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각본 없는 드라마
난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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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17:37
모든 스포츠는...현지에서 벌어지는...동시간대에...생방송으로 보아야 재미 있음.
이미...승패를 알고 보는...스포츠 녹화방송은 재미가 덜하고 흥미가 별로.
왜냐 하면...결과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하는 것도...그런 예측불허의 재미가 있기 때문.
하여간...모든 스포츠 경기는 잠을 못 자더라도 생방송으로 즐기는 것이 묘미.
어제 일요일 오후에...각본없는 드라마...엄청난 일이 태국 파타야에서 벌어졌다.
바로...태국 촌부리 파타야에서 열린...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한국의 박인비가...태국의 골퍼 아리야를 뒤로하고 짜릿한 역전승을 이루어 낸 것.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이...특히 골프는...종료전에 승리를 단정하는 것은 어려움.
어제 태국 파타야에서 있었던 각본없는 드라마를 간단히 정리하면.
사실...전날에 벌어진 3라운드 경기후에는 박인비보다 박세리에게 더 많은 기대가 있었음.
태국의 아리야가 11언더로 1위, 박세리가 8언더로 공동 2위...박인비가 7언더였기 때문.
그리고...전날에는 박세리의 감각이 살아나는 분위기였음.
그러나...각본없는 스포츠는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이 흔한 일.
마지막 4라운드에서.
박세리는 더블보기로 무너지기 시작하여 급격히 타수를 더해서 우승권에서 멀어지고.
리더를 지키던 태국의 아리야는...박인비에게 리더 자리를 내주고.
한국의 유소연과 최나연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
그러나...또 다시 찾아온 각본 없는 드라마...12번홀.
12번홀(3타)에서 태국의 아리야가 흔치 않은...홀인원을 기록...선두 자리를 다시 쟁취.
태국인들의 열렬한 응원속에서 계속되는 아리야의 버디 행진.
마지막 18번홀까지...계속 리더를 유지.
17번홀에서 역전의 발판이 될...버디의 좋은 기회를 놓친 박인비는 18번홀을 12언더로 마무리.
아리야는 17번홀을 마치고 14언더로...태국인들의 열렬한 응원속에 마지막 18번홀 티샷.
그러나...마지막으로 다시 찾아온 각본 없는 드라마.
18번홀(5타)의 아리야 티샷은...하수구 근처에 떨어졌지만 그런데로 괜찮은 편이었음.
태국 골프 역사에서 최초로 LPGA 우승자가 나오는 듯한 분위기로...태국인들의 응원과 기대는 커져만 가고.
아리야는...이미 경기를 마친 단독 2위 박인비에게...2타차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여유로운 상황.
보기를 범한다 하더라도 태국여자골퍼 사상 첫 LPGA투어 우승자의 타이틀과 우승상금이 눈앞에 보이고.
그러나...그러나...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음...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이.
불운의 그림자는 두 번째 샷부터.
거침없이 날린 우드샷이 그만 벙커의 벙커턱과 모래 사이 움푹 들어간 공간에 공이 쳐박혀 버린 것.
정상적인 샷이 불가능한 상태.
고심 끝에 언플레이어블볼을 선언하고 벙커 중간쪽으로 볼을 드롭하여 1벌타.
엎친데 덮친격으로...벙커에서의 네번째 샷은,
길게 날아가 그린을 넘어가서 응원하던 태국인들 앞에 떨어지고.
이제는...다섯번째 샷을 준비해야하는 상황.
여기에서 결정적인 그녀의 실수는...바로...퍼터를 선택 한 것.
그녀의 다섯 번째 퍼터 샷은 그린에도 미치지 못함...어처구니 없는 상황.
이제는...여섯번째 보기 샷 시도...그래도 우승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음.
그러나...다시...퍼터로 친 여섯 번째 퍼팅은 홀 옆을 지나며 1m 정도 흘러 내려감.
드디어...박인비에게 연장전의 기회가 오는 듯한 분위기.
만약...일곱번째 친 것이 들어간다면 더블 보기로 동타수를 기록...박인비와 연장전을 벌이는 상황.
박인비는 클럽하우스에서...TV를 지켜보며...연장전을 대비.
태국 아리야의 일곱번째...더블보기 퍼팅 시도.
하지만 평정심을 잃은 어린 나이의 아리야는 짧은 1m퍼팅조차 성공치 못하고...트리플보기.
태국역사상 첫 LPGA 우승의 꿈은 사라지고...우승 상금은 날라가고.
태국의 어린 골퍼 아리야는 경기를 마친 뒤 프로골퍼인 언니 품에 안겨 눈물의 아쉬움.
한편...클럽하우스의 박인비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승의 축하인사를 받고.
연장전 없이 짜릿한 우승컵을 차지하며...우승 상금을 획득.
참고로...박세리는 4라운드에서 아리야와 같은 조로 라운딩.
관록은...역시 살아 있음...18번홀에서 난조를 보인 아리야와는 달리 18번홀에서 버디...4언더 마감.
이것이...각본 없는 스포츠의 재미....각본 없는 골프의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