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느므느므 무서운 세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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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느므느므 무서운 세상 -_-;;

딸록딸록여진이 17 501

올해는 공부하느라고 제대로 전화를 받지도 걸지도 못했는데
요즘은 아예 핸드폰 때문에 골머리가 썩고 있다.

10월달부터 계속 한번호가 핸드폰에 찍힌다.
얼떨결에 새벽녘에 받은 전화에서는 학교다닐떄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선배언니목소리가 들려왔다.

학교다닐때부터 명품으로 휘감아 다녀 유명했던 언니인데
한번 복도를 쓸고지나갈때마다
태국여행중 면세점에서 봤던 모든 카달로그가
눈앞에서 스르르 왔다리 갔다리 해서
저 팔찌하나면 비행기 티켓두장은 너끈히야..하며
수중에 집어가도 집어가도 가득차는 요술 돈단지가 있을거야...
아니면 엄청난재벌집인가 하며 아이들과 수군수군했지만
비싼 명품보다는 칼바람에는 와따인 따뜻한 내복을 좋아했던
나같은 평범한 중생에게는 그냥 그저그런 신기한 언니였다.

학교다닐때 몇번 꾸벅 인사한게 다이고 이름도 가물가물한 선배가
새벽까지 부운눈을 하고 비몽사몽한 나에게 다짜고짜
정수기며 다이어트 식품이며 그런걸 사라고 그런다...

갑자기 머리카락이 찌리리해지면서...이건 피라미드?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낌새를 알아챘는지 마구마구 잠에 취해 정신없는 나에게
카드번호를 부르라고 한다.  그냥 번호만 알면 된다고 안사도 된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예전 5만원만 내면 동남아 항공권을 준다는 모시기 인터넷 여행사에
덥석 가입했다가 날렸던 최초의 사기사건이 생각나서 카드번호는
목숨보다 귀중히 여기라는 경고가 삐리리 켜졌다.

선배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겨우겨우 전화를 끊었는데...
그날부터 오늘까지 하루에 20번은 전화가 온다.
화도 내보고..달래보고.. 돈없다고 배째라 해보고 했는데도 막무가네이다

니가 감히 선배에게 반항하는거냐고 다짜고짜 욕을 하지 않나
다시 전화해서는 정말 한번만 도와달라고 하지않나..
10명만 모으면 4000만원이 생긴다고 유혹하지 않나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다.

이제는 아예 그 전화번호가 뜨면 받지 않으니
고단수에 접어들었다.
수십번씩 바꿔가며 공중전화로 전화를 하고
카페나 회사같은 번호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남의 핸드폰을 빌려서 전화를 건다.

졸업한 친구들..아직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다들 죽을려고 한다.
뭐시기 하녀취급하면서 도도하게 너네와 물이 달라 하며
스포츠카 몰고온 오렌지족이랑 부우웅 캠퍼스를 나가더니
이제와서 학교앨범 다 찾아서 전화를 한다고 단짝 미경이가
꽥~ 하는걸 다들 말리고 난리가 났다.

들려오는 말로는 이제는 카드 돌려막기도 안되고 , 까드깡도 안되고
신용불량자가 되어서 밤에는 찜질방가서 자면서 피라미드를 한다던데...

300만원이 애이름인지.....
돈없다고 필요없다고... 그돈이면 태국가서 3개월 쉬다 오겠다고
속으로 군시렁 거리면서 끊어버리니깐.. 이제는 돈은 안줘도 된다
주민등록증 하루만 빌려달라고 난리이다.

휴우~ 요즘은 전화벨만 울리면 겁부터 덜컥 난다.
내 핸드폰 메모리에 저장된 번호가 아니면 일절 받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보고싶은 사람... 정말 급한 사람에게서는 전화를
받을수가 없다.

모르는 번호가 찍히면  소리안내고 살며시 듣고 있다가
남자목소리가 들려 안심하고 여보세요~ 하고 말하면 잽싸게
그 언니가 수화기를 바꿔서 말한다. 으아아아악 >.....<
이제는 아예 전화울리면 이불속에 처박아놓는다.
이러다간 대인관계 다 끊기고 말듯....

전화번호를 바꿔야 하는지 요즘 엄청 스트레스이다.
거의 5년넘게 유지하던 번호인데... 느므느므 슬프다.

한순간의 자아도취...그리고 외모지상주의가 낳은
실패자의 모습을 보면서...왠지 모를 씁슬함이 감도는 밤이다..
지금도 전화가 울린다.... 마구마구 핸드폰을 깨물며 참고있다...

혹시 태사랑 식구중에 내게 전화할 사람이 있다면...
문자를 보내주세요. ㅠ_ㅜ 아님 음성메세지주시면
곧장 연락드리겠습니다. 아흑흑... 보고싶다... 여행같이 다녔던 동생들
아저씨....그외 모든분들
17 Comments
아부지 2002.11.08 01:17  
  에거..이런...심란하시겠네여..저도 전화 피해본적있어서 그 심정..조금은 이해하지염...-_-;; 카드가..참..무서운거지염. 아무생각없이 쓰면 눈덩이불듯 불어나는 빚..저희집은 아버지때문에 카드 아무도 못써여..아버지외에는..--;; 이 나이에 카드없는 사람도 드물텐데..낄낄..하튼..얼른 해결되시길...
M.B.K 2002.11.08 02:31  
  고생 많이 하시네요... 하간 피라미드 시작한 사람 거기서 나올때까지는 사람취급 안하는게 최상책입니다... 혹시라도 전화 받으면 그 선배 언니를 설득해 보심이... 그럼 짜쯩나서 전화 안하지 않을까요??
요술왕자 2002.11.08 08:31  
  회사 형이 술사준다고 얼씨구나 나갔다가..... 술취한 상태에서.... 민기야.... 오늘 니가 좀 내라... 내일 줄께.... 이말에 속아 두번이나 대신 긁었습니다. -_-;; 3달째 못받고 있습니다... ㅠㅠ 고구마야 미안해.....
heyjazz 2002.11.08 10:06  
  음냐.... 전에 다니던 회사형이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딴 회사에 들어가 있더니 하루는 전화를 해서 저보구 회사 구경오라구 하더군요.
구래서 인천서 수원까지 갔는데....... 켁 피라미드 더라구요...
구래서 무진장 뚜뚱겨 패고 상종을 하지 않고 있음....
그런 사람들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방법이 없음..
그저 생까고 사는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bakshish 2002.11.08 10:52  
  처음에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완곡하게 거절 하면 끝까지 애 먹습니다.  처음부터 아주 단호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하긴,  피라미드 억지로 권하는 넘은 친구로 생각 안한다고 해도 계속 전화 하더라구여.....
광팔이 2002.11.08 13:56  
  카드와 피라미드 참 듣기만해도 소름끼치고 무서운 단어네요. 전 아직도 카드 만들라고 호객행위 하는 아주머니들이 무서워요. 저두 신용카드 빚때문에 한때는 자살 충동까지 느꼈던 사람입니다. 또 아는 사람한테 다단계 해보라는 권유도 받았었구요. 그때 조금만 생각히 헷가닥 돌아버렸다면, 전 이번에 말레이반도 종단은 커녕,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서, 반은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짤 뿌리치셨습니다.
다람쥐 2002.11.08 13:58  
  하하 요왕님 다음주 토요일에 술이나 한잔 할까요? 술사줄께요. 시간은 오후 8시 정도면 적당할 것 같고 장소는 강남역 근처 입니다.
아부지 2002.11.08 14:13  
  프하핫~ 다람쥐님. 수상하시군여..쿠쿠쿠..술사신다라..흐음..저도 한번..-_-+
앙텅 2002.11.08 14:35  
  제 친구는 7년간 사귄 남친이 피라미드에 미쳐 결국 파탄에 이르렀습니다.2년후 지금 그는 폐인이 되어있더군요ㅠㅠ.그나저나 여진님 넘 괴롭겠다~계속 오랫동안 쓴 핸번바꾸는거 쉽지 않던데...
요술왕자 2002.11.08 14:47  
  =_= 저 고구마한테 카드 두번 압수당하고 이제 술먹을 때는 카드 안갖고 나가기로 약속해씀다.... 다람쥐님 그래도 술 사주실 꺼유? ^^;;
다람쥐 2002.11.08 15:28  
  요왕님 16일날 1년전에 이벤트로 당첨된 1,000만원짜리 호텔 패키지 이용하기로 예약 했거든요. 여친은 자기 친구들 데리구와 하루밤 1,000만원짜리 방 국경 시켜준다고 하는데 전 요왕님이랑 빠에서 술이나 할려고요. 하하
요술왕자 2002.11.08 15:50  
  ?_?
조제비 2002.11.08 17:05  
  요왕님... 속지마... 속지마...
다람쥐님 수법에 속지마... 다단계욧!!!
근데...
1000만원짜리 진짜유???
나도 꼽싸리 끼면 않될깜??? ^^*
다람쥐 2002.11.08 18:02  
  조제비님이 눈 치 를 채신것 같은데요. 하하~~
조제비님이 지금 계신 곳도 비용이 태국 특급 호텔과 같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빨리 완쾌 되셔서 퇴원하시길 바람니다.
지영 2002.11.09 00:55  
  연극하던 내친구도 갑자기 피라밋에 빠져 허우적대서
모든 칭구들이 외면했는데..얼마전 무쟈게 내가 흠모하던 연애인이랑 결혼하더라-.-;;
티비에 한동안 나와서내 속을 뒤집더라T.T
풋타이깽 2002.11.09 10:35  
  뇨자는 이뿐게 벼슬이유~
아부지 2002.11.09 19:36  
  호오..지영님...누군데여? 저에게만 살짝..^^; 궁금한건 못참아...ㅠ.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