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도 아픈곳...태국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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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도 아픈곳...태국에 갑니다.

다사로 0 513
태국은...그중에서도 방콕은 제게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94년 12월3일
기억도 생생한 그날, 난생 처음으로 해외여행길에 올랐었지요.
그렇게 도착한 방콕은 굉장히 생경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이어서
마치 영화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어요.

너무나 유쾌하고 요란스럽고 소중한 여행이었기에 10년이나 지난
지금도 그때 들렀던곳, 숙소비, 툭툭이값까지 하나하나를 기억합니다.
(작년에 다녀온 홍콩은 환률조차 기억을 못하는 주제에...)

그뒤 96년까지 6개월에 한번씩 들락거리며 이웃집 같이 편하고
마냥 친근한 곳이 되어갔지요.

아시는 분은 아실거에요.
치앙마이에 갔다가도, 남부 섬이나 말레이지아, 심지어 인도에 갔다가도
언제나 돌아오는 곳은 방콕!
그래서 방콕에 오면 "아, 집에 왔다"하는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너 또 왔냐?"하고 퉁명스럽게 한마디씩 던지던 만남의 광장 1대주인
박상철 아저씨, 여행자에서 식당주인으로 변신해 놀라움을 주었던
홍익인간 달이 아저씨, 언제나 해맑게 웃던 툭툭이 아저씨.

그리고...
첫사랑의 그사람을 처음 만난곳도, 1년뒤 그와 헤어진곳도 방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친근하던  방콕에 그뒤로 5년동안 가지 못했고
2001년 다시 찾은 카오산은 꽤 낯선곳이 되어 있더군요.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시간이 묻혀 있는 곳이기에 아무도 맞아주는 이 없이
변해버린  도시의 쌀쌀함에 못내 아쉬워 하기도 했고,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을 찾았을땐 바보 같이 혼자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2주후에 다시 방콕에 갑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효도여행이지요.

3년만에 찾아가는 그곳은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거리 곳곳에 아스라한 기억이 남아있지만 타인의 얼굴을 하고 있는
방콕은 여전히 그립고도 아픈장소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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