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투어의 방명록
분위기가 좀 그래서...글쓰는것이 주저스럽긴 하지만 -_-;;;;;;;
수린에 들어가기 전 들리게 되는 끄라부리의 사비나투어.
...여행사입니다.
끄라부리 선착장에서 수린에 들어가기전까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곳이고.
수린에서 나와서
방콕으로 갈 버스가 올때까지 대기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커피도 있고. 코코아도 있고.
거 뭐냐...뭐더라...도너츠 같은거...이름 또 까먹었네...어쨋건 그것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간단하게 샤워도 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친절한 직원분들이 계십니다.
카운터에 앉아 계시는 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미스터 오. 도 친절하고.
미스터 A 도 친절하고.
좋습니다.
어쨋건
수린에서 나와서 방콕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지인 커플 한팀이 있었고
한국인은 혼자였습니다.
미스터 오. 와 미스터 A 에게
(기념으로 지폐를 모으지만 유로도 있고. 프랑도 있고. 파운드도 있지만 원화만 없다라고 하면서 은근히 압박을 -_- )
천원짜리 한장씩을 빼앗기고는 -_-;;
이천원 본전을 뽑아야 한다. 는 본능으로
커피와 코코아를 들입다 마셔대며
간단하게 세수도 하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심심하기도 하고 해서
벽에 붙어 있는 방명록을 보고 있었습니다.
지난번 게시물에서도 얼핏 사진을 올렸었지만
한국말이 많이 쓰여 있었고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의 글도 있었고.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이 쓴 글도 있었습니다.
타국에서 아는 사람들의 글을 읽는다는게 너무도 신기해서
멍~하니 오랫동안 보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미스터 A 가 다가와서 슬그머니 말을 붙였습니다.
" 종이가 꽉 찼어. 이건 이제 끝났어. 새 종이 붙일 생각이야."
" 저건 그럼 버려? "
" 아니 버리지 않아. 왜? 너 갖고 싶어? "
" 응~! 저거 나 줘라! "
아까 저에게 1000원짜리 지폐를 기념으로 받아서 기분이 좋아진 미스터 A 는 아무말도 없이
방명록 한장을 떼어내서 돌돌 말은후 저에게 주었습니다.
사비나투어의 사이트주소와 FOR YOU 라고 적어 주었습니다.
얼떨결에 무언가를 받아든 저는 그냥 신나서 헬렐레~
버스 시간이 되고
미스터 오, 미스터 A 과 작별인사를 하고
버스틑 탔습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것도 가져와서는 안되는건데.
또
방명록을 쓰신분들 역시
자신의 흔적을 이곳에 남기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셨을텐데.
난 다른분들이 남긴 흔적을
다시 서울로 들어가는구나.
몹쓸짓이구나.
생각이 너무 짧았구나.
잘못했구나.
실수구나.
이미 버스는 출발했고.
방법이 없었습니다.
방콕에서의 마지날 밤.
둘둘 말아놓은 종이이긴 하지만
이동이 너무 힘들어서
에라완 하우스에서 가위를 빌려서
반듯하게 오린다고 오려보았지만
비뚤비뚤.
오린 조각을 다시 스캔해서 합쳐보아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군요.
빈 부분들이 조금씩 보이고 -_- 짤리는 부분도 보이네요.
아무것도 두고 오지도 말고
아무것도 가져오지 말자.
참 어이없게도 기본적인 원칙을 깨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방명록을 쓰신 수많은 한국분들께.
혹은 태국분들이나 다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스캔해서 이걸 올려야하나 말아야하나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이걸 스캔해서 게시물로 올리는짓이 잘하는짓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