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입국장의 Republic of Korea를 보면서.
태국 입국장에 이란 이라크 스리랑카 방글라데쉬 등과 함께 한국인은 입국관리소 직원의 질문을 받게 될것이라는 푯말이 세워졋고, 그 것을 인증하는 사진이 몇차례 올라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조금 발끈했고, 감히 태국 따위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 스스로 반드시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우리가 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고, 무엇보다 우리 조상의 나라 조선에서는 이 샴과 좋은 관계를 가졌던 기록도 있고, 무엇보다 주변국과 좋은 관계를 가졌는데 우리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도 좀 하게 되었습니다.
1970년 원래 서울에서 열리기로 한 아시안 게임이, 국내 개최비용 부족으로 반납하게 되고, 결국 방콕에서 열리게 되었답니다. 방콕은 1966년에 아시안 게임을 개최하고 그 다음 회에 또 개최하게 된 것이지요. 78년에는 싱가폴이 한국과 같은 이유로 개최를 반납하니, 이번에 또 방콕이 개최를 하게 됩니다.
방콕이 총 4번의 아시안 게임을 개최하는데, 그중 두번이 남이 반납한 것을 개최한 꼴이지요.
뭘 말하고자 하냐면,
우리가 지금 태국이나 방콕을 바라보는 시각은 약간 못사는 나라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사실 지금으로 부터 3-40년 전만해도, 태국은 우리보다 여유로운 나라였다는 것이지요.
경제적으로 태국을 능가한 것은 거의 70년대 후반이며, 80년대부터 격차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니, 따지고보면, 태국 사람들이 한국을 보기에 부러움의 대상으로 보기도 하겠지만 자기보다 한수 아래였던 나라가 갑자기 돈만 많이 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는 것이지요.
또한, 태국은 625 참전 16개국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오랜 우방이라는 것도 잊으면 안됩니다.
한국이 최근(끽해봐야 20년 안짝)들어 태국 보다 더 잘 살고, 경제력이 향상 된 것은, 우리의 노력의 결과이며, 좋은 지도자와 성실한 국민들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것들이 태국이라는 나라를 무시하고 깔볼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선진국쪽에만 관심을 갖다고 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이 2005년입니다만, 2005년 태국을 방문해서 느낀 것은 저의 어린 시절의 1980년대의 한국이었습니다. 매연에 휩싸인 도시, 씨그럽고 복잡한 거리, 지저분한 냄새, 꽉막힌 도로의 창문을 열어놓은채 운행하는 시내버스....
저는 태국에서 과거의 한국의 모습을 봤습니다. 우리도 여전히 이렇게 살번했다라는 위기감도 동시에 있었구요.
지금 시각에서 보면 태국은 한국과 게임이 안될 정도의 국력차이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GDP기준 세계 15위, 태국이 세계 28위이니, 사실 그렇게 대 놓고 개 무시할 정도의 무력한 나라도 아닙니다. 지금의 태국을 보면 과거 전두환이나 노태우 시절의 한국이 생각나고, 또 매우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태국은 한국과 달리, 외국의 자본과 기술에 의해서 국가 발전을 이뤘기에, 우리나라만큼 발전할 확률은 적을 것으로 여겨집니다만, 그렇지만, 과거의 우리의 좋은 이웃이었고, 우리도 그와 같은 시절을 우리 스스로 기억하고 있음을 생각했을때, 태국에 대한 쓸데없는 비하는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태국은 동남아의 무력한 나라로 보이겠지만, 그들입장에서 우리는 어떤 위치일까요?
그게 궁금해 집니다. 아마, 돈 좀 벌었다고 거들먹 거리는 옛친구로 보이지 않을까요?
만약 제 초중고 동창 친구가 돈 좀 벌었다고 거들먹 거린다면 참 불편할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