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 4대강의 삼류 연극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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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4대강의 삼류 연극 무대

나마스테지 17 482
1. 200년 여름, 경북 상주시 비봉산에서 굽어 본 낙동강과 오리섬-은 습지와 모래톱과 강물이 나란히 이어져 있었다. 동물들은 그곳을 오가며 왕성한 생명활동을 했다.

2. 200년 가을, 동물들이 무수히 찍어놓은 발자국 위를 포클레인의 무한궤도가 긋고 지나갔다.

3. 포클레인은 낙동강 바닥도 6m 깊이까지 파들어갔다. 너른 모래톱은 직사각형 단위로 잘려나가 모두 사라졌다.

4. 섬안으로 쭉 뻗은 소나무들이 들어왔다. 소나무들은 강 건너 빤히 보이는 도남서원 뒷산에서 뿌리가 뽑혀 옮겨졌다. 돌려막기 눈가림을 한 섬에는 '낙동강 생명의 숲'이라는 비석이 세워졌다.

5. 섬 한가운데 나비 형상의 산책로가 자리잡고 있다. 섬 주변으로 모래톱이 예전 자리에서 다시 자라나고 있다. 나비와 모래톱의 기세는 팽팽하다. 2011년 가을의 일이다.

*나비: 나비는 익룡보다 터무니 없이 크고, 익룡 화석보다 훨씬 볼품도 생기도 없이, 납작하게 눌린 채로, '설치'됐다. 수풀을 걷어 낸 자리에는 떼잔디가 입혀졌다. 오리든 나비든, 어차피 산책로는 하늘을 날지 못한다. 이건 그저 볼거리, 아니면 말장난뿐인 것을.

*모래톱: 지난 여름,섬 바로 아래 상주보의 하류 왼쪽 제방이 거센 물살을 못이기고 300m나 유실됐다. 강바닥을 6m나 파냈지만, 내성천 등 상류 지천에서 물과 함께 흘러온 모래가 차곡차곡 쌓여 경천대 앞 모래톱은 거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고, 오리섬 일대 모래톱도 봄비가 내린 뒤 죽순처럼 하루가 무섭게 자라고 있다. 놀라운 것은, 다시 자라나는 모래톱은 준설 전 모래톱과 같은 자리에서 같은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 오리섬과 그 일대는 현재 보 공정률 99%, 준설률 96%, 전체 공정률 80%대를 숨가쁘게 돌파했다는 4대강 사업의 압축판이다. 전국의 큰 물줄기란 물줄기에서 3년 동안 밤낮없이 파내고 퍼부은 그 근면성실한 행위가 결국 무엇이었는지를 이곳 비봉산(경북 상주시 중동면 오상리) 중턱에 서보면 한눈에 직관할 수 있다.

글: 안영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편집장.
1,2,3,4,5는 지율 스님의 사진에 안영춘 편집장이 적은 글.
17 Comments
옥수니 2011.10.17 01:47  
??????????????????????????????????????????????????????
소버즈 2011.10.17 06:07  
이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마스테지 2011.10.17 12:44  
....::::, 꼭 한번 올리고 싶었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에 실린 안영춘편집장의 글을 읽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전투적이지 않은 필살의 먹먹함이 온전히 전해지는 이 글을, 본글 다 올리고 싶었지만 조금 길어서 일부만 올렸습니다.
4대강에 대해 꼭 한번 올리고 싶었습니다, 이곳, 여기에요.

<제방 유실은 구조적인 문제였다. 유속이 급격히 빨라지고 보의 갑문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바로 밑에서 병성천과 합류지점이 있어 제방이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 이것은 생태주의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하천 토목학자들의 주장이다>
*보의 갑문: 갑문이 보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은, 배가 드나들기 위해 갑문을 크게 만들려다 보니 그렇게 설계되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지금 방콕은. 해 쨍쨍이었는데. 방금 해가 사라졌어요.
간큰초짜 2011.10.17 21:08  
누님...준비 다하셨나보네요.
방타이하셨어요?
부산서 뵈요.
나마스테지 2011.10.17 23:35  
간초아우님. 욕 먹지 않을 정도로요 ㅎㅎ
제가 본디 잘안돌아다니지만 오늘 탐마삿대 졸업한 프리랜스 친구를 카오산 트루커피숍에서 만났는데, 카오산 초입 경찰서 옆에 초상화 그려주는 스트릿 아티스트들 만났어요.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초상화 15호 300밧이라네요. 전에도 느꼈지만 여기 화가들은 너무 예쁘게 그리던데...낼 말해봐야지...ㅋㅋ. 동대문 가서 무 양 까올리 먹고 38세 아가씨(결혼 안했음)랑 헤어졌는데...진짜 재수 좋아요. 폭포비 용케 피하고 다닙니당~ 아우님, 부산서 봅시다^^
Drifter 2011.10.17 09:41  
자연이 스스로를 복원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나마스테지 2011.10.17 12:56  
4대강 준공식을 하고 나면 곧 바로 '지천살리기'.........

<물론 연극의 연출자는 지천 모래강이 생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살을 베어주듯 역행침식을 하며 낙동강으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모래를 내려보내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급한 대로 포클레인을 다시 투입해 연극 도입부 장면을 되풀이 할 뿐, 모래의 기원과 오고감을 알려하지 않는다. 연극은 오리섬의 변종나비가 하늘로 올라야 끝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뿔 2011.10.17 10:19  
환경이고,,,뭐고 없습니다.
왜그렇게 하는지 정말 화가납니다.
직접보신분들...은 더 하실걸요
나마스테지 2011.10.17 13:27  
<생명을 열쇳말 삼아 예술입네 디자인입네 하는 이 바닥의 생리를 조금만 알면 금세 민망해지고 만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와 쿠제 반 브루겐 부부는 청계천에 한번 와보지도 않고 인도양의 조개에서 모티브를 따서 34억원짜리 소라탑을 완성했다지 않은가. 바닷고동이면 어떻고 민물 다슬기면 또 어떤가.>

용산구역에 들어서는 으매무시한 건출물에 국내 건축가는 단 한명도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도 우습고, ...지난 봄 어느 술자리. 오랜 만에 만난 모 구청 건축과장 왈, "4대강 기 만드니, 차라리 옛 가야국처럼 영남을 강을 중심으로 독립시키자." 라나....
재석아빠 2011.10.17 22:42  
그냥 암꺼나에 맞는 글이네요....

방콕에서 살고 잇으니 이렇게 개인이 보고 느낀것을 듣기라도 할수 잇어야지요.....

이번 한국 방문에 여기저기 다닐기회가 많아서 4대강 공사 지역 지나다녀 봤지만....
예전에 기억하고 잇는 소박한 강변의 모습은 없었어요......

많이 아쉽던데요....

가평에 자라섬도....낚시 다니면서 자연스러워서 좋앗는데.....
지나가면서 보니....자연스러움도 없엇고.....

조용히 낚시 하던 그때가 생각 납니다....
나마스테지 2011.10.17 23:41  
에...방금 뵈었지만...
동대문 형님께서는 건강 잘 지키시기 바라옵니다...의자에서 자주 일어서시길...바래효~
세일러 2011.10.17 23:40  
방콕이시군요~
뭐, 탐욕에 판단력이 흐려졌던 유권자들을 탓할 밖에요.
이제라도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는데, 열흘후면 미래가 있을지 암울할지 판단이 되겠군요...
나마스테지 2011.10.17 23:51  
아...열흘 후......

세일러님 많이 타셨나요? 지금은 비가 마니 와  별로 안타서 좋아요~
물이 잠긴 길을 유유히 걸어지나가는 견공이 압권이었습니다.
세일러 2011.10.17 23:55  
에... 아무래도 좀 까매졌죠...
그래두 귀국후 만나는 사람들마다, 의외로 별로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월남에서 돌아온 새카만 김상사를 기대했는데, 덜 타서 돌아와서 그런가봐요.
저도 돌아다닐때 비가 많이 와서...
 
지금 방콕은 초비상이던데...
물 조심하세요~
나마스테지 2011.10.18 00:08  
알아들을 수 없지만...킹의 국민대담화문 방영하네요...
수완나 네버 괜찮구요, 뭐...어디나 어려운 지역 사람들이 재난에 속수무책이지요...
카오산 뿜뿌이 처자가 오히려, '한쿡 비 마니 왔을 때 너 걱정했다.'나요..ㅡ.,ㅡ
굿나잇, 세일러 문~~~ㅋㅋ
쌍문 2011.10.18 09:06  
오늘 아침 서울 날씨는 완전 겨울 이네요..
새삼 따뜻한 그곳이 그립다....

마사지 잘 받고  건강 챙겨 귀국 하세요

(지난 겨울 오랫만에 카오산 갔더니
부츠매장 보이던데요.
샤워용품 가격대비 아주 좋더라구요.
중국 가서 필요한데 없어서 ㅋ ㅋㅋ)
나마스테지 2011.10.18 19:06  
자네 때문에 '거기' 가겠지만....난 '여기'가 재밌어.
좀 전에 마사지받고 길거리 옷 사는데...마음에 드는 인도바지...350밧이래.
250으로 깍아서 10장. 자넨 인도 오래 잇었으니 알겠지만...인도바지 재밌는 바지지 ㅎㅎ 이걸 꼭 사다달라는 분이 있어서. 재연이도 좋아하구. 빠리서는 1장 4만원 이상 한다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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