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지겨워질 때.. 그래, 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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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지겨워질 때.. 그래, 내 가리라.

젠트리 13 862
오늘 태국에서 유일하게 알고 지내던, 이 곳 태사랑을 통해 만난 동생 한명이

2년여의 태국 생활을 접고 내일모레 한국으로 떠난다고 해서 밥한끼, 술한잔 했습니다.

그동안 외국인,태국인하고만 어울리다가 역시 한국인이 쵝오임을 깨닫고 자주 어울렸었는데..

성격이 나름 까딸스러워 좋은 사람 만나기도 힘든 나인데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저도 이제 이 나라에 둥지를 턴지 벌써 1년에 접어드는데..

태국 특유의 공기 냄새도 그대로이고 풍경과 음악에서 느껴지는 정겨움도 크게 변함이 없건만

웬지 모르게 모든게 식상해지는 즈음입니다.

환락의 도시에서 너무 많은 樂을 탐했던 걸까..

아님 릴렉스의 도시에서 너무 사바이사바이 했던 걸까..

마냥 좋은 줄만 알았더니 지나 보니 그게 아니었던 걸까..

아무튼 그게 뭐든지 간에 이제 떠날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태국병, 오라오라병 그런거 겪어보니 한낮 일장춘몽일 뿐이고.

태국은 역시 아쉬울 때 가끔 꺼내봐야만 더 좋은 나라인것 같아요.

너무 빠져 허우적대다간 미소의 나라가 이도저도 아닌 멍한 사람으로 전락시켜 버릴 수도 있으니깐.

누가 그랬죠.

홀로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밤 불이 켜진 한 집의 다정스런 가족, 그 아빠가 한없이 부러운거고..

그 집의 가장은 나그네를 보고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이 아쉬워 눈물짓는 법이라고.. 

굳이 우리가 누구의 처지를 부러워 할 필요는 없겠지요.

더우기 태국에 있는 사람들은요. 그냥 처이처이하고 있을 뿐이니까..

이거이거.. 재미란 재미는 다 맛 본 한 한량의 얄미운 넋두리는 아닐런지 모르겠네요.

그냥 태국병은 위험하단 얘기인데..ㅡㅡ" 



끝으로 20여년전 제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작자 미상의 시 한편을 소개해 봅니다.

이 시 한편 때문에 나는 한 가정의 가장보다는 나그네를 택했는지도..

그런데 지금 읽어보면 왜 감흥이 잘 안살아 나는 걸까요.ㅠㅠ



그래, 내 가리라. 운명에 끌려가는 괴로움보다는 스스로 걷는 자의 기쁨과 설레임을 안고 떠나리라.<?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우리 세기에 들어와서야, 그리고 한 핏줄의 위대한 영혼을 만나서야, 자신의 왕국과 궁전과 처자가,



소유와 애욕과 집착이 결국은 한 감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고 다시 항해를 떠난 저 씩씩한 희랍 사내처럼.
 

()들 조차도 이제는 더 어찌해 볼 수 없는 그 의지의 사내처럼.

13 Comments
maui 2010.04.30 07:58  

태국 생활의 second wind가 온 거 같으네요. ^^

부럽습니다.

옌과제리 2010.04.30 09:52  
두번다시 안온다하면서도 반딧불이 사무치도록 그리워 다시금 오게되는 아름다운태국 아니겠습니까..

많이 서운 하시겠네요..
간큰초짜 2010.04.30 12:13  

태국에 12년째 사시는 지인이 그러시더군요.

32살때 IMF 피해 제대로 살아볼려고 왔는데, 이렇게 좋은 곳이 없었다.
10년을 넘기고 나니, 태국도 싫고, 태국사람도 싫고, 태국음식도 싫고...
'그런데 왜 계속 계세요? 돌아가시지 않고?'
미운정이 들어서 몇번 맘 먹고 돌아갔다가도 자꾸 다시 돌아온다고....
그렇게 밉다 밉다 해도 자꾸 내 몸이 태국으로 가자 한다고...

Naresuan 2010.04.30 13:07  

사람은 마음(생각)이 몸이 움직이는 건데...

12년 사신 교민은 특별한 분이시군요...

아니면 님이 몸과 마음을 혼동하신 듯... ^^;;

간큰초짜 2010.04.30 21:03  
^^ 한국에서 태어나신 분이지만,

태국 땅과 신토불이(身土不二) 인 분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한국가면 늘 아프시대요.
우사랑 2010.04.30 13:23  
태국은 역시 아쉬울 때 가끔 꺼내봐야만 더 좋은 나라인것 같아요..

이말이 너무  와닿네요...
그래도  태국생각하면  마음  설래곤
합니다...
막상 가보면  또 역시 하지만....
여기선  태국이  너무  머네요..

지금은  그리움의  땅일  뿐이네요....
(애틀란타에서~~)
푸켓알라뷰 2010.04.30 16:30  
너무 빠져 허우적대다간 미소의 나라가 이도저도 아닌 멍한 사람으로 전락시켜 버릴 수도..
이 말씀에 큰 공감이 가네요~
해가 거듭될수록 가는곳은 정해져있고 막상 가면 하루일과는 뻔하고..
돌아오는 귀국편에 피곤함을 가득이 안고 일상에 돌아와 그 피곤함이 점점 사그라들어
언제그랬냐는듯이 컨디션을 찾으면..다시 원점..
또 새로운 숙소가 오픈하면 눈이 휘둥그레지는..이것도 병이겠죠?!
지금 이순간에도 태사랑을 뒤적거리는것도..^^;
Mr하루하루 2010.05.01 16:09  

저의 마음이 알라뷰님의 글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것 같아요....

여러차례 다녀왔건만...

이번에는 인도로 미얀마로 여행를 떠나야지 하면서도...

결국에는 태국을 여행지에 추가시켜버리네요....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이는게 최고인거 같아요~ 

수이양 2010.04.30 18:06  

오라오라병, 제가 걸린 병이에요. 오라오라병으로 그리움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 병을 가지고 있을때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실천하지도 않을 내 꿈은 태국에서 케익집 하나 차려서 젠트리님의 말씀 처럼 느긋하게 사바이사바이 하면서 사는것.. 사실 태국에서 살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겁이 나는 것은 그곳에 계신 분들 모두 하시는 말씀이 같기 때문이죠. 여행과 그곳에서 사는것은 다르다 ..

젠트리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번 느낍니다.

어쩌면 비슷한 경험을 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어요. 살고싶어서... 그곳이 좋아서, 이곳이 떠나고 싶어서 다 버리고 그곳만 바라보고 떠나가니 사실 별거 없더라는 것을 한번 경험해본터.. 그게 태국은 아니구요.

그렇게 예전엔 고집이 있었어요. 내가 느껴봐야지만 안다라고.. 근데 이제 겁이 많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깨달은 것인지.. 어른들(혹은 먼저 겪으신분들) 말 틀린거 하나 없다라고 그 것은 곧 진리..

다니엘리 2010.04.30 18:52  

푸켓에서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3개월 살아보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는데.. 그 까따 비치의 아름다운 파도가 그립네요,,, ㅠㅠ   49.gif

Naresuan 2010.04.30 20:43  
이것 저것 무엇을 알아보셨는지 궁금하네요... ㅋㅋ
나마스테지 2010.05.01 02:39  

젠트리님,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적도 2010.05.01 11:32  

음.. 태국만가면 몸이 가벼워지는 ...뭐 제몸이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일년에 추울때 3달정도는 가서 살죠.... 3달정도 있으면 좀 아니 아주 많이 지겹지만..그냥 팔자려니하고....
그 맛없는 밥에, 특유의 냄새..다녀와서 2달정도 전엔 생각안나다가.... 2달지나면 또 가봐야하는데하며 어느새 항공료 체크하게 되고, 콘도 체크하게되고..제게는 그곳이 따뜻한 남쪽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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