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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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 잡기

오대산의봄 8 591

엊그제 이른 저녁을 먹고

도민체전 구경 간 남편을 기다리며

농로를 따라 산책을 시작합니다.

 

그날 따라 형제봉 뒤로 넘어가는 노을도 유난히 예쁘고

강물에 비쳐진 반영도 아름답네요.

 

곳곳에 스프링쿨러가 돌아가고 물길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골목만 돌아서면 바로 집인데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남사친 경호가

전화를 합니다.

"골뱅이 잡으러 가자"

 

마침 돌아와 있던 남편과 헤드랜턴 장착,

낡은 옷을 주워입고 경호가 사준 분홍 크록스

녹색 양파망을 들고

월정거리 다리 밑으로 출동합니다.

 

두 남자는 종아리까지 오는 조금 깊은(?) 물로

들어가고 전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강바닥에, 바위에 붙어 있는 골뱅이를

두손가락으로 잡습니다.

때로는 손바닥을 이용하기도 하지요

 

전 사실 골뱅이국 끓여 먹을 국대접 하나만큼만

건져도 괜찮았어요.

 

멀리서 들어보니 두 남자는 골뱅이를 감초 넣어

내리면 간에 아주 좋다며 서로의 경험담을

공유합니다.

 

한시간 반이 지나서 캔맥주 하나 하며

그동안 잡은 양을 살펴봅니다.

경호 국그릇 다섯사발, 남편 한사발, 저 두사발.

도대체 남편은 뭐하고 있었던 걸까요?

발밑에 탱수가 왔다 갔다 해서

밟힐까봐 도저히 집중이 안되더라네요

 

그러더니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합니다.

"형이 엄마, 이거 간에 무지 좋대.

 나 골뱅이 약 내려서 먹고 싶은데

좀 도와줘. 많이 좀 잡아 봐"

 

순간 헤드랜턴 밴드가 최대로 늘어난

이마를 확 하고 치고 싶었지만 참습니다

 

결국 열두시를 넘겨 한시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냥 암꺼나 써도 되는거지요?

 

8 Comments
jindalrea 2015.06.12 11:25  
우와.. 아.. 좋다..
곧 일 시작인데, 좋은 기운과 즐거운 맘 가득 얻었습니다.

저도 저 곳에 가고 싶습니다. *^^*
오대산의봄 2015.06.12 12:35  
달래님
1회 방문권 발급합니다.
단 주말에만 사용하실 수 있어요.
jindalrea 2015.06.12 13:34  
앗싸~~!! 저 역시 주말에만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신나요~! (ㅎ ㅔ~~ 벌쭉..)
디아맨 2015.06.12 11:27  
잔잔한 이야기라 좋네요 하지만 이 글때문에 네이버 검색 2번이나 햇어요 ㅋㅋ
탱수-삼세기... 남사친-성만 남자인친구...
당연히 여기다 쓰셔도 되지용...^^
오대산의봄 2015.06.12 12:37  
저도 사실은 물고기 구분을 잘 못합니다.
탱수가 수염달린 붉은색 고기가 아닐까 이런 생각은 했지요.
천억맨 2015.06.12 19:08  
오대산 근처에 사시나봐요?

참으로 좋은 지역이죠.

혹시 다슬기 아닌가요?

글을 읽다보니 다슬기 같다는....

청주에서 유명한 올갱이 해장국의 원재료 아닌가요

군에서 첫휴가 나와서 친구고향 제천의 강가에서

다슬기 잡아서 된장국과 바늘로 빼먹던 오래전 추억이....

님 덕분에 예추억에 잠겨보며,간만에 그친구에게 전화 해봐야 겠네요.
오대산의봄 2015.06.12 23:13  
제가 어렸을때부터 듣고 쓰던 말인데 잘못 알고 있었네요.다슬기가 맞습니다. 월정사를 지척에 두고 살지요.지금 잡아온 다슬기는 해감중이고요 곧 해장국과  건강원으로 운명이 갈리겠지요.
천억맨 2015.06.12 23:30  
꿈에 그리는곳에 사시는군요.

다리건너 월정사 앞길을 걷노라면

세상만사 모두 잊으며 내자신이

신선이 된듯 사뿐이 걸으며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길이죠.

그길을 매일 보고 걷는 님은 득도를 하신듯한데

아뿔사!손에 비린 내음을 묻혔으니 어이할꼬!(요건 농담요)

여하튼 부럽 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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