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울주님의 말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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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울주님의 말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sarnia 14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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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기 보다는, 

이 나라 금융자본과 군수산업에 기생하고 있는 주류언론과 전문가집단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코라아반도 비핵화라는 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오늘부터 등장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국군 철수' 발언과 '한미군사합동훈련 중단' 발언입니다. 

비공식 대화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조선의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에 동의했다는 조선의 주장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는 나름대로 조심하느라고 그랬는지 "이 문제가 회담의제는 아니었지만" 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나는 이 3 만 2 천 명 (실제 병력수는 2 만 8 천 명)의 병사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싶고,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발언은 트럼프 캠프너써클에서 확정된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한 것 입니다.

아직 conventional power elites가 그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 국방부는 물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도 미리 알리지 않은 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기자회견장에서 폭탄선언을 하는 형식을 빌렸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가리켜 "provocative war game" 즉, 도발적 전쟁책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 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가리켜 도발적 전쟁책동이라고 말한 사람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중앙TV 허풍아줌마 리춘히 선생이 아니라, 

아메리카 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이 폭탄선언은 미국 내 conventional power elites 에 대한 선전포고 입니다. 

이 폭탄선언은 주한미국군의 철군 또는 대규모 감축을 통한 위상변화 프로젝트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CVID 는 조선과의 관계변화를 반대하는 미국내 강경주류와의 이론투쟁에서 나온 허구적 임시 개념이었기 때문에 

이런 임시 단어들이 합의문에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날 미국 대통령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도발적 전쟁책동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주한미국군 철군을 확고하게 예정하는 발언까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울산울주님의 글제목처럼 

지금 미국의 분위기는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상상이상으로 참패했다'는 소리 일색입니다. 

심지어 '미국에 돌아오지 말고 태평양에 빠져 죽어라' 고 악담을 퍼붓는 사람도 있습니다. 

함리적 대북온건파인 조셉 윤(전 국무부 6자회담 특별대표)나 빌 리처드슨 같은 사람들조차 6.12 회담은 미국의 어처구니없는 백기항복이라고 규졍합니다. 

 

싸르니아는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관련 포스트를 통해 

싱가포르 센토사 실로소 해변에서 영국에 일본에 패한 전례를 들어 미국도 조선에 패배할지 모르는, '미국에게 재수없는 장소'라는 점궤를 공개한 적이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싸르니아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꼭 미국이 조선에 패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겼다.. 이렇게만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전략무기체계를 완성해서 보유하고 있는 조선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 더 미국에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타조가 모래속에 머리를 처박는 행동'이었다면 

6.12 합의는 타조가 알 한 개를 내 놓고 협상하는 행동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  

 

발상을 바꾸어 다시 생각해보면 

도널드 트럼프와 그를 가르치는 선생들은 조선을 무장해제시키겠다는 허황된 목표에서 벗어나 

그들을 차라리 친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시작한 신통한 사람들입니다. 

미국에서는 보기드문 현실주의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여줬다는 그 동영상에 나오는 '소수의 역사 창조자' 라고 까지 할 수는 없으되

최소한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그에 맞는 결단을 내릴 줄 아는 겸손하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2018 년 6 월 12 일 미국과 조선은 '일단' 공동승리했습니다.  

 

두 나라가 화해의 악수를 나눈 것은 인류현대사에 길이 빛날 사건(조선말로는 사변) 입니다. 

'일단' 축하합니다. 

이제 좀 조용하게 살게 된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에게도 축하해야 할 일 입니다. 

친구가 된 기념으로 두 나라가 서로 정표를 나누고, 평화를 되찾은 이웃나라들이 서로 기뻐하며 떡을 돌리는 것은 당연할 것 입니다. 

(떡을 돌리는 일은 일본이 맡으면 좋겠습니다) 

 

조선은 정표로 핵탄두 10 개와 대륙간탄도미사일 2 개를 미국에 선물함으로써 그 나라 회의론자들을 잠잠하게 만들고 

미국은 그 정표를 받는대로 경제제재를 깔끔하게 해제하고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것으로 화답하면 될 것 입니다. 

 

이 새 친구들의 정표교환절차는 인류에게 다음과 같은 새 속담을 선사할지도 모릅니다.  

 

the angel is in the detail   


p.s. 미국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과 조선국가 '아침은 빛나라'가 잘 어울리는 줄은 알았지만, 성조기와 인공기도 그토록 잘 어울리는 줄은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14 Comments
강희제 2018.06.13 12:03  
싸르니아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1. 먼저 대한민국, 북한,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한반도 전쟁과 평화에 대한 싸르니아님의 냉철한 분석이 저에게 많은 공부가 되어 싸르니아님께 감사드립니다.
2. 싸르니아님은 “2018 년 6 월 12 일 미국과 조선은 '일단' 공동승리 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말하는 미국은 어떠한 나라인가요?
(1) 트럼프와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현실주의자들인가요?, (2) 트럼프와 현재 미국인들 전체인가요?, (3) 시간이 조금 지난 후의 미국인가요?, (4) 백 돼지 집단인가요?, (5) 백 돼지 집단을 포함한 미국인들 전체인가요?
3. 고견 부탁드립니다.
sarnia 2018.06.13 12:24  
취침시간 직전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셨네요. 그냥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손님을 그렇게 보낼 수 없어서 인사드립니다.

미국은 그냥 미국일 뿐 입니다. 현실주의자, 실용주의자, 평화주의자만 미국을 대표하지도 않고, 반대로 제국주의자나 인종주의자라고 해서 미국 시민의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공동체는 선악개념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입니다. 이 글 역시 미국과 조선 중 누가 더 정당하다는 가치를 기준으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가 전쟁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관계가 진화한다면 일단은 그 자체로 좋은 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조선의 소위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정의없는 평화추구는 노예근성 운운하는 소리를 하는데, 그런 사람들치고 전쟁터는 커녕 군대조차 간 적이 없는 인간들이 많습니다.
강희제 2018.06.13 12:34  
우문현답에 감사합니다.^^
sarnia 2018.06.13 12:41  
천만의 말씀입니다. 잠을 깨는 질문을 주셔서 제가 고맙습니다.

댓글 마지막에 언급한 사람들중에는 대한민국 보수인사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 이름을 나열하면 이 글이 대민방으로 가야하므로 언급을 삼가했습니다.
울산울주 2018.06.13 12:49  
200 년후의 역사 교과서...

남북한 시대에

민족의 자주적 군사력을 확립하려던
북한의 핵무장 시도는

미국등 외세와 결탁한
남한의 압력에 의해서 중단되었다
강희제 2018.06.13 15:43  
제 졸견은 울산울주님의 견해와 다릅니다.

1. 민족의 자주적 군사력을 확립하려던 북한의 핵무장 시도 부분에 동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무장 시도는 자주적 군사력 확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체제유지용이 아닌가 합니다. 자주적 군사력의 확립은 핵무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 등 국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2. 또한, 현재 대한민국 관점에서는 북한지역은 미수복지역(헌법 제3조)이기 때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반군(대법원 판례도 있음)에 해당하므로, 북한군부 핵무장 시도는 당연히 분쇄하여야 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북한과 미국의 관점에 의하더라도 대한민국과 북한은 휴전상태이므로 역시 북한의 핵무장 시도는 분쇄되어야 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sarnia 2018.06.15 12:11  
조선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전략무기체계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 입니다. 이 사실은 미국과 조선의 협상자들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조선중앙티비에서 김정은 싱가포르 방문기를 봤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이나 이 곳 매체에서 보도되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 일행의 세부적인 동선을 자세히 방영하고 있는데, 특히 11 일 시내관광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몰려든 싱가포르 시민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과 그들에게 마치 연예인처럼 손을 흔들며 답례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생경해보이기까지 하는군요.

싱가포르의 화려하고 정돈된 도시풍경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그 날 밤 시내관광 가이드를 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교육부장관에게 김 위원장이 앞으로 귀국에게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방송은 조선 인민들에게도 그대로 방영되는 장면일 것 입니다.

미국정계-학계-언론계의 분열과 조선의 변화는 이번 싱가포르 사변 (조선용어) 에서 핵심적으로 눈여겨봐야 할 대목 같습니다. 조선은 이미 변화하고 있었는데 제가 미처 눈치채지 못했는지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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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가 60 개에서 1 백 개 정도라는 설이 유력해서 제가 본문에 미국에 줄 우정의 정표로 10 개 주라고 했는데,  다른 자료에서는 10 개에서 20 개 정도라는 추정을 하는군요.

만일 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가 그 자료에 나온대로 20 개에 불과하다면 미국에 줄 우정의 정표는 딱 두 개만 주는 게 맞겠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만들어 백 개 채우기 바랍니다. 그래야 미래에 미국과 실효성있는 군축협상을 시작할 수가 있을 겁니다.
숲샘 2018.06.13 16:12  
늘 잘 읽고 잇어요 감사드립니다.
추가로,,,,
혹시 현지보도가 있다면 그런 신문기사를 자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sarnia 2018.06.14 10:28  
https://www.usnews.com/news/world/articles/2018-06-12/north-korea-state-media-says-trump-agreed-to-lift-sanctions-against-north

본문에 언급했던 로이터통신 기사입니다. 트럼프가 제재해제와 안전보장에 동의했다는 게 조선의 주장인데, 중요한 것은 백악관은 여기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는 트럼프가 조선의 so-called 인권문제를 덮었다는 점을 까는 The Hill 기사인데, 그거야 어쨌든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에 대한 인물평을 한 내용을 보면 그는 진심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열렬한 팬이 된 것 같습니다. 조미협상을 떠나 마이크 폼페이오와 도널드 트럼프 두 사람은 김정은에게 단단히 반한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나중에 퇴임하면 미국에서 김정은 팬클럽 회장 부회장 하면 될 것 같구요. 

https://www.msn.com/en-ca/news/world/trump-brushes-off-kims-human-rights-record-saying-a-lot-of-others-have-done-bad-things/ar-AAyBErf?ocid=spartanntp
2018.06.13 16:12  
트럼프의 발언 중에 이미 식상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Anyone can make war, but only most courageous can make peace.
누구나 전쟁을 할 수 있지만 가장 용기있는 자만이 평화를 만들 수 있다

트럼프의 용기에 박수와 존경을 보냅니다. 건강하게 살고 재선되고 가장 용기있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길 바랍니다.
sarnia 2018.06.14 10:34  
주류언론과 전문가집단의 게거품에도 불구하고 조미회담에 대한 미국 일반시민들의 여론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장래가 밝지 않은 것도 틀림없는 것 같군요. 우선 의회가 이번 회담결과에 따른 트럼프 정부의 행정조치들을 인정하지 않을 것 같고 그 조치들 중 입법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비준하지 않으면 이번 회담 자체가 공중에 뜰 위험이 있습니다.

백악관 분위기도 좋지 않아요. 오늘 갑자기 싸라 샌더스가 백악관을 곧 떠난다는 뉴스가 나왔네요. 싸라 샌더스는 백악관 대변인인데,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에도 나왔던 공화당 원로의 딸이기도 합니다. 연말 중간선거 이후에 그만둔다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조미회담 결과를 둘러싼 지배계급 내부의 분란이 심상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https://www.msn.com/en-ca/news/politics/cbs-sanders-to-leave-white-house-soon/ar-AAyBwp7?li=AAadgLE&ocid=spartanntp
sarnia 2018.06.14 11:54  
일본이 떡을 돌린다는 기사가 오늘 나왔네요.
니혼게이자이 보도를 받은 연합뉴스 기사입니다.
링크는 한국경제신문으로 합니다.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6144051Y
참새하루 2018.06.16 09:03  
언론이라는 필터를 거쳐서 생산되는
한국 뉴스만 접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sarnia님의 통철하면서도 간결명료한
글은 사이다 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구체적인 역사적인
판단이 내려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끼리도 가치 판단의 혼돈이 상당할것 같습니다
sarnia 2018.06.16 10:04  
오늘 인터뷰 보셨나요? 김정은 위원장 칭찬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자가 조선의 소위 인권문제라는 것을 거론하며 왜 김정은을 방어하고 그에게 양보했느냐고 힐문하자 거침 없이 이런 답변을 하는군요. “I don’t want to see the nuclear weapon destroys you and your family” 즉, “너하고 니 가족이 핵전쟁으로 몰살당하는 꼴 차마 볼 수 없어 그랬다, 이 붕신아” 이런 대답이겠지요. 그는 오늘도 메가톤급 언어를 마구 쏟아놓았군요. 리춘히 아나운서를 Fox News 아나운서로 영입해야 한다는 멘트는 그 중 압권입니다.

먼저 친구가 되고나서 군축 이야기하겠다.. 정말 방향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미국도 조선핵에 그저 굴복만이 아닌, 조선핵에 대응하기 위한 새 전략을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을만합니다.

이제서야 "아, 결국 이런 거 였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의 감탄사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하네요. 아무리 보아도 이게 트럼프의 머리에서 나온 전략같지는 않은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암튼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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