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여행관련 하X투어 패키지 환불 관련 진행상황 알려드려요.
ro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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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3 23:10
어찌보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이 곳에 글을 올려서 많은 조언도 얻고 힘도 얻어서 진행상황 알려드립니다.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요.
일전에 이야기한대로 부모님이 패키지 여행을 갔다가 낭패를 본 일이 있었고
이에 대한 보상이 미비하다고 생각하여 항의한 바 있습니다.
그 일에 대해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고 하면서 불안했던 점은, 아무래도 비난에 대한 불안이었는데요.
저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관적일테니, 저를 비난하는 글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인터넷에 누군가가 글을 쓰면 "당신이 잘못한거에요!"라는 비난리플이 무수하게 달리기도 하더라고요.
은근 외강내유형 인간이라 미리 각오했어요.
만약 누군가가 날 비난 혹은 비판한다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니 감사하자고.
그렇다면 앞으로 이 문제를 신고하는 데 있어 보다 정확한 시선으로 사건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이곳 태사랑 외에도 다음 아고라, 요리 및 주부 커뮤니티 82cook에 올렸습니다.
물론 하X투어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렸어요. 네이버에 까페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알리고 조금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기다렸는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에 있는 원 글을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답글이 모두 우호적.
꼭 힘내서 끝까지 진행하라는 분도 있고, 다들 용기를 북돋아주더라고요.
아울러 다른 피해사례 역시 놀라웠어요. 제 사례는 아주 애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득 이게 정말 큰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보다 정말 문제가 많은 일이었구나.
다들 알고는 있었지만, 피해금액이 미비해서, 귀찮아서, 두려워서, 어려워서 불만을 쏟아내지는 못했던,
모르는 사람은 평생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 쉽게 당할 수 있는 일이었구나.
그래서 오히려 문제가 단순히 내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성이 있는 사례라는 용기를 더 얻고!
청와대 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리플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주변에서도 신문고를 이용해보거나 들어본 분들이 권해주기도 했고요.
아울러 소비자원에 피해구제신청을 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신문고의 글이 여행불편처리센터로 이관됐고요.
여행불편처리센터에서는 소비자원과 당 기관 중 하나에서만 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고민끝에 아직 접수하지 않은 소비자원 대신, 여행불편처리센터와 일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됐냐고 틈틈히 물어보는데, 일의 진행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습니다.
일단 센터에서는 저희 일만 다루는 것이 아닐테고, 또 그 쪽에서 서류를 요청했을 때
저희 쪽에서 서류가 바로 준비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에요.
또한 아무래도 피해자분들이 어르신이다보니 일 처리가 힘들기도 하고, 그렇네요.
어쨌든 현재는, 피해자들이 진행해야하는 행정처리에 대해 대리인을 저와 엄마친구분께 위임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팩스로 보내는 것까지 진행되었습니다.(생각보다 정말 느리죠?)
하필 지난주에 핸드폰 업데이트를 해서 통화내역이나 문자내역 등등이 다 사라졌어요.
타임 테이블을 말씀드리기엔 너무 ㅠㅜㅠㅠㅠㅠ 어렵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대략적으로 4월 5일날 여행불편처리센터에 첫 접수가 됐고요,
동의서 및 기타 서류를 발송해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4월 16일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22일, 드디어 여행가신 엄마 친구분이 문서를 만들어서 팩스를 넣었습니다.
정말 진행이 느리죠?
그런데 엄한데서 빠른 진행이 이뤄진 일이 벌어지고 있더라고요.
오전에 엄마 친구분께 문자가 왔어요. 카톡이 안 된다고.
저는 저랑 카톡이 되지 않는다는 말인 줄 알고, 카톡으로 여쭤봤더니 전에 인터넷에 올린 글이 안 뜬다는 말씀.
아.. 주소를 카톡으로 보내드려서 카톡이 안 됐다고 표현하셨나봐요.(흑, 어르신과의 의사소통의 힘든 예)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주소가 안 뜬다고? 왜?
그래서 급하게 인터넷에 접속해서 확인해보니, 역시나!
'현재 페이지는 권리침해신고 접수에 의해 임시 접근금지 조치된 게시물입니다'라는 문구가 뜨더라고요.
다음 고객센터에 어떻게 된 일인지 문의하고 생각해보니, 그렇다면 저한테 메일이 왔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있더라고요.
하X투어가 신고했고, 명예훼손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했으며, 신고대상의 글이 두 개나 돼요.
하나는 아고라에 여행객 환불규정을 강화해달라는 말이었고, 하나는 신세한탄 이었죠.
글을 통해 어떤 공방이 일어나지 않을만큼, 일방적인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제 생각이고 업체 측에서는 불쾌하거나 혹은 해명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만
이런 방식은 불쾌하네요.(알고보니 업체 이름을 그대로 써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X투어, ㅎㄴ투어 등으로 수정했어요)
함께 대화를 나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동조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면
명예훼손을 고려하기 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일이 더 먼저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심지어 전 이 내용을 고객센터에 두 번이나 글을 남겼는데, 두 번째는 전화조차 오지 않더라고요.
전화통화를 먼저 하는 게 우선이 아니었나 하던 중에! 아, 혹시 답을 남겼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면 전화가 오길래 전화가 오지 않아서 비슷한 문의라 답을 하지 않았나 했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전화만 하지 않았을 뿐 답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시 답이 와있었더라고요. 문의 바로 다음 날. 그런데 이런 내용이 있네요.
고객님께 선처를 구하겠습니다.
부디 태국여행에서 상하신 마음 풀어주십시오.
다시 한번 고객님의 소중한 태국여행에 가이드 문제로 불편을 드려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얼마나 죄송했길래 명예훼손게시물 신청을 한 걸까요.
다음을 통해 게시물 복원신청을 했습니다. 물론 될지는 모르겠어요.
복원요청 소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명예훼손으로 접근금지 신청을 받은 본 게시물에 대해 소명합니다.
본 게시물은 내용상 거짓주장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없고 사실을 적시했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행법의 제정을 청원하고 있는 내용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 바,
이를 이해관계를 가진 여행사에서 신고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되어 복원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그 밑에 있는 주의사항을 보면
'본 게시물로 인한 타인의 권리침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다음 측에도 손해배상을 해야 할 뿐 아니라
위 내용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기관에도 점담되어 진행된다'는 것에 동의해야 합니다.
사실 일반 사람에게는 참 무서운 내용이죠. 그래서 저도, 이미 충분히 피곤하고 번잡스러우며 지치는데
굳이 소명까지 해야 할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는데요, 여행사에서 노리는 것이 그것이라는 생각에 소명했습니다.
아울러 하X투어 고객센터에 이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문의를 보내려고 합니다.
대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는 당연히 불균형하지만, 그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정책이겠죠.
상식의 힘을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