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하 57 도 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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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하 57 도 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sarnia 5 1047
12 월 11 일 밴쿠버 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가는 날 에드먼튼 아침 기온이 영하 26 , 밴쿠버는 영하 1 . 올해 들어 처음 맞는 캐나다다운 겨울 날씨입니다.


이틀 후 에드먼턴과 캘거리를 비롯한 서부 내륙지방에는 무서운 한파가 통과했답니다. 이날 밤 에드먼턴 국제공항의 수은주는 영하 41 도, 체감온도 영하 57 도였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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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은 온통 잿빛이다. 온 세상이 우울하고 쓸쓸해 보인다. 내가 타고 갈 비행기. 에드먼턴에서 밴쿠버는 약 1000 km 비행시간은 이륙 후 1 시간 20 분 이다.


나도 이제 부터 시를 좀 써 볼까?


여기는 겨울이 길어요.


그래도 봄이 오긴 오죠


잠깐 다녀 가는 거죠.


sarnia 
님 처럼...... 


시를 쓰려면 감성도 상상력도 풍부해야 하지만 모방도 멋들어지게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모방을 멋들어지게 하려면 우선 표절부터 기술적으로 해 보자, 이 시는 내가 어디선가 표절한 거다. 


어디에서 표절했을까? 알아 맞추는 사람 선착순 세 명에게 언젠가 만나면 점심 쏜다. 단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답은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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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실패했다. 동그란 무지개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비행기에서는 무지개가 동그랗게 보인다. 사진에 안 잡힌 이유가 뭐지? 물론 내 잘못은 아니다. 첫째는 날씨가 안 좋아서 일테고, 둘째는 카메라가 후져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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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캐나다는 한국말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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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다운타운까지 연결되는 공항전철이다. Canada Line 이라고 하는 이 공항전철을 타고 일단 다운타운 까지 가서 Sky Train이나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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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차는 귀엽고 깔끔하고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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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시내를 운행하는 전철에는 운전사가 없다. 모두 무인 전동차다. 오늘은 내가 맨 앞자리에 앉아 기사 역할을 하고 갔다. 운전사가 없는 전동차가 고장으로 선로 위에 서는 경우가 이따금 있는데 그럴 땐 좀 황당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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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엘리뇨 해인데 춥다. 이 날 밴쿠버 낮 기온은 0 도. 제주도 보다 겨울이 따뜻한 밴쿠버 사람들은 추위에 약하다. 금요일 오후인데도 롭슨 스트릿이 텅 비어있다.


평소에 이 롭슨 거리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낱말은? 힌트, 한국말이다. 정답은......... "씨발"


과장이 아니고 평소 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20 대 청춘들 10 명 중 서넛은 한국 청춘들이다.  


참, 외로운 기러기 엄마 영숙님, 별거 중인 교포 사내 철수님의 슬프고도 긴장감 넘치는 로멘스를 주제로 한 영화가 만들어 진다면 그 배경도 롭슨 거리가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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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는...... 겨울이 우중충하다. 11 월 부터 3 월 까지 거의 매일 비가 내린다. 밴쿠버는...... 산이 많다. 도시 전체가 산과 바다 그리고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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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밴쿠버는......중국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 인구의 3 분의 1 이다. 밴쿠버의 유명한 할렘가 헤이스팅스와 메인 거리가 근처에는 북미에서 두 번 째로 큰 차이나타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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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헤이스팅스 가 와 펜더 가의 뒷골목. 후커들과 손님들, 마약쟁이들, 홈리스들의 고향같은 곳이다. 오늘은 길거리가 조용한 게 추워서 모두 근처에 있는 시립도서관에 들어가 죽치고 있는 모양이다. 밴쿠버에서 낮 기온 섭씨 0 도란 드문 한파다. 밴쿠버의 노숙자들은 유식하고 매너도 좋다. 아마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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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와 에드먼턴 사이에는 두 개의 커다란 산맥이 있다. 코스트 산맥과 록키 산맥이다. 회색은 구름이고 그 위에 솟아 오른 하얀 봉우리들이 코스트 산맥의 봉우리들이다.  


에드먼턴 공항에 도착하니 날씨가 쌈빡하게 변해 있군요
. 영하 38 . 아까 말한대로 어젯밤 수은주는 영하 41 도에 바람체감온도 영하 57 . 끝내주게 쿨한 날씨입니다. 수요일부터나 풀린답니다      

 

 

 

5 Comments
빅토스 2010.01.06 12:44  
벤프 10월 초에만 해도 다들 반팔입고 다니고 그랬는데.. 캐나다 겨울날씨 장난아니군요.
록키에서 찬바람이 내려오나봐요.
동쪽마녀 2010.01.06 17:21  

오타와 사는 친구 말이 과장이 아니었군요.
캐나다는 겨울이 춥고 길다고.
미국 중서부 추위도 장난 아닌데,
영하 41도면,
어우 . . .
우리나라 추위가 고맙기만 하구먼요.
멋진 밴쿠버 사진들,  
고맙습니다,  sarnia님.

maui 2010.01.06 18:34  
밴쿠버 나름 이쁘고 자연 경관은 죽이고 공기 좋고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거리에 많아 별로 낯설지도 않고 장점이 많아 보이던데 저한테는 결정적으로 별루 먹구 살게 없어 보이더군요. ㅎㅎ

심심해질것 같은 그런 분위기랄까... 근데 Whistler가는 길 강변에 있는 Furry Creek Golf Club은 꼭 다시 한 번 가고 싶네요.   너무 좋아서 비 맞으면서두 라운딩을 이틀 연속 한 기억이...
남나라 2010.01.06 22:46  

사진과 설명이 잘 되어있어
마치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챨쓰왕자 2010.01.06 23:41  

여자친구 데려다 주고 밤 12시에 헤이스팅스트릿에서 버스 갈아타면서 공포에 떨었던 시간을 잊을수가 없네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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