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마으마한 인터나찌오날 雙女 이야기
한낮 도미토리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죠. 주변엔 아무도 없어 소리를 조금 켜두었지요. 이어폰으론 맛이 덜 나서리.
그런데 마침 같은 룸을 쓰던 외국처자가 들어옵니다. 내 스마트폰 소리를 들었는지 이어폰을 이용하라 합니다. 뭐 거슬릴 수도 있겠구나 싶어 묵음으로 합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자의 말투가 좀 이상했지만 늙다리 꼰대인 내가 예민한 탓이라 했지요. 문제는 다음 날 일어났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마다 사온 음식이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공용공간이 있는 것은 모르실 분이 없을거고, 이곳에서 각 나라별 청춘들이 웃고 떠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친구가 되기도 하잖아요. 근데 어제 낮에는 마침 저 혼자 공용공간에서 또 유투브를 보며 남쏨을 홀짝이고 있는데 이 처자가 불쑥 말을 겁니다. 아니, 말을 합니다.
' 나 지금 미팅을 해야하는데 - 화상회의라도 있는지 - 볼륨 낮춰.'
아연해서 쳐다보며 헛웃음을 쉽니다. 그러자 이 처자가,
' 영어 이해해? 일본인이야, 한국인이야? '
일본인으로 오해받기 싫어 그 와중에
' 한국인 ' 하고 답을 했네요.
' 아무튼 조용히 해줘 '
여러분 같으면 뭐라고 했을 것 같나요? 야 이것아, 그게 무슨 태도냐, 니가 이럴 권리가 어디에 있기에 이 따위냐, 하시겠나요? 저는 그냥 알았다고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러고는 내가 그리 만만한 인상인가, 물론 그 처자가 내 몸집 1.5배는 충분히 되지만 내 키도 만만찮은데, 하며 내상을 쓰다듬었죠.
이 공주님이 지금은 침대에 누워 유투브를 이어폰 없이 보며 낄낄대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청춘을 만리타국까지 와서도 이러도록 만들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