하나의 선택이고 개성이려니 생각해서 그럼 그렇게 하시죠 했겠지만 속으로는 좀 황당한 기분도 들고 그랬을 것 같은데.

 

꼭 내가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한 왕초보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결론은 태국여행 일정 자체를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칸차나부리는 행진곡까지 연주해가며 가족과 친구들을 포함해 줄잡아 천 몇 백 명에게 사방팔방 장광설을 풀어놓았으니 취소할래야 취소할 수가 없다.

 

거기는 간다. 남부터미널에서 뻐능인지 하는 에어컨 1 등 버스 타고.

 

점검해 보니 쌍클라부리 이야기는 태사랑 외에는 아직 올린 곳이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슬쩍 취소해두 약간 덜 미안할 것 같은데^^

 

그럼 sarnia 씨는 쌍클라부리대신 어딜 갈 계획이냐고?

 

가족들한텐 아직 비밀인데…… 겸손한 왕초보답게 파타야에 간다.

 

방콕에서 칸차나부리에 다녀오는 대로 그 다음 날 체크아웃해서 버스 타고 파타야로 갈 것 같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여행보다는 그냥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편안한 호텔에서 좀 쉬는, 그런 시간을 보낼 것 같다.

 

sarnia는 왠지 콘도나 빌라 같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북미에서 여행 다닐 때도 그런 곳에서 묵으면 집과 차별성이 별로 없어서인지 여행 온 기분이 나지 않았다. 더구나 혼자서 풀빌라의 드넓은 객실에 우두커니 앉아있을 생각을 하면 좀 쓸쓸하고 청승맞아 보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sarnia는 콘도나 빌라보다 호텔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파타야 메인비치에 새로 생긴 호텔을 생각 중이다. 아마리와 두짓 등 쟁쟁한 특급호텔들을 아래로 굽어보며 지낼 수 있는 새 호텔인데 이름이 Holiday Inn Pattaya. 아마 태사랑에도 리뷰가 몇 개 올라왔을 것이다.

 

이 정도 호텔을 3000 밧 (90 불) 정도에 잡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그 동안 왕초보 주제에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Pattaya에 대한 인상이 싹 달라졌다.

 

가격은 북미의 삼류모텔 수준인데 창에서 검색한 시설이나 뷰는…… 벨라지오만큼은 아니라도 MGM 보다는 훌륭하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사진빨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풀장이 압권이다.

 

그 동안 이용했던 Hotels2thailand.com에는 아직 이 호텔이 list에 올라 있지 않다. Agoda에 알아보니 박당 캐나다화 160 불이란다. Expedia.ca는 아직 알아보지 않았는데 대체로 Agoda보다는 비싼 편이라는 생각에 아직 검색해 보지도 않았다.

 

박당 3000 밧은 낫티 님의 리뷰에 나온 가격인데, 원래 예상했던 2000 밧 대 중반은 아니더라도 현재 스코어 단연 최고의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한가지 불만은…… visa 결재를 해 주시면 참 편리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 그리고 Hotels2thailand.com에서는 파타야에서 출발하는 koh Semet 일일투어가 799 밧이다.

 

    http://www.hotels2thailand.com/pattaya-day-trips.asp

 

아침에 Ban Phe로 가서 뽀뜨타고 섬으로 들어가 말리부 가든인가에서 밥 주고 자유시간주고 저녁때 다시 호텔로 데려다 주는 투어인데 국립공원 입장료가 포함된 건지 안 된 건지는 설명이 없어 모르겠다.  

 

호텔이 마음에 들어 여행지를 바꿨다는 말은 솔직이 농담이고, 산골 작은 도시에 살다 보니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다른 곳을 가기 전에 남들 다 가 본 데를 먼저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이왕에 바다다운 바다를 보려면 파타야를 가지말고 피피섬을 가시라는 둥 끄라비를 가시라는 둥 하다못해 koh Chang에 가시라는 둥 하는 고마운 조언은 정말 사양한다. 그런 곳까지 가기에는 여행기간이 너무 짧고 내 여행 기호상 그런 곳에만 있기에는 여행기간이 너무 길다.

 

그리고 아까 뭐 들으셨는가. 칸차나부리는 공약사항이라 반드시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짧은 일정에 칸차나부리도 가고 바다도 보려면 파타야를 갈 수 밖에……   

 

할 야그 다 했는데…… 근데, 뭐 한가지가 빠진 것 같은데……

 

아 참 위 사진에 나오는 소녀 살인사건 설명하겠다고 했지.

 

대충 이런 이야기다.

 

……몇 년 전 그 날 시애틀에는 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밴쿠버를 출발할 땐 우중충하게 흐리기만 하던 날씨가 국경 세관을 통과할 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5 번 주간고속도로(Interstate Freeway)에 들어서자마자 굵은 장대비가 되어 쏟아졌다.

몇 년 전 1 월 어느 날 내가 시애틀에 간 이유는 좀 특이하다.

 

긴 머리 소녀 Samara Morgan의 흔적을 만나보기 위해서다. Samara 는 워싱턴 주 모에스코 섬 (Moesko Island) 에서 말 목장을 운영하는 중년 부부에게 입양된 뒤 양부모로부터 갖은 학대를 당하다가 결국 어린 나이에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소녀 이름이다.

그 소녀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어느 날 이른 아침 시애틀 근교에 있는 한 휴양지 마을에서 양모 Anna Morgan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검은색 쓰레기 봉투에 얼굴을 가리운 채 20 여 미터 깊이의 우물 안으로 던져졌다. 양모는 돌 뚜껑으로 우물을 덮어버렸다. 칠흑같이 깜깜한 우물 안에서 소녀는 7 일 동안이나 공포와 기아에 허덕이다가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어느 여기자에 의해 유해가 뒤늦게 발견돼 이 도시 근교에 있는 공동묘지에 묻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sarnia 의 어느 영화 이야기 중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