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봐야 할까요?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한번은 봐야 할까요?

정동일 5 522

먼 옛날 얘기네요. 고등학교 2학년때 친한 친구가 강원도 사시던 분과 펜팔을 했고, 저도 소개해 달라고 떼를 써서 평생 잊지못할 사람 하나를 소개 받았습니다. 그저 편한 친구로 시작해서 편지가 오고 가다보니, 친구 이상의 감정이 생겼고, 군대갈때 까지 다른 여자 쳐다본적 없었습니다. 대학 떨어저 재수할땐 내게 큰힘이 되어 주었고 시험 3개월 전부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가 왔었습니다. 군대 힘들었던 기간도 제대하고 가면 꼭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하겠다며 길고 길었던 야간 경계도 힘든줄 모르고 지냈었습니다. 아마 이때 연락이 끊어진거 같네요. 전 언제라도 그곳으로 달려가면 그분이 절 기다리고 있을꺼라 믿었습니다. 가끔 그분 집으로 전화를 하면서 외로움을 달랫었고, 졸업 후 취직하자 마자 강원도로 달려 갔습니다. 마을이 없어졌더군요. 광산이 폐광 되면서 마을 자체가 없어졌고, 주변에 사시는 분들을 통해 그분이 결혼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무너 진다는 느낌, 삶의 목적이 없어졌었다고나 할까... 그후론 강원도에 가본적 없습니다.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강원도가 싫어 겨울이 없는 곳으로 해외업무를 자청했었습니다. 필리핀, 태국, 베트남,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폴 등등. 잊었다고 생각 했었는데, 선생 김봉두를 보면서 가슴이 멎는줄 알았습니다. 마지막 자막에 나오던 학교의 주소가 바로 그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내 나이 40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제 가슴 아프네요.

어떻게 그분 주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한번 교환하지 못해 얼굴은 모르지만, 헤어진지 15년이 되었어도 목소린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젊었다면 앞뒤 안가리고 달려 갔겠지만, 내 욕심에 그분이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주소를 전해준 친구는 제가 사랑한건 15년전의 그분이지 지금의 그분이 아니라 내가 실망할지 모른다면 말리지만, 제가 사랑한건 그분의 마음이지 외모가 아니었습니다.

죽기전에 꼭 한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 했는데, 이젠 그 기원이 이루어 질지도 모르는데 전 또 망설이고 있습니다. 15년전에 "사랑한다고 기다려 달라고"한마디 못하고 망설이던 전, 지금도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이런 기회 없을거란거 알지만, 사랑한다는 감정보다 그분을 지켜야 한다는 이성이 감정을 누르고 있습니다. 몰래 가서 살짝 보고만 올까도 생각 하지만....

오늘 눈이 내리니, 강원도 그곳이 생각 나네요.

5 Comments
브랜든_Talog 2007.11.19 21:55  
  버릇없이(?) 감히 글을 올려도 될지 몰라 정말 고민하다가 답글 답니다...
꼭 한번 만나보세요 멀리서 지켜만 보시지 마시고 친구처럼 악수한번 하고... 딱 한번만 죽기전에 한번 만나보세요... 저라면 그렇게 하고 싶을 것 같아요... 너무 제 생각이 이기적인가요? ㅠㅠ 건방졌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후회는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월야광랑 2007.11.19 23:36  
  으흠... 피천득님의 수필 "인연" 이 생각나는 사연이군요.
조금 더 그분의 사정을 알아 본 후에 결정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혹시나 그분과 그분의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만남은 서로의 후회를 씻어주고, 다시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음은 급하시겠지만, 조금 더 그분과 그 분 주위의 사정을 알아 보고, 도와 줄 것이 있으면 도우면서,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역마살이 2007.11.19 23:38  
  월야광랑님께 한표!!!
아켐 2007.11.20 09:23  
  전 그냥 이대로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시라고 하고 싶네요..어떤 마음인진 제 짧은 글실력으론 말할수 없지만 .....
참새하루 2007.11.20 12:03  
  첫사랑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는게...

만나 본들 무엇이 달라질까요

첫사랑의 추억만 깨어질 뿐...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