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Curious <알프레도 로체스 & 그레이스 로체스>

조화나라 1 231 2014.03.15 01:04

사진은 뺐습니다. 안보이신다고 해서.....

필리핀 Curious <알프레도 로체스 & 그레이스 로체스> 2005년

필리피노들은 남들 앞에서 선물이 공개되는 걸 좋지 않게 여긴다.

누군가를 똑바로 응시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인상이 나쁘거나 험악한 사람과는 되도록 눈을 마주치지 말라.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세상 어디서나 비난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필리피노에서는 도전의 의미가 더 크다.

많은 필리피노들이 ‘f'를 발음하지 못해 ’p'로 대체하는 것은 필리핀 언어에 ‘f'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 헛갈리는 건 때때로 아예 단어의 스펠에 ’f'의 자리에 ‘p'가 들어가 있는 경우다. 대표적인 경우로 ’Filipino'와 ‘Pilipino'가 함께 통용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절대로 거칠게 말하거나 험한 말을 쓰거나 큰 소리를 지르지 말라.

(중략) 공공연하게 누군가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을 치는 것은 금물이다. 직설적인 불만을 표출해야만 한다면 다른 이들의 눈과 귀가 없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수치심이나 창피함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나 말은 절대 안 된다.

이와 더불어 상대방의 ‘자존심’이나 ‘명예’를 건드리면 안 된다.

외국인은 필리피노들이 분명하게 ‘no’라 하지 않고 질질 시간을 끄는 것에 짜증을 낸다. 반대로 필리피노는 ‘no'라는 암시를 자꾸 줘도 알아채지 못하는 외국인이 답답하기 짝이 없다. 면전에서 ’no‘라 말하면 무안하거나 불쾌해할까봐 속 시원히 표현하지 않는 것인데 말이다. 필리피노들은 자기들이 외국인의 자존심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무엇이 무례하고 무엇이 사려 깊은 것일까? 그것은 단지 문화적 해석의 문제다.

잔치 음식을 집으로 가져오는 것이 필리핀의 관습이다.

문화적 피로

초기 충격을 극복하고 차이를 받아들인 후에도 양측의 너무나 다른 생활양식과 가치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마음을 열고 새 문화 환경을 배우려는 열의를 보이지만 문화적 피로가 쌓이기 시작한다.

“문화적 피로란 타문화권에서 장기간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소한 조정작업을 행하면서 육체적.정서적으로 탈진된 상태를 의미한다. 해외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평가 방식과 판단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일견 익숙한 행위에도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고 활동 내용과 방식의 지속적인 변화를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을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또 성공적이건 성공적이지 않건 간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게 마련이라서 누구라도 지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인은 ‘목표지향적’인 반면 필리피노는 ‘인간 중심적’이며,

미국인은 ‘실천’에 적극적인 데 비해 필리피노는 ‘상태’에 관심을 둔다.

사교 모임 시 손님은 약간 늦게 모습을 나타내는 게 예의다. 시간에 딱 맞춰 등장하면 연회에 오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주최자가 식사를 권할 때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식탁으로 달려가선 안 된다. 수차례 권하는 말을 들은 후에야 천천히 몸을 움직여야 한다. 손님들은 식사를 끝내면서 접시에 음식을 조금 남겨두어야 한다.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는 손님이 마치 집에서 잘 못 먹고 지내 엄청 굶주려 있었거나 주최자의 대접이 소홀했다는 인상을 준다.

당신이 파티의 주최자라면 손님들에게 끊임없이 음식을 권하고 제공해야 하는데, 그것을 성가시다 여기면 곤란하다. 주최자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이니까. 또, 필리피노 손님들이 늦게 도착하고 열심히 먹지 않는 데다 접시를 깨끗이 비우지 않는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지도 마라. 그게 다 이 나라의 에티켓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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