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보고 왔습니다.
enten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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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22:17
오로라 보고 왔어요.
1부터 5단계까지를 등급으로 봤을때...기다리고 기다리던 4단계 등급의 오로라를 이틀봤습니다......만... ㅠ.ㅠ
기상이변때문에 망했어요. ㅠ.,ㅠ
오로라를 잘 보기 위한 세가지 조건.
1. 미친듯이 추울것. 원래 화이트호스는 1월평균 영하 40도까지도 내려간답니다.
2. 그뭄일것. 보름달에는 달빛의 영향으로 오로라가 희미해 진다고 합니다.
3. 태양의 흑점활동이 활발할 것.. 올 해는 12년만에 돌아온 흑점활동기입니다.
그래서... 어릴적부터의 꿈을 찾아... 캐나다 화이트호스까지 갔습니다.
서울서도 10월이면 내복을 꺼내 입는 추위민감증 환자 주제에 말이죠.
히트텍 내복 2개 껴입고. 유니클로 깔깔이 한개, 덕다운깔깔이 하나. 대망의 캐나다 구스.
거기다 엄마의 털외투까지 입고 오로라를 보러 갔는데... - 참고로 열파스 10장으로 몸 도배.
그.러.나...
미친듯이 잔업해가며 1월 1일 그뭄달에 12년만의 태양 흑점활동을 노렸지만 이상기온 앞에서는 무용지물.
캐나다 사람들의 표현에 따르면 extremly odd라면서 너무 따뜻했구요. - 영하 14도, 서울과 비슷.
그리고 눈이 많이 오지 않는 화이트 호스에 4일 내내 눈이 펑펑... 크리스마스 카드 속에 들어갔다 옴.
결국...둘째날 밤에 오로라 5등급 만점에 4등급짜리를 만났지만. 불행히도 눈이 너무 많이 왔고 구름이 많아서...
육안으로는 그냥 뿌연 안개같은 무언가가 울렁 울렁 거리는걸 봤어요.
그나마 그것도 못보고 가는 사람이 많아서 자체 만족.,
생각해 보면.. 지리산 종주때도 일출 못봤었고.
설악산 종주떄도 일출 못봤었고.
촛대바위때도 구름만 잔뜩...
성산 일출봉에서도 못봤었고.. ㅋㅋㅋ
그러니... 오로라를 이나마라도 본게 어딘가 싶어요.
참... 사진 속의 오로라는 실제 오로라와 많이 다릅니다.
인간의 눈은 카메라 렌즈보다 어둠에 취약한 관계로 그냥 뿌연 무언가로만 보여요.
그런데 정밀한 기계로 보면 저런 초록색 광선이 보이게 되는거죠.
하지만 진짜 오로라가 제대로 보이는 날에는 육안으로도 저런 녹색 광선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제 똑딱이 카메라는 주인을 닮았는지 뿌옇게 밖에 안나오고요.
추위속에서 덜덜 떨며 3시간을 눈속에서 잠복근무했던 일본 친구가 제대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어요.
여튼...
오로라 잘 보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