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갑니다.
다음주 화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희 첫집에 입주를 합니다.
계속 전세만 전전하다, 작년에 에라이 하고 질렀는데, 이 불황속에서도 호가이긴 하지만 6천만원이나 벌써 올라줬고, 위치도 회사에서 차로 3분(신호포함10분이내:3Km)이고, 정사이드는 앞의 아파트로 가려졌지만, 우측과 좌측 사이드로 한강이 전망이되는 곳입니다. 앞에 아파트가 한강변 도로의 먼지와 소음을 차단해줘서 전망은 가리지만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도 들구요.
전세집을 전전하면서 살다보니, 변변한 가구도 하나 제대로 산게 없습니다.
집에 가구의 형태를 갖춘 것은 침대, 소파, 거실 TV장식장 세개가 다입니다.
침대와 소파는 인터넷으로 각각 50만원 40만원정도 주고 사서 7년동안 잘 사용했고, 거실장은 이번 아파트 이사오면서 좀 돈들여 장식장포함된거 90만원 주고 샀는데, 너무 유행타는 모델을 사서, 벌써 식상하네요.
식탁은 집 싱크대가 아일랜드식으로 되어 있어, 구매하지 않았고, 의자는 혼자오피스텔 살때 2개 사놓은 것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지요.
생각해보면 정말 가구나 이런거에 아무런 투자도 안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꽂이 세개, 25만원짜리 책꽂이형 책상, 10만원짜리 원목 티테이블. 이게 우리집 살림살이의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집에 빌트인된 붙박이 장을 사용하고 있구요.
2010년 월드컵 16강 진출 기념으로 삼성에서 엄청세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냉장고와 에어콘를 60만원 100만원(거실, 방 멀티형)주고 바꾸고, TV와 세탁기, 청소기는 이사 기념 형님한데 받고..... 정말 가구와 전자제품에 돈쓰는게 너무 아까워 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뭐 이렇게 아끼고 안쓰고 그런 부분은 다 여행으로 들어갔지만, 후회는 없어요.
식구수나 평수에 비해 짐이 많지 않아, 5톤트럭 한대로 이사 예약을 했습니다. 그래도 사다리차도오고 어쩌구 해서 70만원이나 비용을 내라고 하내요. 이사올때 48만원 냈는데 이사짐 불어난 것 생각하면 저렴하다고 생각, 계약 했습니다. 이사올때도 신축입주였는데 그때는 입주청소비가 아까워 집사람이랑 둘이서 땀 삘삘 흘리면서 청소한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24만원주고 입주청소 업체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조금의 진보라고 할까요..
다음주 화요일 4년을 살던 집은 떠나 첫번째 우리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우리 명의의 첫집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마음이 엄청 든든하네요. 부족한 잔금은 30년 대출을 받아, 앞으로 평생 월세내면서 살아야 하긴 하지만, 그것 보다, 이제 못도 맘대로 박을 수 있고, 이사안해도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심리적 평온이 매우 크고 설레입니다.
이번주, 주말에 가구 구매하러 갑니다. 가구를 어떤 것을 살지 모르겠습니다. 예산은 천만원 정도 생각하니까 맘에 드는 걸로 잘 살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은 집사서 들어가는 거라, 가족들의 입주축하 선물도 도래할 것 같아요.벌써 뭐가 필요하냐고 그래서, 지금 식기세척기와 김치냉장고를 부탁할까 멋진 그림을 부탁할까 생각중입니다만, 이것도 형님들에게 부담이 될 듯하여 고민중이니다.
다음주에 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그건 회사에서 주는 차를 버리고, 제 명의의 새차를 사는 것입니다. 이사와 때를 맞춰 지를 생각으로 벌써 계약금을 100만원이나 지불 했지요. 그런데 역시 아파트 대출금을 낀 상태에서 차까지 바꿀려니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 돈으로 우선 대출금을 갚자, 아니다. 아직 브레이크 밟을 힘이 있을때 좋은차도 한번 타봐야 한다. 뭐 갑론을박 집사람과 열심히 의논중입니다. 우리 착한 집사람은 제가 어떤 선택을 하던 따른다니, 좀 싱거운 논쟁이지만요.
이런 상황때문에 올 여름 휴가는 그 그리던 태국 공기한번 못쐬고 서울에서 방콕중입니다.
이사하고 집들이하고 좀 분주하지만 나름대로 꽤 기대가 됩니다.
전화위복이란 말과 인생지사 세옹지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년과 올초에 회사에서 엄청난 일을 겪고,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사직서를 썼다 찢었다를 반복했고, 삶의 중심을 회사에서 집으로, 일에서 사람으로 바꾸는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살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는데, 나름 좋은 결과가 된것 같습니다.
저를 힘들게 하는 몇몇 요소가 아직 회사에 남아 있고, 사표는 여전히 썼다 찢었다를 하루에도 몇번씩 반복합니다만, 새로운 인생... 하루하루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전환된 것 만으로도 저에게는 전화위복이라고 믿습니다.
이사가 끝나고,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조용히 4박5일정도로 방콕-파타야를 다녀올까 합니다.
9월이 너무비싸지도 않고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땐 추석이 껴서......
아무튼 이사란 큰 일을 앞두고 이것 저것 신경을 쓰다보니 일도 손에 안잡히고, 마음도 싱숭생숭하여 익명성을 이용해 몇자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