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카오산 송크란사원 맞은 편 스타벅스에 떼지어 들어오신 단체여행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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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1 13:10
열댓명은 얼추 되어보이는 한 무리의 한국인들이
여러나라 사람들이 소근소근 평온하게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커피숍을
떠들썩하게 쳐들어오시더군요.
서로 부장님 어쩌고 하며 부르는 걸로 봐서는 직장에서 단체로 나온 사람들.
한떼로 몰려와서 장사시켜주는 거니까
다른 손님들은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셨나봐요.
그곳에는 호주에서 오신 연세 70-80대는 되신 어르신들도 부부동반으로 바로 옆에 앉아계셨지요.
이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커피숍 전체를 전세낸 것처럼 휩쓸기 전까지만 해도
부부가 다정하게 웃으시며 카오산의 아침을 즐기고 계셨더랬죠.
바로 님들 옆에 계셨지만 못보셨죠? 못들으셨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불쾌한 표정으로 '코리안들은.......' 하시던 모습을.
저는 하도 머리가 아파서 시켜둔 커피와 초콜렛 머핀을 절반도 채 먹지못하고 쫓겨나오듯 나와야했네요.
그 많은 사람들이 어찌나 즐겁게 목청껏 소리높여 할말 다 하고 푸하하하 너털웃음 웃을 꺼 다 웃고 하던지요.
님들은 기세등등 무서울 것 없이 즐거우셨겠지만 말없이 당하며 님들을 쳐다보는 눈들이 있다는 건 전혀 의식하지 못하시더군요.
모두 2층으로 올라갔지만 웅성거리는 소리는 계속되고
아무래도 태국에 머무는 동안 이 분들은 어디가나 계속 이러겠다 싶어서
그분들 중 커피를 받아가려고 1층에서 기다리던 두명에게 쪽지 한장 건네고 왔네요.
제발 단체로 다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달라고....
"카오산에서는 서로 묵묵히 지나갈지언정 여행이 끝나고 각자 본국으로 돌아가면
중국인이 어쩌고, 이스라엘, 프랑스인들이 어쩌고 하면서 각자 사정없이 씹어댄다는 사실을 좀... 쫌.... 알아주시면 좋겠네요.
우리의 이미지는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거에요.
전세계로 소문이 퍼져나가는 곳이 바로 여기 카오산입니다. 제발 쫌!
단체여행자들 주변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개개인들은 님들을 위해 존재하는 풍경이 아니에요."
정말이지 어느 회사 사람들인지 좀 알았으면 좋겠더군요.
언뜻 봐도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던데 알만한 사람들이 왜들 그러는지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