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찾은 씨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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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찾은 씨엠립...

필리핀 14 645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7월 1일 캄보댜로 넘어와서

이곳 씨엠립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씨엠립은 이번이 3번째 방문인데

두번째 방문이 10여 년 전이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찾은 씨엠립은

입이 딱 벌어질만큼 달라져 있네요...

당시에는 시내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였고

전기 사정이 안 좋아서 밤에는 어두컴컴한데다

여행자를 위한 업소들도 많지 않아서

유적지 관광을 마치면

숙소에서 맥주 한잔하다가

그냥 잠들곤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미니 카오산이라고 할만큼

여행자들을 위한 업소도 엄청나게 생겼고

밤새도록 흥정거리는 업소도 꽤 되네요...

이런 변화가 저에게는 그렇게 달갑지 않지만,

(저는 개발이나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원래의 것이 사라지는 걸 싫어하거든요... ^^;;;)

오랫동안 고난하게 살아온 캄보디안들에게는

반가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남아를 여행한 분들은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각 나라마다 독특한 국민성이 있습니다...

태국인들은 왠지 콧대가 높다는 게 느껴지고

(자신들이 동남아의 맹주라는데서 오는 자부심?)

수십년 동안 프랑스 및 미국과 전쟁을 치루었던 

베트남인들에게서는 일종의 지독함

(또는 끈질김)을 엿볼 수 있지요...

반면에 캄보디안들은

어딘가 주눅이 들어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마 이것은 수백만 명이 희생된

킬링필드의 여파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제가 지금 묵고 있는 친구 집의

원래 주인(캄보디안, 70세)은

영어와 프랑스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텔리인데요...

킬링필드 기간 동안 철저하게 자기 신분을 숨기고,

(심지어 벙어리 행세까지 했답니다... ㅠ.ㅠ)

몇 개월마다 거처를 옮겨다니면서 살았답니다...

자기처럼 그렇게 철저하게 숨어서 산 사람들이

꽤 된다고 하는군요...

암튼 그처럼 살벌했던 시기가 불과 30여 년 전이니

아직도 많은 캄보디안의 뇌리에는 

그 시절의 공포가 선명하게 남아 있겠죠...

때문에 30대 이상의 캄보디안들에게서는

어딘지 모르게 눈치를 보거나 

주눅이 들어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이것은 저만의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캄보디안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짠해집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비록 그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었다는,

거창하고 거룩한 이유라고 할지라도,

인간의 영혼을 말살하는

독재나 학살은

다시는 지구상의 그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인간보다 더 거룩하고 고귀한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이제 저는 내일 프놈펜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친구가 추천해주는,
 
킬링필드의 잔혹상이 남아 있는 장소들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친구는 그곳을 몇 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기분이 몹시 우울해진다고 하더군요...

과연 그곳에 가서 저는 무엇을 느끼고 깨닫게 될지

잔뜩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시 소식 전할 때까지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14 Comments
Cranberry 2011.07.04 09:49  
캄보디아 정부/민간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걸로 알고 있어요..훌륭한 문화를 가졌던 민족이니 만큼 현재는 힘들어도 잘될거리 생각해요..
필리핀님 여행 즐겁고 무사히 하시길 빕니다!
필리핀 2011.07.04 19:02  
캄보댜 사람들...
정말 얌전하고 순박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도와줍시다~~~
포맨 2011.07.04 11:56  
크메르족이 원래 타이족과 다이다이뜨던 민족이었는데 앙콜왓몰락시기부터 같이 다이하기 시작했지요.동남아에서 가장 주눅들만한 근현대사를 갖고있습니다. 중국 원시대 서하같은 낀니라로 전락한거지요...군사,정치적인 퇴보는 국민들의 불행으로 이어지니 문제지요. 내부적으로도 방콕파와 베트남파로 갈려...아예 갖다바친 ...등거리 유화파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매국노들도 있고...
근대사가 이 모냥이니 현대사에 중공을 등에업은 괴물이 등장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지요...

씨엠립 다녀온지 저도 꽤 되어서 궁금하기도 하지만 들려오는 얘기들은 점점 유흥가로 변한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비만오면 움푹움푹 패이고
아랍게릴라처럼 머리에 수건둘둘말고 열사의 짐칸에서 핀볼당하던 기억만 있는 저는...
씨엠립 가는길처럼 비포장이 포장도로로 바뀌었다고 마냥 좋아할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필리핀 2011.07.04 19:03  
서민들은 어디나 다 착한데...
권력에 눈 먼 정치인들과
돈에 눈 먼 자본가들이
어디서나 항상 문제지요...
어라연 2011.07.05 18:37  
...아랍게릴라처럼 머리에 수건둘둘말고 열사의 짐칸에서 핀볼당하던 기억...

무슨 말씀인지 머리에 선연히 그려지네요,,6년전 그 비포장도로를 버스타고 이리저리 3차원적으로 흔들리며 가던 길가의 현지인들의 모습이 딱 그랬으니까요..^^
실화공간 2011.07.04 15:14  
사람 갈아 가는 곳은 언제나 전화 위복 이란 것이 있습니다
캄보디아 국민에게 도 삶의 행복을 추구 하는 부분이 계속 증가 하리라 봅니다
님의 긴 글에서 느낌이 생깁니다 좋은 글 잡 보 앗습니다 감사 !
필리핀 2011.07.04 19:04  
저는 솔직히 캄보디안들이
물질적으로 부유해지기보다는
그들의 얼굴에 진정한 평화가 어리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JASON` 2011.07.04 15:46  
씨엠립, 2002년 세번째
프놈펜, 2004년 십여번째가 마지막이었나 봅니다.
역시나 많이 변해 있겠군요.
필리핀님 말씀같아나
적어도 씨엠립쪽은 덜 변해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프놈펜까지의 교통편은 어떻게 가실건지. . .
요즘은 버스편이 상당히 편하다고 하던데
배편은 어떨런지, 등등의 새로운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오랜 여정에 건강 조심하세요.
필리핀 2011.07.04 19:05  
씨엠립... 꼭 한번 다시 와보세요...
방콕 카오산보다 100배 났습니다...
상쾌한아침 2011.07.05 01:09  
안녕하세요. "상쾌한아침"입니다.^^

와우~! 많이 변했나 보군요.
최근 모습을 보고자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전부 유적지 사진만 있지 도시 사진이 없더라구요.
얼마나 변했는지 심히 궁금합니다.

저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사진을 좀 올려주실 수 없을까요?^^;;;
필리핀 2011.07.05 07:51  
사진 리더기가 없어요... ㅠ.ㅠ
고구마님이 쓰신 글을 보면
시내 사진이 좀 있습니다...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cam_info&wr_id=7962&sca=&sfl=wr_name%2C1&stx=%B0%ED%B1%B8%B8%B6&sop=and

그리고... 무엇보다...
담 행선지를 씨엠립으로 하셔요~ ^^*
저기요 2011.07.05 13:31  
씨엡립도 많이 변했나 보군요......
톤레샵 호수에서 양은 다라이(?)에 몸담고 노젓던 꼬맹이들이 생각나는 동네인데~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건 어찌보면 저처럼 뜨내기 여행객의 이기적인 바람이겠죠...
어찌 바뀌든 그곳에 살던 밝은 표정의 사람들이 여전히 웃고 지냈으면 좋겠네요
어라연 2011.07.05 18:45  
저도 갔었던게 2005년인데..그때에 비해서도 많이 변했겠네요..

뽀이펫~씨엡립 도로가 포장도로가 되었다니, 가기가 한결 수월해졌겠는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
M.B.K 2011.07.11 00:58  
2001년에 간게 마지막인데... 그때 다들 픽업트럭타고 가셨는데 용케 이곳에서 정보를 듣고는 새로 생긴 버스를 타고 시엡립에 도착했더니... 너무 편하게 왔다고 다들 부러워하던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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