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도 웃을 나의 논문 "타인의 삶을 통한 자아의 정체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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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도 웃을 나의 논문 "타인의 삶을 통한 자아의 정체성 연구"

몬테백작 0 572

테스형이 웃을 나의 논문 "타인의 삶을 통한 자아의 정체성 연구" 

 

영화 해설 첫무대

 

아래 주소를 누르면 나옵니다.

 https://cafe.daum.net/iKaiser/KuN5/105

 

 

타인의 삶을 통한 자아의 정체성 연구

 

 

목 차

 

I. 들어가며

-타자란 누구인가?

 

II. 본론

 

1. 무진기행

타인을 자기로 끌어안으려 한 발짝 다가서다 멈춘 주인공

 

2. 아주 특별한 손님

하루 밤 동안 타인되어 본 나가 변화하는 모습

 

3.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n> 감독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타인의 삶을 훔쳐보다 변화된 자아 때문에 추락한 표상의 세계

 

 

II. 나오며

사회적 페르소나에 휘둘리다 본심을 잃게되면 어떻게 될까?

 

참고문헌

 

I. 들어가며

 

-타자란 누구인가?

 

타자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어릴 적 할머니 말씀이 동인이 되었다늘상 할머니는 인간 이삭 줍지마라” ,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면 보따리 내놔라한다” 어릴 적 내 의식에 각인된 타자 또는 타인은 경계와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타인이란 모두가 지금의 현재나 미래로부터 공연히 나를 해칠 수 있는 용의자이자 혐의자들이었다성장해서 성인이 되어 타인 또는 타자를 지칭하는 경계의 담론은 또 어떠한가 해외여행에서 같은 한국인을 만나면 일본인인체 하시오.” , “한국 사람을 사귄다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밭을 거니는 것과 같다 ”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민족한민족겨레동포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이런 무시무시한 속담과도 같은 잠언들은 늘 언제나 타인과 나를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게 경계하게 했다.

문화교양학과에 편입하여 영화동아리 시네마필에서 활동하던 그쯤의 시기에 타인의 삶이란 영화를 필자가 추천하고 해설을 맡게 되어 타인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타자를 통해 숭고할 정도의 인간성이 변화고양되는 영화 속의 주인공 비즐러를 만나게 되어 좀 더 타인에 대한 자세한 연구를 해보고 싶은 동인이 되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논문 주제에 가장 핵심적 주체라 할 타자(他者)’에 대한 용어의 정의부터 시작하려 한다.

 

1) 타자는 자아의 상대개념이다인간은 홀로 이 세상에 태어났기에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은 나의 타자가 된다하지만 인간 현존재는 세계--존재이므로무세계적 주관일 수도 없고타자 없는 고립된 자아일 수도 없다종종 현존재에게는 타자와의 관계 방식이 문제가 된다하지만 바람직한 관계방식인가의 여부를 떠나서현존재는 언제나 타자를 의식하고 고려하면서 살아간다이런 점에서 현존재에게 타자는 이미 언제나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타자들은 눈앞에 있는 현전자도 아니고 손안에 있는 용재자도 아님은 물론이다그들도 나와 같은 현존재이다그들도 나처럼 현존재이며 세계--존재로서 도구적인 것을 둘러보는 가운데 고려하며 실존한다현존재의 세계는 공동 세계이고이 공동세계 속의 우리는 서로 타자이지만 동시에 공동 현존재(Mitdasein)이다.

 

2) 자기동일성을 나타내는 (:tauton)’, 또는 성질적 통일로서의 일자(一者:to hen)에 대립되는 개념.

타자는 일반적으로 일자에 대한 타자이며철학은 옛날부터 이러한 일자와 타자와의 논리적 관계나 형이상학적 관계를 문제삼아 왔다.

그러나 타자를 한정시켜서 자기에 대한 타인(他人)으로 본다면 그런 경우는 자기와 타자의 인간관계가 문제시된다예를 들면 J.사르트르는 자타(自他)의 인간관계는 서로 타인을 부정하는 상극관계(相剋關係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하지만 M.부버나 G.마르셀은 자타의 인격적 관계와 비인격적 관계를 구별하여전자의 관계에서 타자는 에 대한 2인칭인 이며후자의 관계에서는 타자가 3인칭으로서의 나 그것이며 거기서는 타자의 인격이 에 의하여 대상화(對象化)되고 물화(物化)된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교에서의 신은 인간의 타자와는 다른 절대(絶對)의 타자이지만 인간이 2인칭으로 부를 때는 자타의 인격적 관계와 같은 관계로 볼 수 있다.

 

3) 어떤 사물에 대하여 다른 것을 뜻하는 것으로 가장 추상적인 구별이다어떤 사물과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플라톤 이래 논의가 계속되어 왔지만범주의 체계 속에서 이것에 일정한 위치를 부여한 인물은 헤겔이다그는 현존재의 단계에서 어떤 것과 다른 어떤 것과의 불가분의 관계를 고찰하고어떤 것은 다른 어떤 것과의 연관성 속에서만 존재하며 또한 다른 것으로의 전화를 내적으로 잉태한다는 법칙을 확립하였다.

타자는 곧 두 번째 것, 2차적인 것으로 첫 번째 것의 부정자(否定者)이지만 그러나 이 부정자는 공허한 부정 또는 변증법에서 얻어지는 통속적 결과로서의 무가 아닌바로 첫 번째 것의 타자이며 곧 직접적인 것의 부정이다따라서 그것은 매개 된 것으로 규정된다그리하여 이제 이 타자가 타자의 타자로 화하면 어느덧 자기 자신의 타자를 자체 내에 지닌다는 점에서 모순으로서의 이 타자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정립된 변증법이 되는 것이다.”(헤겔)

 

4) 사전적 의미의 타자

-타자 (他者명사】 자기 외의 다른 사람또는 다른 것. *타인(他人).

 

위에서 살피듯이 철학적 함의로서 타자는 타자를 인격적으로 보느냐 사물로 보느냐의 차이는 매우 큰 것이다앞으로 전개될 논의들은 인격적 타자 즉 ’ 너머 있는 에 대하여 소설 한 편과 영화 두 편을 통해 이 논문을 진행하려 한다.

 

II. 본론

 

1. 무진기행

타인을 자기로 끌어안으려 한 발짝 다가서다 멈춘 주인공

 

주인공 윤회중이 도회의 책임뿐인 일상에서 벗어나 무진으로 떠나게 되는 것도 본격적인 생활’ 로의 편입에 앞서안정된 삶을 위해 버려야 했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이다.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돌아보는 의식의 여행은무진으로 찾아가는 길에서 그리고 무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하는 여로의 형식으로 진행된다역에서 본 미친 여자자살한 술집 여자의 시체는 물론조와 박하인숙은 현재와 과거의 나를 드러내는 거울들이다하인숙은 속물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한 조의 세계와 순수한 박의 세계에서 갈등하던 과거의 나그리고 그 기억을 되살리게된 현재의 무진에서의 나를 동시에 닿아 있다그녀는 도회의 안정을 위하여 포기한 자기즉 적어도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나의 모습인 것이다과거에 살던 바닷가의 집에서 하인숙과 정사를 갖고그녀를 서울로 탈출시키려는 생각을 품는 것은 그 어둡던 시절의 자신을 끌어안는 행위이다그러나 과거의 자신을 인정하고 그것을 현재의 삶으로 받아 안기 위해서는 애써 구축해 놓은 서울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버려야 한다윤회중은 결국 무력하고 순수한 인간과 자기 세계를 가진 인간들의 미칠 것 같은 고통을 외면하면서 무진을 떠난다이 결말은 사회의 흐름을 한 개인이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구체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안고 있는 온갖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그러면서 자기도 훼손당하고 또 타인을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또한 현실의 냉혹함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안정된 생활의 일상과 도시화의 논리에 편승하는 이 개인의 죄의식즉 심한 부끄러움은 한 개인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었던 혼란과 부패 앞에서 자기 부정을 감행해야 했던 60년대 우리의 착종된 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낼 뿐 아니라지금까지도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내면 양상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 잃지 않고 있는 이 작품의 문학적 질이기도 하다. <무진기행>은 타자를 자신의 반성적 거울로 삼아 자신을 성찰하되 이것을 섣부른 도덕적 타협으로 해결시키지 않음으로써자아와 책임 있는 사회적 삶의 문제를 문학적 질문의 형식으로 형상화시킨 것이다.

 

<무진기행>에서 윤회중은 사물화와 실존에서 갈등하고 번민했다그 증좌로 윤회중은 지금의 아내와 다른 사랑을 느끼는 하인숙을 데리고 서울행을 생각한다윤회중이 생활하고 있는 서울의 삶은 사물화 된 삶이며 하인숙과의 사랑은 실존적 자기반성과 감정이 있는 생각하는 현상의 세계인 나의 삶인 것이다.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 타자를 벗어나기 위해서 자기기만을 행할 수밖에 없는 윤회중의 몸부림은 오디세이아의 사이렌을 닮아 있다.

 

<사이렌>

사이렌의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네가 내 노래를 듣게 되면 너는 더 많은 것을 알고 행복하게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사이렌의 이러한 유혹에 호머의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몸을 묶고 귀를 열고는 무사히 통과하게 된다.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

나는 이모가 나를 흔들어 깨워서 눈을 떴다늦은 아침이었다이모는 전보 한 통을 내게 건네주었다엎드려 누운 채 나는 전보를 펴보았다. “27일 회의참석필요급상경바람 영” ‘27’은 모레였다나는 아프도록 쑤시는 이마를 베개에 대었다나는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나는 내 호흡을 진정시키려고 했다아내의 전보가 무진에 와서 내가 한 모든 행동과 사고(思考)를 내게 점점 명료하게 드러내 보여주었다모든 것이 선입관 때문이었다결국 아내의 전보는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다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모든 것이 흔히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그 자유 때문이라고 아내의 전보는 말하고 있었다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모든 것이 세월에 의하여 내 마음속에서 잊혀질 수 있다고 전보는 말하고 있었다그러나 상처가 남는다고나는 고개를 저었다오랫동안 우리는 다투었다그래서 전보와 나는 타협안을 만들었다한 번만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안개를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유행가를술집 여자의 자살을배반을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마지막으로 한번 만이다꼭 한번만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전보여새끼손가락을 내밀어라나는 거기에 내 새끼손가락을 걸어서 약속한다우리는 약속했다그러나 나는 뒤돌아서서 전보의 눈을 피하여 편지를 썼다.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 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간단히 쓰겠습니다사랑하고 있습니다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다 놓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였듯이 당신을 햇볕 속으로 끌어 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저를 믿어 주십시오그리고 서울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소식 드리면 당신은 무진을 떠나서 제게 와 주십시오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쓰고 나서 나는 그 편지를 읽어 봤다그리고 찢어 버렸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서 앉아서 나는어디쯤에선가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씌어 있었다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오디세이아의 사이렌과 무진기행의 전보와의 차이는 몸을 묶고서 사이렌 섬을 통과하고 무진기행의 전보는 한번만 꼭 한번만 자기기만을 당하는 자기가 속아 주기를 약속하는 데 현대인의 비극을 드러내고 있다실존적 자기반성을 해서는 현실에서 실존할 수 없고 오로지 자기기만을 통해서 삶을 인생을 즉물화를 통해서만이 현실을 지탱할 수 있다는 이 비극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청춘시절 책속의 윤희중 처럼 필자가 잃어버린 하인숙은 없었는지 추억해본다.

 

2. 아주 특별한 손님

하루 밤 동안 타인되어 본 나가 변화하는 모습

 

농경사회나 장원제 사회에서는 자아라는 특별한 의식이 없었다우리만 존재했다하지만 근대사회가 생성하면서 도시화와 자본주의체제가 시작되면 개인은 도시화로 파편화되며 고립과 고독한 존재가 되어 간다자본주의체제는 생산과 소비를 통해서 지탱되는 사회이다 보니 개인의 고립과 파편화를 통해서 소비를 욕망하도록 끊임없는 교묘한 시스템을 구축한다이러한 근대의 산물로서 자아가 탄생했다이 자아를 느끼는 방식은 타인을 통해서타인을 통한 비교로서 자아를 자각한다쉬운 예로 나의 뒤통수는 내가 스스로 보지 못하고 사면이 거울로 된 엘리베이트 안에서 가끔 나의 뒷모습을 보고서 그 낯설음을 종종 확인한다마찬가지로 계단을 오르는 나의 뒷모습을 온전히 보는 존재는 타인이다타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자아를 의식할 통로가 없다는 것이다그렇다면 타인 없는 자아 없고 자아 없는 타인이 없다는 것이다그런데도 우리는 타인과 소통하지 못한다이러한 의미에서 아주 특별한 손님은 특별한 이야기로 하룻밤 동안 타인을 경험한 서사를 보여주며 변화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관찰하게 한다.

아주 특별한 손님은 나를 비추는 타인을 통해서 본 나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는 타인을 통해서만이 나를 바꿀 수 있다는 영화적 서사를 만들어간다.

따라서는 스스로는 나를 바꾸기 힘들다는 속담 같은 경구가 떠오른다타인은 예민하게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다보경은 전혀 상관없었던 사람들과 하루 밤을 지내는 과정에서 어느 한 여자(명은)의 삶의 과거를 따라가면서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받아들이고 되찾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되돌아온 낯선 자아그 아주 특별한 손님

 

<줄거리>

예기치 못한 하룻밤의 여행

서울의 주말 오후평범해 보이는 20대 초반의 보경은 거리에서 우연히 기용을 비롯한 낯선 청년들의 부탁을 받는다그들 고향 마을의 한 어른이 죽어가고 있는데보경이 그 딸인 명은과 똑같이 닮았다는 것청년들은 막무가내로 보경을 붙잡고 임종이라도 지켜달라고 사정한다보경은 그들의 간절한 부탁에 망설이면서도 함께 동행을 허락하기로 결정한다.

 

그 여행의 끝에 만나는 아주 특별한 남이 되어 본 나

시골 마을로 가는 도중 보경에게는 계속해서 문자 메시지가 들어오고 어둠이 깔린 저녁 드디어 마을에 도착한다보자마자 보경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보인 명은의 첫사랑 지호 그리고 임종을 기다리던 가족과 마을 사람들 역시 보경을 두고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하다하지만 얼떨결에 명은 역할을 하게 된 보경은 결국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명은’ 이라는 이름과 역할을 통해 낯선 곳에서 타인의 방에 머물며, ‘명은이가 가지고 놀던 소지품 이것저것을 들여다 본 보경은 깊은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한다이때에 보경은 성찰적으로 타인을 영접한 것으로 짐작하게 한다낯선 곳에서 하루밤 타인의 역할로부터 진정한 자아에게로 돌아 온 것에 안도하는 모습을 통해 보경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이른 새벽에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한동안 불편했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에 가까운 명랑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엄마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명은’ 이라는 타인을 거쳐 되돌아온 보경이 낯설다는 것을 엄마는 전화하는 보경의 목소리와는 전혀 의외의 목소리로 응답한다엄마도 보경의 생뚱맞음을 느꼈던 것일까?

 

이윤기 감독의 <아주특별한손님>은 굳이 손님’ 에 대한 이야기일 필요가 없다여기에 손님이 있다면 그는 타인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에둘러 돌아다녀온’ 또 다른 자기를 가리킨다보경은 명은’ 이라는 이름만을 빌려 생전 가본 적이 없는 타지에 다녀온다그 타지에서 보경은 명은’ 의 역할을 하면서 타인의 삶을 엿본다하지만 정작 중요한 지점은 명은’ 이라는 이름 때문에 일시적이나마 새로 알게 된 가족이 된 타인(혹은 타인인 가족)’ 이 아니다그가 명은’ 의 노릇을 하면서 엿보게 된 타인은 오히려 자기 자신그 노릇이 바뀌면서 낯설게 된(소외된채 드러난 자기 자신이다그런 뜻에서 아주 특별한 손님’ 이란 이름 바꾸기를 통해 다른 역할(노릇)에 노출된 채 성찰적 경험을 하며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낯선 자아인 것이다.

 

노릇을 바꾸면 버릇도 바뀌는가’ 라는 것이다보경도 노릇 바꾸기라는 기회를 통해 자기의 다른 부분을 발견했지만이 발견을 자기 생활 속에서 주체화해낼 수 있는가 하는 중요한 문제는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여기에서 노릇(제도)과 버릇(생활사이의 틈이 생생하게 부각되어야 한다이 영화를 기억하는 자라면 무엇보다도 노릇과 버릇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낯선 자아를 아주 특별한 손님’ 으로 공대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노릇이라는 사회적 자아persona의 변덕스러운 교체가 아니라 버릇이라는 완악한 몸의 체계를 바꿔 얻는 생활의 새로운 벡터와 그 정향을 통해서 체계의 욕망들을 넘어선 희망을 일굴일 수 있을 것이다나는 영영 스스로’ 바뀔 수 없다 <아주특별한손님>이 돌아다녀 봄의 상태를 완료하지 못한 채 자기의 발견과 주체화의 조짐을 내비치면서 막을 내린다. <아주특별한손님>은 자아는 종종 타인을 통해 바뀐다는 소식거꾸로 나는 영영 스스로 바뀔 수 없다는 상식을 다시 일깨운다.

 

3.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n> 감독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타인의 삶을 훔쳐보다 변화된 자아 때문에 추락한 표상의 세계

 

타인을 옭아매는 데 노련한 신문 기술자

결백한 사람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로 오랫동안 심문을 받으면 분노에 휩싸이거나 자살을 하려고 하지반면에 죄가 있는 사람은 종종 말하기를 거부하거나 울어댄다자신이 그곳에 있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기 때문이지 유죄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모든 걸 인정할 때까지 계속 신문하는 거야.

_영화 <타인의 삶비즐러의 대사

 

아래 해설들은 2008년 10월 31일 부산문화교양학과에서 영화로 생각하기 행사 제12회 상영작으로서 타인의 삶을 필자가 추천하고 해설을 맡아 하면서 해설 대본을 쓰고 실제 무대에 올라 해설하였다무대 대본을 이 장에 소개할까 한다.

 

<타인의 삶> _해설자 송기혁

 

1.인사말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밤으로서 저희 영화로 생각하기” 12회 공연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이야 말로 좋은 영화를 아는 최고의 지성들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알차게 준비한 저희 행사가 부디 여러분께 뜻 깊고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 드립니다.

 

2.영화 출연진 소개

감독은 프롤리안 헨겔 폰 도너스마르크이며 나이 35키가 2미터 5센티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습니다. “타인의삶” 이 첫 출품작이며 이 영화 한편으로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허리우드 영화와는 차별되는 영화의 정수는 드라마임을 확인시켜주었고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 등 7개의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의 영화계는 35살의 이 재능 있는 감독의 첫 데뷔를 축하해주었습니다.

 

울리히 뮈헤

1953. 6. 20. 동독출신이며 1983년 데뷔 60여편에 출연 했고 국민배우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르티나 게덱

1964. 9. 14. 출생 베를린예술대 연기 수학을 했고 프랑크프루트 극단데뷔 TV시리즈영화 50여편 출연했고 전 장르를 소화할 정도로 연기력이 아주 뛰어나답니다.

 

세바스찬 코치

1962. 5. 31생이미 독일 카를루헤에서 태어났고

뭔헨에서 연기수업을 받았으며 연극무대에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TV프로에서 인기를 쌓았으면 한 해에 2번이나 에이미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물 보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랍니다그가 출연한 블랙북” , “타인의삶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습니다인물도 007 로저 무어를 분위기지요아주 잘생겼습니다.

 

3.감상포인트

이 영화의 배경은 지구상에서 19년 전까지 우리와 같이 마지막까지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가 198911월 9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199010월 3에는 동독 정부가 공식 해체되었습니다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의 동독은 10만의 슈타지로 불리우는 비밀경찰과 20만의 밀고자들로 동독이라는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영화가 시작되는 시점은 1984년 11월부터 1985년 3월까지의 4개월간의 이야기입니다참고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울리히 뮈헤씨도 동독출신이고 부인이 한때 동독의 한때 비밀경찰에 협조하여 남편 뮈헤씨도 부인으로부터 감시를 받았다고 뮈헤 씨는 씁쓸히 술회하였다 합니다.

 

이 영화는 영화란 모름지기 이러해야 된다는 듯이 영화의 정수는 드라마” 임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게 각인시켜준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이 타인의 삶이 도청영화라면 히치콕의 이창이라는 영화는 이 영화의 비디오판 버전이 아닌가 할 정도로 서사 구조가 비슷합니다. “이창이라는 영화 역시도 주인공이 타인 속으로 빠져 들어 갑니다하지만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컨버세이션이란 영화는 도청자가 타인 속으로 빠지는 위험을 알고 있었기에 빠져들지 않기를 안간힘을 써보지만 주인공 해리 역시 나중에는 깊숙이 빠지게 됩니다.

 

처음 비즐러에게 타인의 삶은 하나의 대상일 뿐이었다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일방적인 객체로서 타인의 삶이었지만 나중에 타인의 삶” 속을 깊이 엿보게 되어 비즐러는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는 그 복된 죄 때문에 비즐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서서히 부셔지고 바뀌어 가게 됩니다이 영화에서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고귀하고 진정한 자아의 원형을 만남으로서 상실한 채 잊고 있었던체제에 온전하게 복무하기 위해 감추었던 가면을 벗고 진정한 나의 자아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거기서 비즐러는 더 나아가 드라이만을 닮고자 하였습니다.

 

그럼 즐거운 감상시간이 되시고 감상을 마치면 영화 속에서 퀴즈를 내어 정답을 맞추신 분께 저희가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영화가 끝난 다음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시작

 

영화 끝

 

영화 해설

비즐러의 삶 자체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체제가 비즐러의 주체가 되고 비즐러 자신은 체제에 의한 타인되는타인의 삶인 것입니다그는 국가가 만들어낸 개인의 형상을 한 주체 없는 유령일 뿐입니다그러다가 도청을 통해 깊숙이 들어가게 된 타인의 삶을 통해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자아를 듣고 느낌으로서 비즐러 자신의 자아가 드라이만의 자아를 닮기를 원합니다다시 말해 타인의 고귀한 영혼을 만남으로써 상실하고 있었던 내 영혼을 찾게 된다고 해야겠지요요약하자면 이러 합니다.

프로레타리아 동독체제를 이념적으로 옹호하며 국가정보부 즉 슈타지의 대위계급의 장교이며 대학교수이기도 한 비즐러(울리히 뮈헤)는 체제의 하수인으로 충실하게 살아왔고 그의 자아는 그 충실성 중심으로 온전해 보입니다한편 반체제 인사이며 최고의 극작인 드라이만과 그의 애인을 도청하는 임무를 떠맡으면서 타인의 삶’ 속을 깊이 엿보다가 비즐러는 타인의 삶속으로 들어갔습니다바로 타인의삶 속을 들어간 그 복된 죄 때문에 비즐러의 자아는 서서히 부서집니다드라이만을 체포할 빌미를 건지려던 비즐러는 오히려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삶을 통해 인간적인 감명을 받은 나머지 직무유기를 하면서까지 그들을 도와줄 정도로 돌이킬 수 없이 바뀌어 가는 것입니다우리에게는 보통 두 개의 얼굴이 있습니다. ego라는 자아와 타인의 눈에 비춰진타인과 관계 맺는 자아인 페르소나가 있습니다일상에서 페르소나만으로 살다보면 진정한 나에 대한 존재감을 잃고 정체성에 혼란이 옵니다내가 허깨비처럼 사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낀 한번쯤 가져 보셨을 것입니다.

 

영화는 타인의 삶을 속 깊이 거치면서 변화해 가는 자아의 행로를 다룬다는 점과 자아의 문제 못지않게 타인의 문제도 묵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제 부터 얼마나 감상을 잘하셨는지영화퀴즈를 내어 보겠습니다영화를 잘 보시면 비즐러가 언제 타인으로부터 감명감동을 받아서 바뀌어 가는지 결정적인 3가지 장면이 나옵니다비즐러가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를 도와주는 장면 말고 먼저 비즐러가 바뀌어가는 모습이 3가지가 있습니다이것을 퀴즈로 하겠습니다잘보셨다가 영화가 끝나고 해설이 있은 다음 먼저 손을 들어 정답을 맞추신 분께 저희가 마련한 선물을 부상으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초보 해설자인 저 송기혁과 문채원씨를 이 자리에 서게 해준 정수경씨에게 큰 박수로 격려하여 주십시오.

 

_2008년 10월 31일 오후 7시 부산지역대학 2층 대강당에서 영화로 생각하기 행사 제12회 상영작 타인의 삶” 무대

 

아래 시는 비즐러가 드라이만의 방에 몰래 침입하여 침대 모서리에 놓인 브레이트의 시집을 읽고 크게 감명 받는 시이다.

 

마리아의 추억

그 푸르렀던 9월의 어느 날

어린 자두나무 아래서 말없이

그녀를그 조용하고 창백한 사랑을

나는 귀여운 꿈처럼 품에 안았었다

우리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여름 하늘에는

구름이 한 점 떠 있어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구름은 아주 하얗고 아득히 높아

내가 올려다보았을 때는이미 사라져 버렸다

_브레이트 시집 <살아남은 자의 슬픔중에서

 

II. 나오며

 

사회적 페르소나에 휘둘리다 본심을 잃게되면 어떻게 될까?

 

• 페르소나(persona)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내는 용어이다원래 페르소나는 그리스의 고대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다심리학적인 용어로 심리학자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 만든 이론에 쓰이게 되는데 그는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가면)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관계를 이루어 간다고 한다페르소나를 통해 개인은 생활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반영할 수 있고 자기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성립할 수 있게 된다그리고 페르소나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심리구조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적응할 수 있게 해 주는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하게 된다.

_출처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페르소나_(심리학)

 

겉옷(외투)는 몸을 보호하려는 가리개 혹은 개인이 외계에 내비치는 가면(융 박사는 이것을 persona라고 부른다)을 상징한다이 겉옷을 입는 데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즉 하나는 타인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기 위함이고다른 하나나는 타인의 탐색적인 시선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_출처 칼 융 인간과상징” 451

 

칼 융은 사람들이 1.000 개의 사회적 페르소나를 사용한다 하였다사회적 필요 따라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사용해서 적재적소의 역할을 해야 한다아내엄마아버지아들학생직장인친구 등 이러한 사회적 페르소나 속에서 본래의 자아생래적 자아 또한 견지해야 부적응자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다사회적 페르소나를 사용하는 것은 표상의 세계이고 본래적 자아의 세계는 현상의 세계라 한다이 현상의 세계에 있는 자아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이 중심이 잘 지켜져야 건강한 자아가 되고 타자와 공감의 소통을 할 수 있는 자아이기도 하다.

 

앞서 본론에서 제시한 무진기행’, ‘아주 특별한 손님’ , ‘타인의 삶에서 자아의 행로를 나타내고자 했다제시한 순서대로 자아의 바람직한 발전단계를 나타냈다소설과 영화 이야기에서 자아들이 표상의 세계 밖에서만 맴돌다 현상의 세계까지 나아 간 단계를 제시하면서 타자와 공감할 수 있는 바람직한 자아를 이야기하고자 했다원수 같은 타자지옥 같은 타자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나으며 바람직하지 못한 타자와도 잘 지낼지는 자신이 없지만 나쁘게 지내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이 논문 쓰기를 통해서이다.

고문헌

• 무진기행 김승옥 지음

• DVD 타이틀 아주 특별한 손님

• DVD 타이틀 타인의 삶

• 영화인문학 김명인 지음

• 시네마필 다이어리정여울 지음

• 신화의세계 한국방송대학출판부

• 문화와교양 한국방송대학출판부

• 대중문화 한국방송대학출판부

• 인간과 상징 칼 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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