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생각을 하고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제가 원체 패턴을 찾는걸 좋아하기도 하고 해서 찍었던 사진이에요.
그럼에도 궂이 뭔가 어려운 캡션을 달았던 이유는, 다른분들에게 조금 생각을 강요해 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어요. 사실, 감상자에게 생각과 고민을 강요하는 예술작품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근현대사의 역사에 관심없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를 들기도 했구요, 또 날짜가 주는 상징성도 컸고 그랬기 때문입니다.
길을 걷다가, 교보문고 앞의 프린팅되어있는 유리벽을 보면서, 어디에 시선의 촛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유리벽만 볼 수도 있고, 유리벽 뒤의 풍경을 볼 수도 있더라구요. 그게 꼭 사람의 삶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글을 적다 보니 사진 구성을 잘 못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유리벽과 뒷 풍경을 적절히 합성했으면 조금이나마 제 생각이 더 쉽게 전달되었을것 같습니다.
그게 벌써 32 년이나 됐나요?
1980 년 5 월 17 일
그 날 광화문은 조용했을겁니다.
5 월 22 일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모두 해산해 버렸거든요
3 일 전인 5 월 14 일에......
저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그 자리에 있었지요.
그 날 저녁에는 무슨 권투경기가 있었던 것 같고
담날 아침
잠에서 깨어 일어나보니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더라구요.
근데 사진에 희미하게 나오는
옛날 머리스타일을 한 단발머리는
요즘 아이같지는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