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나가서도 한식에 환장하는(목숨거는)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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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나가서도 한식에 환장하는(목숨거는) 분 계신가요

misosoup 7 681


그게 바로 접니다 ^^;; 넵 ㅎㅎㅎㅎㅎ



전 지금도 고기 무지하게 좋아하는 육식형 인간이지만

어릴 땐 더욱 그 정도가 심해서

시금치, 당근, 김치 등등의 야채는 아예 입에 대지도 않고

고기, 분홍쏘세지, 오뎅(어묵), 맛살, 라면, 두부, 계란, 우유, 빵, 면.

거의 요딴걸 주식으로 연명하고 살았던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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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라고 먹어 봤자

고구마맛탕, 김밥 속 채소, 볶음밥, 마요네즈로 범벅한 감자샐러드

요런 것들이 전부였지요

 

과일도 별 맛을 몰라서

남들 사과 한 개씩 먹으면 전 8분의 1쪽 겨우 먹고

겨울이라고 귤을 손이 노래지도록 먹는 사람들 무색하게

하루에 하나 까서, 반쪽만 겨우 먹곤 한 것이 제 과일 섭취량의 전부였지요

 


 


게다가 스무살이 넘도록 전 김치도 먹을줄 몰랐습니다

그 맛을 모르니..가끔 김치가 생각나 찾아먹고 그랬던 기억은 전혀 없네요..그러니 김치에 대해선 말 다한거죠 뭐

엄마 빼고 나머지 식구들이 전부 그러하다(김치를 안 먹다) 보니

(아 생각해 보니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도 거의 김치를 안 드셨던 것 같아요ㅡ.ㅡ)

우리집에선 김장 담그는 날 같은 건 아예 없었고..

그냥 일년에 한 두 포기 하시면

그걸 대 여섯 달 씩 먹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것도 엄마가 거의 다 드신 거구요

한마디로 식구들 입맛이 지랄 맞았던 거죠

 


 


그런 제가(이십대 초반)외국에 여행을 나가니

음식이.. 특히 서양식 느끼한 음식들이.. 너무나 제 입에 잘 맞고 맛있더라구요.

마치 그곳이...........

좀 오바해서 얘기하자면 고향 같고, 천국 같았습니다 ^^;;;;;;;


바게트 먹다 입천장이 다 까졌다는 둥


음식들이 느끼해서 김치 생각에 미치겠다는 둥


한국음식 생각나서 살이 좍좍 내린다는 둥


그런 사람들을 보며..


에구 정말 무쟈게 촌시럽구먼..


외국 왔으면 외국음식에 적응해야지..한국 음식 냄새나 풍기고 다니고 저게 뭐야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곤 했드랬습니다  ㅡ.ㅡ+ (퍽퍽퍽! 죄송함다)


 


 

어릴 때부터 제 식성보고 사람들이 한번씩 하는 말이 있었는데..

저런 애들이 나중에 크면 입맛이 변한다 는 소리였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정말 제가 그렇게 되더군요

 


 


무슨 말인고 하니,


이젠 김치는 없어서 못 먹을 지경이 되었고


된장찌게랑 순두부도 이삼일에 한번은 먹어줘야 마음이 안정되고


가끔 야근하거나 지방 출장 다녀올 때 직원들이 핏자 따위를 사먹으면

왜 밥을 안먹고 이따우 느끼한걸 먹느냐며..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합니다


근데 재밋는 건

피자 사먹는 거에 흔쾌히 동의하신, 지금은 이사가 되신 저희 회사 부장님께..

<사실, 이분이 핏자를 먹는데 있어..
늘 실질적인 주동자. 혹은 배후 조정세력 이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ㅡ.ㅡ+
지가 주동자인줄 착각하는.. 행동대장은 따로 있었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부장님.. 피자가 맛있으세요? 원래 피자 좋아하신 거예요?’ 
라고 물었더니


응 맛있어.. 이런 거 가끔씩 먹고싶어


옜날엔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샌 이런 게 좋드라구

ㅡ.ㅡ;;;;;;;;;;;;;;;;;;;;;;;;;;;;;;;;;;;;;;;;;;;;;;;;;;;;;;;;;;;;;;;;;;;


입맛이 부장님처럼 저렇게 바뀌기도 하나 싶어..

재밋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 이제..

매끼니 늘 먹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그런 것들을

외식할 때도 사먹어 줘야 직성이 풀리곤 합니다


예전엔 도라지 쑥 냉이 더덕 미나리 부추 같은 야채에서

마치 흙 냄새 같은 게 나서 그게 그렇게나 싫었었는데

이제는 그런 자연의 향들이 너무나 좋고..


여러 야채들을(특히 봄나물) 국으로 한소끔 끓여 후루룩 불어 입에 넣는 순간

가슴속까지 따사로운 기운이 퍼지며 속이 확 풀리는 느낌과 함께 드는 그 시원한(따뜻한) 기분을 사랑하게까지 되었습니다 ㅜ.ㅜ


 


 

어려서(이십대) 해외서 한국식 찾는 우리 동포들을 입맛관련해서 은근 흉을 본 탓인지..

요 몇 년 전부터 해외에 나가면 한국음식에 아주 환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땐 홍콩엘 갔었는데

대형 쇼핑몰에는 꼭 하나씩 있는 한국음식 전문 식당에서

하루에 한끼는 꼭 한식을 사먹었습니다

(가격도 겁나 비싸서 여행 내내 김치찌개다 뭐다 사먹느라 돈 무지하니 깨졌습니다 ㅠ.ㅠ)


 



그것도 모잘라 이제 혼자 여행을 나설 땐

트래블 쿠커와 쌀, 젓갈, 라면, 김 까지 들고 나가곤 합니다

동행을 데리고 다니면 아무래도 한국음식 찾는 건 자제를 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이 먼 곳 까지 와서 김치 나부랭이를 찾는다며 쿠사리를 주더군요 ㅡ.ㅡ  췟!

그래서 동행이 있을 땐 웬만하면 꾸욱 참아주고

(그래도 이틀에 한번은 먹어줘야 합니다 ㅡ.,ㅡ)

혼자 나갈 땐 최대한 양껏 음식을 챙겨가는 편입니다


 


나만의 예쁘고 깜찍한 음식 재료들을 호텔방에서 몰래몰래 끓여먹으며..

이 맛있는 거 혼자 먹고 있기 정말로 아깝다며..

감동의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며 앉아 먹고있는 저라니 ㅡ.ㅡ;;;;;;;;

정말이지.. 전 제가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저 완전완전 변했습니다.


한식 중독엔 약도 없군요


 


 

여기(태사랑 여러분)도 저처럼 식성 변하신 분 있으신가요

 

7 Comments
고구마 2010.01.13 17:36  
와하~ 정말 드라마틱한 변화인데요.

전 어릴때도 양식 별로 좋아라 안했고, 그리고 특히 햄버거 별로 안좋아했어요.
요왕 따라다니면서 좀 먹긴하지만서도.....

체질은 기본적으로 한식 체질이 된거 같은데, 여행 나가면 한식 생각이 그렇게 많이는 안나더라구요.
그냥 현지식에 철컥 적응되긴해요.

하지만 몇달이고 내내 그렇게는 아니고, 한 2-3주 되면 찌개 랑 김치 생각이 자연스레 나구요.
게다가 전 게을러가지고 쿠커랑 음식재료를 그렇게 살뜰하게 준비하는것도 잘 못할거 같아요. ^^
쮸우 2010.01.13 17:58  
저도... 어렸을땐 양식집이 얼마나 좋던지...
게다가 피자는 얼마나 맛있던지...

하지만 이젠 저도 피자나 양식엔 흥미를 잃었어요.
특히 피자는 한쪽이상 먹으면 하루종일 더부룩-_ㅜ

외국 나가도 챙피하지만 꼭 일정중 하루는 한식집이 있답니다...
푸켓알라뷰 2010.01.13 19:03  
제가 피자를 먹어본것이..20대 초반일꺼에요..
개인적으로 흰우유나 치즈는 절대 못먹는데..1999년쯤에 피자체인이 붐을 이루면서 한번 맛보게됐지요~
그외에..생선회(날것은 다 못먹어요),양념안된 고기,뼈국물,생선국물,내장종류등등
먹는것보다 못먹는게 더 많았더랍니다..
그런애가..2004년 태국을 처음 접해보고 난후..지금까지 나름 식도락여행을 다니고있고
먹어보지않고 음식을 가리는걸 이해못하는 남친을 만난후론..
갈비탕(뼈국물),생고기,소곱창(내장),꿍채남빠(날것),과메기까지..즐겨?먹고있는실정^^

작년까지만해도..태국에선 한국음식을 먹는건 백백커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하며 절대 태국음식사수했는데~
요즘엔 파타야에 푹 빠져서..편히 여행하다보니 이틀에 한번식은 꼭 한식을 먹어야..
저도 남자였다면..텐트에 온갖 조리도구가지고 시장서 장봐야 해먹었을거같네요~
진정한 백백커시군요^^
여행기쓰신 태린님과 함체하시면 세상은 내집일듯해요ㅋ
동쪽마녀 2010.01.13 20:30  
스물 너머까지 김치찌개, 된장찌개, 육개장, 탕국 등 
엄마가 해주시는 가정식 백반만을 먹었고,
그것도 모자라
친구들 학생 식당에서 분식 사 먹을 때 도시락 먹은 애가 접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구요,
엄마의 2/3 강제.ㅠㅠ
지금은
모든 음식에 해탈했습니다.
다 잘 먹는다는 것이 아니고,
다 잘 안 먹게 되었어요.
음식 자체에 별 관심이 없달까요.
과일, 아이스크림만은 무조건 잘 먹지만요.
암튼
그래서 어딜 가도 음식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답니다. 
이걸 기뻐해야 하는 걸까요,
슬퍼해야 하는 걸까요.ㅠㅠ
6공병 2010.01.13 23:12  
전 초등학교때 이모부가 깻잎에 고기 싸주신거 먹고 토했어요...ㅡㅡ;
고추,두부,파,마늘,양파,할튼 별별거 다 못먹었었던 초딩입맛이었는데...

고등학교때부터 슬슬 바뀌더니 군대가서 완전 초잡식성으로.
지금은 남들이 흔히 말하는 혐오식품들까지. 중국본토음식부터 타이음식까지 안가리고 다 먹죠.ㅎㅎ
♡러블리야옹♡ 2010.01.14 19:29  

난 두돌이 됬을때 날새우 (오도리)를먹었고..5살때 처음아나고와 생간을 맛보았는데..
3살때까지 못걷고 기어다녔으면서 .. 걸음마보다 어른들의 음식을 먼저 배웟던난..
아무리 생각해도 못먹는 음식은 그어디에도 없는듯..
싫어하는게 있다면.. 어릴때 하두 먹어서 질려버린 동태찌게와 곰치탕...
정말 곰치탕은 보기만해도 비호감 ㅡ,.ㅡ;;
그래도 태국에선.. 한식 생각이 별로 안나서 다행인것 같아요~ ㅋ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1.17 06:41  
전 치앙마이에서 살지만..

속병이 많은 관계로..

한식을 집에서 해먹습니다.

저도 한때는 이거저거 안가리고 먹었지만..

노화가 오는것인지..


병이 생겨서...

베지터리안이 어쩔수없이 되고..고기종류를먹음 거의 소화가 안되고..


가끔 한두달에 한번정도 고기를 먹지요..


나머지는 거의다 채소나 풀입니다.

태국음식에 질려서..출장이나 일하러 또는 놀러갈때면.


한식하고 비슷한 음식을 먹거나.빵으로 때웁니다.

좀 장기적으로 간다면..


전기밥솥 가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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