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폭파 미수 사건!!!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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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1 16:34
안녕하세요...
쫌전에 부재자 투표 신고하러 동사무소에 갔다가
무지 열 받아서 동사무소를 폭파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고 돌아왔습니다... ^^;;;
제가 12월 14일 경 출국 예정인데
소중한 한 표를 썩히기 싫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부재자 투표 신고 방법을 숙독한 뒤
신청서까지 프린트하여 관내 동사무소로 갔습니다...
창구의 여직원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는
저 뒷자리에 있는 윗사람(?)에게 가져가더군요...
그런데... 제가 쓴 신청서를 받아든 그 윗사람이 하는 말...
"부재자 투표 신고기간 끝났습니다... 도로 가져가세요..."
오잉? 이게 무슨 소리람?
부재자 투표 신고기간은 11월 21일~25일이라는 걸
30분 전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몇번이나 확인했는데...
제가 그렇게 따지자 그 윗사람이 하는 말...
"오늘부터 접수하는 건 병원에 입원했거나 군대에 있는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집을 떠나 있는 사람을 위한 겁니다...
그런 특별한 사유가 없는 사람은 신고기간이 벌써 끝났어요..."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홍보도 많이 했는데 왜 몰랐느냐?"고
은근히 저를 탓하는 말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서서히 열을 받기 시작한 저는 선관위에 확인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 왈, 왜 자기가 전화를 해야 하냐면서 저 보고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런 행정적 철차에 관한 서비스를 담당하는 게 동사무소 아니냐고???
그때쯤부터 제 목소리는 서서히 높아져 갔고
동사무소에 볼일보러 왔던 사람들 몇이 이쪽을 힐끔거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러자 그 윗사람... 주둥이를 삐쭉 내민 채 뭐라고 구시렁거리더니
자기 자리로 가서 어딘가로 전화를 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새앙쥐처럼 쪼르르 달려와서 하는 말!
"아이고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아... 그 윗사람이 1초만 늦게 달려왔어도...
제가 소지하고 있던 도시락 폭탄을 던지려고 했는데... ^^;;;
암튼, 그래서 결국 간신히 부재자 투표 신고를 하긴 했는데...
그 윗사람이 정말 착각을 한 건지...
아니면 첨부터 나쁜 의도를 가지고 개기다가
제가 쎄게 나가니까 깨갱한 건지는 아직도 알 수가 없네요...
대민 행정 업무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동사무소 직원이,
그것도 신입도 아니고 나이 꽤나 든 윗사람(?)이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투표 중 하나인
대통령 선거의 부재자 투표에 관한 사항을 착각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암튼, 태사랑 회원님 중에서 부재자 투표 신고하러 가시는 분~
혹시 동사무소에서 저와 같은 꼴을 당하셔도
절대로 쫄지 마시고 정당한 한표 권리 행사를 강력하게 주장하세요~~~ ^^*
자, 오늘의 이 사건으로 제가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맞추신 분께는 제가 태국에서 맥주 쏩니다~ ㅎㅎ
1. 동사무소는 열 받으면 폭파해도 되는 곳이다...
2. 부재자 투표 신고할 때는 도시락 폭탄을 소지해야 한다...
3. 팔다리가 멀쩡한 사람은 부재자 투표 신고를 할 수 없으므로
어디 한군데를 불구로 만든 뒤에 신고하러 가야 한다...
4. 부재자 투표 신고를 하려면 재입대를 해야 한다...
5. 동사무소 직원은 대통령보다 높으므로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6. 부재자 투표는 안 하면 안 할수록 좋은 것이므로 잘 몰라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