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그냥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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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그냥 투덜투덜

이런이름 5 829
새 여권이 나오면 바꿔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내년 말로 연기된 모양이예요. 코비드19으로 인해 여권발급율이 75%나 줄어서 현재 쌓여있는 재고를 쓰지 않고 새 여권을 발급하면 200억원이 낭비되기 때문이라는군요.

아끼는 건 아주 잘하는 건데 그 사이에 제 여권 기한은 만료가 되요. 만료 전에 갱신하면 지금과 똑같은 녹색 여권을 받게 되니까 좀 버텼다가 새 여권으로 받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는 중입니다.
(당장은 여권 쓸 일이 없을 거 같고 여권이 없어도 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전혀 없지만 제가 한국사람인 걸 증명해 주는 유일한 증빙서류여서 어찌할까 망설이고 있어요.)

새 여권이 나온다고 해서 좋아했었는데... 아직은 갖을 운이 아닌 모양이네요. 근데 새로 만드는 여권 도안은 다 무난한데 기존의 무궁화 국장은 좀 촌스러워 보여요. 정부 부처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태극무늬 상징은 좀 세련되어 보이던데... 무궁화 국장은 나중에라도 세련된 다른 상징으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쓰다보니 예전 여권들도 생각이 나는데요. 제가 처음 갖었던 여권은 공책 절반쯤 크기의 여권이였어요. 여권은 의례 그런 줄 알았는데 공항에서 본 다른 나라 여권(미국여권과 일본여권)들은 뒷주머니에 꽂을 수 있을만큼 작더라고요. 부러웠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해외여행이 자유화가 되고 소양교육¹도 없어졌지요. 아마 이 즈음해서 여권 크기에 약간의 변화가 있던 거 같아요. 조금 작아진 걸로 기억하는데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는 여권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증란이 매우 깨끗.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현재 크기로 작아졌지요. 아마 이게 제가 부러워했었던 외국여권 크기와 같은 크기인 거 같아요. 근데 크기가 해결되고 나니까 그 다음에는 "디자인도 좀 어떻게..."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결국 도안뿐만 아니라 표지 색깔까지 바꾼다고 공모전까지 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어요. 채택된 도안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역시 무궁화 국장은 좀...

그러고 보니 아주 큰 여권, 좀 큰 여권, 현재 여권 이렇게 3가지를 갖어 봤던 거네요. 이번엔 완전히 꽃단장(?)을 한 새 여권을 받나보다 했었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좀... 실망.



¹ 이게 뭐냐하면 북한의 공작에 현혹되지 말고 해외에서 기본 예절/지식 부족 등으로 엉뚱한 짓을 해서 나라망신시키지 말라고 같은 나라로 출장, 유학, 이민 가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런저런 내용으로 반나절 정도 강의하는 거였어요.
안내서같은 건 고사하고 외국에 가 본 사람조차 드물던 때여서 소양교육은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방법 중에 하나였지요. 근데 짜장면 6~7 그릇에 해당하는 돈을 교육비로 받았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교육 내용 중에 하나는 팁인데 이 생소한 개념을 듣고 "동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한테 공돈까지 줘야 한다니..." 하고 아깝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러고보니 과거에는 정부에서도 돈받고 팔던 정보들을 태사랑에서는 공짜로 마구 퍼주고 있네요.
5 Comments
sarnia 2020.10.22 08:37  
한국여권 두 번 가졌었는데 하나는 1989 년 다른 하나는 1995 년에 발행한 여권이었죠.
그 여권사진들 여기 한 두 번 올렸을거예요.
1989 년에 받은 여권은 유효기간 연장 뿐 아니라 동반자녀 페이지도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일반여권은 유효기간 3 년이었고 거주여권은 5 년 이었어요. 
동반자녀는 외국나갈 때 여권이 필요없었다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소양교육은 해외개발공사 (종로 5 가)에서 받았는데, 돈을 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짜장면 6 ~ 7 그릇이면 그때 돈으로 4000 원 쯤 되겠군요. 
그때 택시기본요금이 800 원이었던 것 같고 담배(88라이트)는 600 원이었죠.
이런이름 2020.10.23 00:33  
북미에 있는 나라를 육로로 왕래할 때는 여권도 필요없더라고요. 애써 준비한 노력이 아까워서 여권을 내밀었더니 귀찮게 이런 걸 왜 주냐는 투로 한쪽을 밀어두고 들춰보지도 않아 좀 서운했었지요. 입국도장도 안찍어주고...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아예 꺼내지도 않았어요.

소양교육비는 3000원이였다고 하더라고요. 짜장면값은 지역이나 가게에 따라 차이가 좀 있어서 대충 500원으로 계산했는데 사실 저희 동네는 조금 더 쌌어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450원이였을 거예요.

택시는 혼자 타 본 적이 없어서 얼마인지 모르겠어요. 버스요금은 90원 정도였던 거 같아요. 주머니에 500원짜리 동전 하나만 있어도 든든하던 시절이였지요.
담뽀뽀 2020.10.23 00:54  
예전 여권에는 군복무를 어떻개 했는지도 표시되 있어서 서로 비교도 보기도 했죠.  군대로 구라치지지 못했다는. 우리가 일본보다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많아서, 일본인들이 부러워했죠.
이런이름 2020.10.23 08:29  
그러고 보니 처음 한국에서 받았던 여권과 나중에 영사관에서 갱신한 여권은 기재 방법이 좀 달랐어요. 영사관에서 받은 여권은 요즘 나오는 전자여권 수준으로 정말 최소한의 정보만 적혀 있어서 휑해 보이기까지 했었지요.

군복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제대 후에 평생동안 이런저런 혜택을 받는 나라도 있는 걸 생각해보면 한국은 군필자에 대한 예우가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요. 군필자가 너무 흔해서 그런지...
이런이름 2020.10.27 00:22  
찾아보니 2020년에 한국 여권으로 입국비자 혹은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189국(3위)이라고 하네요. 일본은 191국(1위), 싱가폴은 190국(2위)으로 한국 여권보다 1~2개국을 더 갈 수 있고 미국은 185국, 중국은 74국, 북한은 39국이랍니다. 아프카니스탄은 26국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군요.

(근데 여권지수 상위국에서는 이 순위를 자국의 외교력, 국력 혹은 국격의 척도로 생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거 같더군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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