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의 집을 찾아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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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의 집을 찾아서...1

필리핀 0 665
안녕하세요...
 
2012년 6월 24일~26일에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베델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인구 15,000여 명의 작은 시골 마을인 우라카와에 자리잡고 있는 베델의 집은
30여 년 전, 우라카와 적십자 종합병원을 거쳐간 정신과 환자들 중에서
통합실조증(정신분열증), 피해망상증,
환각, 환청 등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만든 공동체입니다...
 
이 사회에 신세만 지지 말고, 스스로 창업해서 돈도 벌고,
사회와 이웃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자...
이러한 신념을 기반으로 하는 베델의 집은...
'올라가는 삶을 버리고 아래로 내려가는 삶을 지향하자'
'이익이 없는 상황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되도록 자신의 병을 자랑하자'
'안심하고 땡땡이 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 등
언뜻 보기에는 다소 독특한,
하지만 차분하게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캐치프레이드를 내세우는 곳입니다...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예일대학 등
해외 대학연구기관의 연구 대상이 되었으며,
2003년에는 제네바 UN본부에서 연구발표를 했고
2007년 서울 장애인 인터내셔널 세계회의에서 활동보고를 했습니다...
1999년 일본 정신신경학회 제1회 정신의료장려상과
2003년 마이니치복지상도 수상했습니다...
 
자, 그럼 베델의 집 투어를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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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의 집을 방문하기 전에,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부라부라 카페에서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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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의 집을 처음 구상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분은 우라카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적십자병원 정신과 병동의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불안하다' '초초하다'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중
그들 또한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주기 위해 베델의 집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1978년 어느날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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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를 마치고 베델의 집 본부(?)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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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일주일에 한번 있는 전체 회의를 하는 시간이어서
공동체 식구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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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과 병명, 공동체에서의 역할,
몸 상태와 기분 상태, 그리고 오늘 해야할 일... 등을
1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병명과 기분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분은 사뭇 자랑스럽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정 이분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인가...
수줍고 애교스럽고 무뚝뚝하게 자기 소개를 하는 이분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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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청년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네요...
이 청년은 나중에 놀라운 활약을 해서
한국에서 온 방문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무슨 활약을 했는지 궁금하시죠?
이 글의 말미에 밝혀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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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도중에 한국에서 온 저희를 위해 깜짝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네 명의 걸 그룹(?)께서 며칠 동안이나 연습했다는 이야기에 감동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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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시간이 끝나면 '당사자 연구' 시간을 갖습니다...
희망자가 앞으로 나와서 자신의 고민이나 불만을 이야기하면
다른 이들이 그것을 분석하고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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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사회자이고 오른쪽이 '당사자 연구' 희망자이며
왼쪽에 계신 분은 홋카이도대학 교수이신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씨입니다...
이분이 우라카와 적십자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사회복지사와 함께 베델의 집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삿포로에 살고 계시는데
매주 열리는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먼길을 달려오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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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칠판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여럿이 둘러앉아 서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고
그렇게 '당사자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당사자 연구'를 지켜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분들은 제시된 문제들을 너무나 적확하게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분들은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준 죄로 신이 내린 형별을 대신 받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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