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산이를 잊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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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산이를 잊지않습니다.

봄길 7 490
이 아이는 양산 물금의 재활원 아이.
중증 간질환자이고 경도 정신지체에 경도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이입니다. 물론 간염 보균은 기본사항이고요.
아이라 하지만 20여년전 그 때 18살 정도의 키가 멀쑥한 녀석입니다. 양산시장에서 데려왔다 해서 이름을 양산이라합니다.
덩치도 있고 지능도 좀 나으니 왕초처럼 굽니다. 대부분 온순한데 얘는 욕설을 곧잘 합니다. 뒤통수에다 전도사새끼...주절대기도 합니다.
이 애는 간질을 할 때 먼저 소발작을 실실합니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실실 손끝부터 떨면서 눈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보통 이삼일...길면은 일 주일을 계속 발작을 이어갑니다. 대발작을 중간중간하면서 말입니다. 속수무책입니다.
아이는 소발작이 시작되면은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지고 공포감에 빠져듭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증상이 무서워서 쩔쩔 매는 것이죠.
간호사가 상주하지만...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그냥 이마에 땀을 닦아내고 대발작으로 쇼크가 생기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이죠.
그곳에 이제 막 결혼해 돌 지난 아이 하나 딸린 전도사가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래도 목회자인데...뭔가 사람이 못하는 것...어떤 영빨을 사람들은 기대합니다.
특히 보육사들은 통제할 수없는 상황이 오면 목회자를 찾습니다. 대개 한 밤중에 돌발상황이 잘 찾아옵니다.
어느 월요일, 그 주간 송도에 있는 대학원에 나서려하는데 급한 전갈이 왔습니다. 양산이가 발작을 시작하는 것같다합니다. 가방을 들고 아이에게 갔습니다. 경련이 조금씩 보입니다. 아이의 손을 잡습니다. 깊은 한숨처럼 하나님, 하나님...중얼거립니다. 양산아, 사랑한다. 아이는 떨며 전도사님하며...손을 꼭 잡습니다.
금요일입니다. 대학원 한 주간을 마치자 주말이 되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아이에게 갔습니다. 아이가 그때까지 발작을 하고 있습니다. 소란한 이들을 다 나가라 말합니다. 그리고 대발작을 반복하고 있는 아이를 부둥켜 안았습니다. 땀이 비오듯이 흘러내립니다.
하나님, 하나님, 왜, 왜 이러십니까? 왜 이 아이를 이렇게 놓아두십니까? 눈물이 범벅이 되어 흘러내립니다. 아이의 뺨에 얼굴을 부비며 오직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뿐입니다. 하나님, 하나님...내 하나님, 이 아이의 하나님...
아이가 깊은 한숨을 쉬며 안겨듭니다. 전도사님...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사람을 사랑한다한들... 우리가 진작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보일 것은 무엇이며 보이라고 요구함은 무엇입니까? 님들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보일 수 있습니까?
자기 한 몸 가눌 수 없는 병든 저같은 인간은 이제 양산이에게 지연이에게...아니 날마다 지천으로 만나는 아프리카며 아프간이며 이라크의 난민들에게 죽은 자이겠습니까? 아니 언제는 슬픔과 고난의 사람들에게 살아있었습니까?
님들은 그런 삶을 알고있는겁니까?
결국은 하나님이 아니던가요? 그이가 아니라면 다 헛된 자랑이거나 아니면 헛된 미망인 것을...그이가 말씀하지 않으신다면...
돌지난 내 아이에게 그가 가진 작은 나무조각을 사랑을 담뿍 담고 건네는 것을 나는 눈여겨 보았습니다. 내게 주어진 가장 큰 보답인 것을...나는 기뻐하였습니다.
님들은 무엇을 날마다 하시는가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정말 나는 알 수 없답니다. 눈물이 내가 가진 가장 큰 행동인 것을...
다만 지금도 내가 사랑한 그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그것이 나의 삶이라는 것을... 다만 말할 수 있을 뿐.
나는 항상 위선자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말로만 사랑을 뇌까린답니다
7 Comments
먼지 2008.07.28 00:11  
  휴지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필요로하면 자기를 희생하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찾기 좋게 하려고 색을 입혀 놨습니다.
어떤사람은 빨강색을 어떤사람은 검은색을...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색이 진짜 휴지이고
 나머지는 다 가짜라고 주장합니다.
또 많은사람들에게 휴지에 색을 입히고 써야 제대로 쓰는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순진한 많은 사람들이 아무 비판없이 그대로 색을 칠하며
자기는 진짜 휴지를 잘 쓰고 있다며 만족해하고
주위의 모든 휴지들까지 색을 칠하려 죽기로 노력합니다.
휴지에 색을 입히든 안 입히든 쓰이는데는 별 문제가 없는데도요..

선한마음을 가지고있는 사람은  색깔에 관계없이 언젠가는
선한 열매를 맺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습니다.
 
봄길 2008.07.28 08:15  
  언젠가 인간은 자기가 인간이라는 사실때문에 힘들고 괴로워하지 않을 수 없는것...실존의 벽앞에 서보지 못했다면 그게 원죄를 여전히 안고 있다는 것 아닐까? 진정한 회심은 맛도 못본 것.
깨달음이란 둘 중의 하나겠지.
예수가 말한 것처럼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를 따르는 것이거나...아니면은 붓다처럼 니르바나를 통해 끝도없는 영겁의 굴레에서 자기를 멸하거나...
나는 듣고 보았으니...그의 음성을...그가 주는 평안과 자유를...그가 친히 죽기를 무서워하며 방황하는 영혼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십자가안에서...나는 그를 만났네.
방관자 2008.07.28 10:05  
  십
방관자 2008.07.28 10:12  
  십자가도 형상이며, 불상도 형상인것을...
그 형상에 의지히여, 무엇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감성과 지성으로 이해 하려는 노력일뿐이지요...
실상은 없는것, 존재의 허구일뿐입니다.
저도 언제나 저의 무능을 탓하며, 끓임없는 죽음에 맞이한 이들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는 아픔을 기가 막히게 경험합니다.
나의 한계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나에게 큰 능력이 있을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다만 조금 더 안다는 것이 함정임을 나이들면서 처절하게 느낍니다.
그것이 구속이고 속박임을 처절하게 느낍니다.
다만 의지 하면서, 그보다 더큰 힘이 작용 한다는 것을 뚜렷이 받아들이면서, 속으로 눈물을 ....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겨우 감출뿐입니다.
제 전공이 암입니다.
늘 죽어가는 사람들만 만나지요...
나에게 잇어서 그것은 어느새 천형이 되어 버렸습니다.
피할수 없는 고통을...다만 존재함으로서 겨우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만을 자각하며, 기가 막힙니다.
그것이 존재의 한계입니다.
영성...열반....다 냉정하게 이야기 하면 자기 도피에 대한 착각의 환상이지요....
누구를 따르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한 닮아 가는것만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아닐지요....
방관자 2008.07.28 10:17  
  그래서 저는 자유로운 나의 영혼을 위하여 마치 상을 주듯이 여행을 즐깁니다.
내 부족한 인간의 존재 한계를 그나마 확인 하는 작업이지요....태국은 참 좋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느낄수 없는 편안함과 즐거움과 피식거려지는 웃음이 항상 좋았지요...
그들의 그 마음속애 무엇이 들었던, 무슨 생각을 하던,
속이던, 속아 넘어가던,,,,,나중에 한탄하던 말던,....
사람들의 웃음이 장사속이던, 말던,
그들은 참 친절하고, 기꺼이 나의 어리버리한 행동들을 이해 하여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조그마한 것들을 저도 많이 나눕니다.
실상은 제 스스로의 위안으로 삼는셈입니다.
살아 간다는 보람으로, 살아 있다는 인식으로....
고양이 쥐 생각 하는 마음이라고 욕해도 할말 없습니다.
아...태국 가고 싶어지네...
먼지 2008.07.28 10:28  
  나는 나를 보았기에 예수든 부처든 관심없다!
그들은 단지 나보다 먼저 자신을 본 사람일뿐...

이렇게  말할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봄길 2008.07.28 12:38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자기를 계시하시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하나의 가정법에 대한 끊임없는 공리공담...

그분이 나에게 말씀하셨지. 내가 너와 함께 있다고...
나 자신이 무서워 떨고 있을 때에
세상을 보며 슬픔에 힘겨워 하실 때에
그렇게 말씀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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