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철도 -잊혀진 대륙의 길을 찾아서- <최연혜>

조화나라 1 414 2014.03.17 01:18

<사진 생략>

시베리아 횡단철도 -잊혀진 대륙의 길을 찾아서- <최연혜> 2006년

TSR(Trans Siberian Railway:시베리아 횡단철도)

TMGR(Trans Mongolia Railway: 몽골 횡단철도)

TCR(Trans Chinese Railway:중국 횡단철도)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여 모스크바에 이르는 TSR의 전 여정은 9,288Km이다.

시간이 곧 돈으로 환산되고 지리적 거리가 의미를 상실하였다고 주장하는 디지털 시대에 비행기를 타면 10여 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서울에서 모스크바를 거의 일주일에 걸쳐 열차로 이동하는 것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러시아 연방의 면적은 옛 소련 영토의 76%를 승계하여 1700만 평방킬로미터에 달한다. 이것이 얼마만한 크기인지는 다음과 같이 말하면 더 쉽게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이는 남한의 약157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며, 미국의 1.8배 또는 중국과 미국 영토를 합한 것보다도 더 큰 면적이다. 우랄에서 태평양 연안까지 펼쳐진 ‘잠자는 미인’, 시베리아의 면적은 러시아 연방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1380만 평방킬로미터. 이는 미국과 유럽 대륙을 합친 크기와 맞먹는다. 이처럼 광대한 국토에 살고있는 인구는 약 1억5000만명. 그나마 해마다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러시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칼리닌그라드에서 동쪽 끝의 캄차카 반도에 이르려면 거의 지구의 반을 횡단해야 한다. 러시아에는 11개의 시간대가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쉬지 않고 6박7일을 달려서 도착한다. 비행기로 직행해도 아홉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다. 러시아는 지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라는 두 개의 대륙을 품고 있다.

러시아의 자랑거리 세 가지는 아가씨, 보드카, 식빵이고,

망신거리 세 가지는 남자, 도로, 기후라는 소리가 있다.

보드카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된 이유는 순도가 높고, 무색, 무미, 무취의 투명함 때문에 각종 칵테일의 베이스로 애용되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술꾼들 사이에서 보드카는 뒤끝이 좋은 술로 정평이 나 있다. 보드카의 도수는 보통 45~50%이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90%의 독한 보드카도 즐겨 마신다.

(중략) 러시아에서 술이 없는 음식상은 생각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아침 식탁에도 보드카가 나온다.

이처럼 러시아 사람들이 독주를 즐겨 마시는 것은 러시아 음식이 기름지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러시아의 추위도 한몫 하는 것 같다. 러시아가 아니더라도 겨울이 길고 추운 나라들에서 일반적으로 알코올 소비량이 높은 것을 보면 그렇다.

두 개의 시계, 11개의 시간대

현재 러시아에는 11개의 시간대가 존재한다. 또한 러시아의 역에서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의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것은 아마도 역사에 걸린 시계와 시간일 것이다. 대부분의 역사에는 시계 두 개가 나란히 걸려 있는데, 하나는 그 지역 시각을, 다른 하나는 모스크바 시각을 가리킨다.

러시아의 열차들은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편이며, 늦게 출발은 해도 절대로 정해진 시각보다 먼저 출발하지 않는 것이 철도의 원칙이다.

흡연은 객실 안에서는 물론이고 복도에서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객실 안에는 경보 시스템이 달려 있어 흡연시 작동할 수 있다. 객차 끝 부분이나 식당차에 마련된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다.

러시아인들은 외국인에 대해 처음에는 수줍어하는 편이지만, 열차 여행은 쉽게 서로를 친구로 만들어 준다. 마음이 따뜻한 러시아 사람들은 집에서 싸온 음식들을 서로 권하면서 특히 친밀해지는 것 같다. 까탈스런 유럽 사람들처럼 음식 냄새에 민감하지고 않다. 국산 초코파이나 컵라면을 함께 나눠 먹으면 그만큼 여행길이 편해진다.

철도나 역에서는 루블화만 통용된다.(1Rub=29.2Won) 만일 러시아를 거쳐 몽골이나 중국을 통과할 때는 몽골 구간에서는 루블과 달러가, 중국 구간에서는 중국 화폐인 위안이 통용된다.(1위안=174Won)

어찌 보면 여행의 추억은 고생담에서 오고, 일부러 고생을 사서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에서 가장 불편한 사항은 뭐니뭐니해도 화장실과 샤워 문제일 것이다.

러시아의 정규 열차에는 샤워 시설이 없고, 황장실은 객차마다 하나씩 있다. 세면대는 화장실 안에 있는데, 찬물만 나온다, 수도꼭지를 계속 누른 상태에서만 물이 나오는 데다 세면대 배수구에 막음 장치가 없어 한 손으로 고양이 세수를 해야 할 형편이다. <골프공이 최고의 막음장치다>

화장실 사용과 관련해서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은 열차의 촤장실이 다음 정차 역에 도착하기 30분 전에 폐쇄되고, 열차가 출발하고 나서야 다시 개방된다는 점이다.

혹시 TSR-TMGR-TCR을 이용해서 모스크바에서 베이징까지 여행할 경우, 식당차는 원칙적으로 통과하는 국가의 철도 운영자가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다. 즉 모스크바에서 러.몽 국경까지는 러시아 철도공사가, 몽골에서는 몽골 철도청의 식당차가, 그리고 몽.중 국경을 지나면 바로 중국의 식당차가 운영된다. 국경을 통과할 때 열차의 객차들은 교체되지 않지만, 식당차만큼은 바꾸기 때문이다.

국경역에서의 통관 절차는 보통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승무원이 미리 여권을 거뒀다가 한꺼번에 처리하고 열차가 출발하고 나면 돌려준다.

바이칼 호수는 면적이 자그마치 한반도의 3분의 1, 경상남북도를 합한 크기다.

유럽과 아시아의 분수령인 우랄 산맥은 북쪽의 툰드라 지방에서 시작하여 타이가와 산림 스텝 지대를 거쳐 남쪽의 사막 스텝까지 남북으로 약 2,500Km를 뻗어내리면서 러시아를 유럽과 아시아로 양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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