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가시면 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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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가시면 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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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며칠 전에 '대한민국' 방에 올렸던 소말리아 해적 스토리의 연장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여자 배우 이야기 입니다
. 그는 대공황의 먹구름이 세계를 뒤덮기 시작하던 그 해 (1929 )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영국인 은행가였습니다
. 부모 모두 British Union of Fascists 조직원이자 열렬한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의 지지자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거의 미치광이에 가까운 나치 조직원이었는데 여섯 살에 불과한 딸과 부인을 팽개치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부모는 이혼했고 가세는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은 몇 번이나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할 만큼 처절한 가난과 갈수록 심해지는 빈혈 기관지염, 부종 등의 질병, 그리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 도시의 者?하늘뿐입니다.    


그의 회고담 입니다
.  

 

 "I have memories. More than once I was at the station seeing trainloads of Jews being transported, seeing all these faces over the top of the wagon. I remember, very sharply, one little boy standing with his parents on the platform, very pale, very blond, wearing a coat that was much too big for him, and he stepped on to the train. I was a child observing a child."

 

"유대인들을 가득 실은 호송열차를 몇 번 봤어요. 뚜껑이 없는 무개열차였죠. 잊을 수 없는 것은…… 아주 어린 꼬마 남자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플랫폼에 서 있었는데, 창백한 흰 얼굴과 금발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아이는 몸에 맞지도 않는 커다란 외투를 입고…… 기차에 오르더군요. 그게 저나 그 꼬마나 그 시대 아이들 모습이었어요……

 

(제가 전문 번역가가 아니므로, 영어를 인용할 때, 번역을 삼가 해 왔는데 짧은 것이라 그냥 해서 올립니다)  

 

눈발이 휘날리는 기차역 플랫폼에 서서 커다란 외투를 걸친 채 짐짝처럼 끌려가는, 자기 보다도 훨씬 어린 유대인 소년을 바라보며 소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연합군이 들어오고 나서 첫 UN 구호물자를 받아먹었던 기억에 대한 회고 입니다.  

   

“I ate an entire can of condenced milk and then got sick from one of my first relief meals because I put too much sugar in my oatmeal.”

 

Condenced milk란 우유에서 수분을 제거하고 설탕을 가미한 진액을 말 합니다. 허기진 속에 우유 진액 한 통을 다 마셨다면 보나마나 즉시 다 토해버리고 말았을 것 입니다. (오트밀에 설탕을 많이 넣었기 때문이 아니고 그 단 우유 진액 때문에-내가 약간 스토리를 고치면) 

 

그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는 고난과 비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쥴리 앤드류스 주연의 영화 The Sound of Music에 나오는 ‘Something Good’ 의 한 대목, 마리아의 ‘wicky childhood and miserable youth’ 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에 찬 세월을 보낸 셈 입니다.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누구나 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지는 않습니다. 자수성가 스토리를 만든 사람들 상당수가 그렇듯이 오히려 몰인정한 이기주의자가 되기가 더 쉽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가혹한 고통으로 인해 삐뚤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억을 평생 가슴 안에 묻어둔 채 자기를 지켜준 모든 인연과 환경에 감사하고,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바탕으로 그 감사함에 보답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그 보답하는 삶에 자신의 명성과 돈과 시간과 건강 모두를 헌납했습니다. 명성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이용하는 일부 인사들과는 전혀 다른 것 이었습니다.   

 

전쟁과 기아 속에 팽개쳐진 아동들을 바라보면서 그는 유럽의 어느 잿빛 도시, 을씨년한 플랫폼에서 화물차에 오르던 유대인 소년의 창백한 얼굴을 떠올렸을 것이고, 말 그대로 굶어죽기 직전에 자기를 살려 준 그 구호품 오트밀 한 봉지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1992 , 그녀는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때때로 엄습하는 직장암 말기의 무서운 고통을 내색하지 않고, 그녀는 소말리아에서 굶어 죽어가는 아동들과 함께 그 생애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눈물과 미소가 범벅이 된 얼굴로……  

 

이 때는 Barre 정권이 실각한 후 무정부 상태에서 양대 민병대 세력이 이 나라를 장악하고 있을 때였고 수도 모가디슈에 진주한 다국적군과 소말리아 민병대간의 대규모 격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게다가 공권력이 사라진 틈을 이용해 유럽과 아시아의 부국들이 온갖 종류의 위험한 폐기물을 이 나라 앞바다에 열심히 퍼다 버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최첨단 어획장비를 장착한 그 부자나라들의 원양어선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이 나라 수산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을 때 였습니다.   

 

도대체 누가 먼저 해적질을 시작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소말리아 사태를 나름대로 둘러보면서 깜깜한 어둠 한 편에서 샛별처럼 빛나고 있는 한 사람의 헌신적인 봉사기록을 살펴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는 지난 세기에 영화배우로 환생한 적이 있다

 

(우연히 故 오드리 헵번 여사의 기록을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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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인들 중에는 예수가 백인이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된 것이죠. 백인 예수가 있었다면 아마 남자가 아니고 여자였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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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kinned pictures of Jesus have been known from the earliest times. The first picture on this page is a painting from the 1960s, artist and source unknown (출처가 알려지지 않은 1960 년대 어느 작가가 상상한 실제 예수의 모습. 역삼각형의 갸름한 얼굴이 전형적인 소말리아인들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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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mage, from a church in <?xml:namespace prefix = st1 />Rome, dates from AD530 (로마의 어느 교회에 걸려있는 예수 초상, 서기 530 년 작품. 역시 유대인 피가 약간 섞인듯한 흑인 모습이다.)

 

 

 

Moon River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제가 입니다. 2005 10 월 28 일, 나는 맨하튼 5 번가에 있는 보석상 티파니를 가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 영화에서 이 보석상 앞을 활보하던 그 촌스러운 여자를 그저 천사 같은 삶을 살다간 할머니정도로 알았지…… 그 의상의 의미를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헵번 여사가 직접 부른 노래를 가져 왔는데, 가수 소질은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어떤 훌륭한 가수가 부른 같은 노래보다 더 아름답게 들립니다.

6 Comments
필리핀 2010.01.08 16:14  
문 리버...
15년 전의 제 18번이었지요...
올만에 들으니 역쉬 좋네요...^^
동쪽마녀 2010.01.08 17:29  
읽어내려가면서 알았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오드리 햅번이라는 것을요.
동서고금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입니다.
sarnia님 말씀이 맞습니다.
단순히 어렵고 혹독한 환경이 
타인을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그 사람을 성장케 할 수는 없지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면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착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sarnia님.^^
곰돌이 2010.01.08 18:18  
기독교인들 중에는 예수가 백인이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된 것이죠. 백인 예수가 있었다면 아마 남자가 아니고 여자였을 것 입니다.


->  가슴에 팍 와 닿습니다..^^*
pattaya 2010.01.08 19:26  

잘 보았습니다.

misosoup 2010.01.08 21:30  

이스라엘 사람들..
보기엔 그냥 백인종으로 보일지 모르나,
엄밀히 인종을 구분하자면 아시아계입니다
그리고 예전과, 지금 그들 이스라엘 땅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딱 답이 나오죠

게다가 역사를 거슬러 거의 초반으로 올라가면 팔레스타인계 등등과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지간 이기도 했다가 후에 헤어져, 비록 다른나라를 건국해서 서로 다른길을 걸어가기는 했지만, 이스라엘과 그 주변국이 분명 같은 핏줄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코란경전 등등과 성경이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기도 하고
또 그들(중동)이 말하는 알라신이 이스라엘에서 얘기하는 하나님은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유대인들, 워낙 예전부터 뿔뿔이 흩어져..
특히 유럽쪽에 많이 거주하며 인종이 섞이다보니 그리(백인처럼) 보이는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어머니가 이스라엘 핏줄이 아니면 유대인으로 인정하지 않더군요
그만큼 모계를 중요시 하는게 이스라엘 사람들 입니다
그들 본래의 모습은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란 등등의 국가 사람들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시한번 더 말씀드리면 이스라엘은 아시아계 입니다

종교냄새 풍기는건 싫었는데.. 아무튼 제가 알고 있는건 그렇습니다

김난주 2010.01.21 11:50  

가슴이 뭉클한 것이, 그녀의 삶을 잣대로 나를 돌이켜보니
내 삶이 조금은, 사실 많이 부족한 것을 다시 인지합니다.
나야 그저 평평한 한 인간에 불과하니
그저 지금의 내 모습에서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고자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노래 또한 왜 이리 구수한지... 오드리 헵번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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