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호텔에서의 3 박 4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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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호텔처럼 텅 빈 호텔로비
평소 이맘때 같으면 스키나 겨울산행을 즐기러 온 투숙객들이 와글거려야 할 이른 저녁 시간이다.
사우나와 hot tub을 제외한 수영장은 아직 개방하고 있다.
수영장이 문을 닫았을 줄 알고 수영복을 안 가져왔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지난 달 이 호텔에서 직원 5 명이 COVID-19 positive 판정을 받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 호텔 뿐 아니라 다른 호텔들도 많은 직원들이 자가격리 중이라 3 박 이하의 단기손님은 방청소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수건과 앰머너티는 당직 룸메이드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다.
21 년 전인 1999 년 캘거리를 떠난 후에는 자주 오지 못했는데, 올해는 네 번이나 오게 된 레이크루이스.
12 월의 호수는 얼어 있었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단단하게 결빙되지는 않았으므로 아직 호수위를 걸어다니는 건 위험하다.
호수 위를 걷는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이 났는데,
호기심이 많았던 예수선생이 잔잔한 호수를 살살 걸어 보려다 물에 빠졌는데 그의 제자들이 밧줄을 던져 구해냈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온다.
Stay at home this Christmas !
캘거리로 비상출장을 다녀왔다.
자세한 출장이유는 밝힐 필요없지만, 최근 알버타 주 COVID-19 상황과 조금 관계가 있다.
요즘 알버타 주 하루 확진자 수가 거의 2 천 명에 접근하고 있다. (금요일 기준 1,879 명)
우리 주 인구가 약 4 백 만 명이니까 미국인구 (3 억 3 천 만 명)에 대입하면 하루에 대략 15 만 5 천 명 씩, 한국인구 (5 천 2 백 만 명)에 대입하면 하루에 약 2 만 4 천 4 백 명 씩 뉴 케이스가 발생하는 셈이다.
미국에 비하면 훨씬 적지만 한국에 비하면 대략 40 배 정도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호들갑스럽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치명율 0.9 퍼센트, 코비드 중환자의 ICU 병상 점유율 50 퍼센트 정도로 대체로 통제가능한 수준이다.
차분하게, 쓸데없는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올 겨울 3 개월을 조심해서 잘 넘기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어쨌든,,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기왕에 캘거리까지 갔으니 다시 산에 들어가 목요일부터 주말을 보냈는데,
한 달 전과는 또 달라진 낯선 휴양지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호텔은 텅텅비어 유령호텔처럼 변했다.
주정부가 3 주일간의 비상프로토콜을 발령했기 때문이다.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같은 차를 타고 여행하거나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가족이나 동거인이 아닌 사람을 집으로 초대할 수 없다.
다만 혼자 사는 사람은 그 3 주일 간 다른 집에 사는 사람 두 명까지를 집에 초대할 수 있다.
가족/동거인이 있는 사람은 같은 가족/동거인(same household) 최대 6 명까지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same household 가 아닌 사람 두 명까지와 식당에서 함께 식사할 수 있다.
누가 들어도 이상하고 어색하기만 한 이런 엉터리 3 주 규정을 만든 알버타 주정부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감염자가 갑자기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앞으로 3 주 간 각자 알아서 잘 해 봅시다~ 이런 호소 정도로 알아들으면 된다.
지난 달에 비해 미국식 조식을 제외하면 음식 맛의 질이 다소 떨어졌다.
예를들어 올드스파게티팩토리의 매력 중 하나는 따뜻함과 촉촉함이 오래가는 빵이다.
빵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촉촉함이 오래가지 않았고, 국수에서 배어나오는 수분이 너무 많았다.
코비드 비상으로 주방에 결원, 음식관리 등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건 때론 infeasible 하다.
거리두기는 힘드니까 이제부터는 반경 10 미터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밖(실외)에서도 마스크 쓰기로 했다.
일단 앞으로 3 개월 동안.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개인정보 유출위험이 없는 COVID-19 Alert Mobile App 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하는데, 이것도 다운로드 받아야겠다.
나를 위해서라기보단 이웃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 (정말?)..
한국어 서비스로 ‘단풍국코로나알리미앱’ 이라고도 떴는데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린인가 했다.
개인정보 유출위험이 없다니까 웬만하면 알리미앱 다운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