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이야기
집에서 할 수있는 뭐가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피아노 이야기는 전에 나온 적이 있는데 전혀 배경이 없다면 어른이 취미로 시작하기에 심리적 장벽이 있다. 남편은 오른손과 왼손이 어떻게 전혀 관계 없는 것을 칠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피아노 체르니 바이올린 시노자키 짬밥으로 악보는 대충 읽을 수 있다. 나는 중학교를 숙명을 나왔는데 이 학교는 듣기평가와 악기연주가 시험과목이었고 고전음악을 장려하여 점심에 모짜르트와 멘델스존, 생상을 방송했다. 사립초면 거의 악기하고 올라오는 편이고 나는 그냥 중학교와 담벼락붙은 공립초를 나와 집에서 앞서기술한 정도 사교육을 받고 그 후 악기와 인연은 끊어졌다.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서부로 이사를 하고 큰맘먹고 야마하 피아노를 구입해 가가멜이 손을 비비며 스머프를 끓일 준비를 하듯 피아노의 신으로 날고 길 준비가 되어....
알라딘으로 내가 아는 뻔한 피아노책들 하농, 체르니 100 미국레슨 선생이 추천한 어드벤쳐시리즈 피아노 리터러쳐 시리즈, 재즈와 파풀러시리즈를 구비하고 주 일회 레슨을 삼년 받았다. 다시 시작한 피아노는 자신이 놀랄만큼 더뎠다. 두뇌안에서 왼쪽 오른쪽 뉴런들이 빛의 속도로 왕복으로 오가며 시신경에서 얻은 정보를 운동신경에 전달해야 하건만 스트리밍이 뚝뚝 끊긴다. 무엇보다도 이 오가는 길들이 말끔하지 않고 잡풀이 무성히 자라 정신없이 헤치고 가는 느낌인 것이다. 악보보는 놈, 오른손 놈, 왼손 놈 세놈이 서로 얼굴 한번 안 마주치고 등지고 돌아앉아 각자 뭔가 부스럭부스럭 하고 있는 그 느낌으로 삼년을 레슨받고 레슨은 접게 된다.
그러고 혼자 이년간 눈과 양손이 친해졌다. 특히 눈과 오른 손은 눈이 보는 속도로 손이 처리가능하게끔 운동신경이 회복되었다. 베프가 된 눈과 오른손에게 왼손이 끼어달라 한다.. 브레이크는 루빈스타인에서 왔다. 심장에 노래하지 않는 곡을 하려 하지 마라 너에게 노래하는 곡을 노래하라는 그의 조언을 실행해 보자 즉각 나아졌다. 듣고 자란 음악이 그리운데 다른 걸 하고 있으니 레슨 선생님한테 기계적으로 따라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레슨선생은 팝 밴드를 하는 현역뮤지션이다. 나는 고전음악이 하고 싶고 다니엘 바렌보임, 루빈스타인, 핀커스 쥬커만 연주가가 귀에 익고 좋다. 카라얀시대가 좋고 올드유럽이 좋은 것이다. 빈과 벌린 필 뉴욕 필을 레코드로 듣고 연말에는연례 행사로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다녔는데 베토벤 5나 9 교향곡이 주로 송년레퍼토리였다. 특히 9의 환희의 송가는 마지막 악장에 합창대가 단체로 우르르 몰려나와 송년 기분이 나곤 했다. 아이때 들은 음악이 평생 마음에 있는 법이다.
피아노를 잘치려고 한 나의 의도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곡을 직접 치려는 의도는 괜찮게 먹혀서 나의 가가멜 손비비기와 스머프 끓이기는 성공적이다. 지난 한달 쇼팽 Ballade No.1 In G Minor, Op.23를 연습하는데 순조롭다. 일단 발라드 중 난이도가 낮아 행운이다. 나는 에뛰드를 한곡도 안 쳐봤기에 발라드를 할 수 있나 했는데 일단 악보를 사니 할만하다. 하농 아르페지오 연습 짬밥과 프렐류드 Op. 28 No. 24, 녹턴 No. 20 in C sharp minor 짬밥이 도왔다. g minor ballady는 길이 10분 정도로 내가 쳐본 피아노 곡 중에서 제일 길다. 지금 절반 정도 했는데 일단 끊고이 전반부를 노멀스피드로 올리는데 다음달을 쓸 예정이다. 후반전 해프는 지옥의 코다가 있다. 이건 무리일 것이다. 손가락짧고 테크닉이 부족하고 악보도 어렵다. 짬밥을 더 먹고 도전해야 한다. 일단 후반부를 태클하기 위해 실마리가 필요한 고로 선배 가가멜을 찾아보았다. 가디언지의 편집장이 피아노 시로도인데 일년간 발라드1번을 맹공하고 그 과정을 책으로 냈다. 그 책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게 즐겁다. 피아노가 늘면서 뇌에서 기억력 정보처리 프로세스가 향상되는 것이 느껴지고 손가락이 즉시 움직인다는 것이 이리 반가울 수가 없다. 다시 어려진 기분이다.
나는 전공자들의 연습량과 노력 인내 성실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아름답게 생각한다. 내손으로 연주해 아름답게 느낄 때도 있는데 다른 세계에 다녀온 듯 완전몰입하고 기분 전환이 된다.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을 한다면 세상 행복하지 않을 까 싶다. 가끔 지휘자중에 지휘중에 음악이 행복해서 웃음 짓는 사람들이 있는데 -앙드레 프레빈을 보라 아주 어여쁜 모습이다. 아기가 웃는 듯 천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