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사라질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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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클리츠를 갖추지 않은 일반 여행자가 설상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빙하는 지구상에서 Athabasca Glacier가 유일하다. 대충 앳서배스카라고 발음한다.
앳서배스카 빙하를 포함해 모두 6 개의 빙하가 컬럼비아 빙원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중 세 빙하에서 녹은 물이 강을 이루어 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이곳을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 이라고도 부른다.
사스카체완 빙하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대륙 동쪽으로 간다. 노스 사스카체완 강을 이루어 약 500 km 동북쪽에 있는 에드먼튼 시를 관통하여 알버타 주 대평원과 매니토바 북부 삼림지대를 지난 후 마침내 헛슨 베이, 북대서양과 만난다.
컬럼비아 빙하에서 녹아 흘러내린 물은 서쪽으로 향한다. 컬럼비아 강을 이루어 록키산맥 서부와 코우스트 산맥 계곡을 돌고돌아 약 2 천 km 를 흐른 후 태평양과 만난다.
내가 마주 서 있는 앳서배스카 빙하에서 출발한 물은 북쪽으로 흐른다. 빙하 끝 지점 아래 형성된 연못에서 잠시 머문 후 북극해를 향해 4 천 수 백 km 에 달하는 기나 긴 여행을 시작한다. 중간에 맥킨지 강과 합류한다.
Blessing on your great journey...
빙하로부터 120 km 북쪽 지점 (재스퍼와 힌튼 사이)을 흐르고 있는 앳서배스카 강
얼음처럼 차가웠던 이 물줄기들은 흐르는
동안 산소를 증가시키고 흙과 바위, 나무 등이 품고 있는 영양소들을 가져가면서
생명수로 거듭난다.
앳서배스카 빙하는 지난 130 년 간 그 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 말은 앞으로 100 년 정도 지나면 이 빙하가 사라진다는 말과 비슷하다.
산맥의 계곡을 뒤덮고 있는 컬럼비아 빙원에서 빙하는 계속 밀려내려오겠지만 1 년 내내 얼어있는 만년설로서의 앳서배스카 빙하는 빠르면 이번 세기 안에 사라질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890 년 앳서배스카 빙하는 지금의 아이스필즈 파크웨이 (Icefields Parkway) 코 앞 까지 내려와 있었다.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수립되었던 그 해 1948 년에는 빙하가 지금의 앳서배스카 강 발원지(연못) 근처까지 뒤덮고 있었다. 연못은 지금보다 훨씬 아랫쪽에 위치하고 있었을 것이다.
장영자 씨가 구속되고 김지영 씨가 태어나던 그 해 the glacier tow 의 끝지점은 여기까지 였다.
연못을 보면 1948 년 이후 34 년 동안 빙하가 얼마나 뒤로 물러섰는지 알 수 있다. 1948 년 표지판은 연못 동쪽에 있지만 1982 년 표지판은 연못 서쪽 멀찌감치 세워져 있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고 보스니아 내전이 발발했던 그 해, 싸르니아가 처음으로 설상차를 타고 빙하 위에 올랐던 그 해 여름에는 빙하가 이 지점까지 내려와 있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 부부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판문점을 걸어서 북으로 갔던 그 해의 빙하 끝자리다.
그로부터 14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빙하는 이미 그 때 그 지점으로부터 100 미터 이상 뒤로 물러나 있다.
앞으로 14 년 후, 우리는 ‘2020 년’ 표지판 뒤로 다시 100 미터 이상 쪼그라든 앳서배스카 빙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약 1 백 년 후, 1890 년부터 2XXX 년 까지의 표지판 수 십 개를 황량한 모레인 위에 남긴 채 앳서바스카 빙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질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포장도로 (the most beautiful scenic paved road in the world) 아이스필즈 파크웨이는 레이크루이즈에서 재스퍼 까지 236 km 구간을 잇는 도로다.
알버타 주정부 소속 주도(93 번)임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 직속기관인 Parks Canada 가 관리한다. 이 도로를 통과하려면 Parks Canada 가 발행한 Park Pass를 구입해야 한다.
아이스필즈 파크웨이 북쪽 기점 재스퍼
재스퍼 타운은 분위기가 언제나 아늑하고 차분해서 시끌벅적한 밴프타운과는 구분된다.
평소라면 줄을 서야하는 재스퍼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오너가 한국계다. 예전에는 ‘할매집’ 이라는 한국어 간판도 있었다고 한다.
관리는 잘 되어 있다. 낡았다는 느낌보다는 제법 고풍스러운 인상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