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때는 말을 아끼지 말자구요.
태사랑에서 흔하게 나오는 얘기 중의 하나가 중국인 시끄럽다 내지 중국인 새치기 얄밉다 뭐, 이런 얘기가 종종 나옵니다.
또 다른 사이트에서 길막하고 있어서 짜증난다. 왜 여자들은 걸음도 느리면서 꼭 길을 막고 다니는 버릇이 있는지? 라는 불평도 종종 보입니다.
또 버스나 지하철에서 문가에 자리잡고 탑승을 방해하는 이들에 대한 불평도 흔히 볼 수 있지요.
전 이런 불평을 보면 답답한게 나이 먹을만큼 먹고 사리도 알 만한 분들이 왜 그 자리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꼭 뒷담화 수준의 얘기를 게시판에 풀어놓는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의외로 한국인은 소심해서 자기 생각도 표현하지 못하나 싶은 의문도 듧니다.
제 경우는 중국인이고 한국인이고 그런 경우가 생기면 간단하게 해결합니다.
대상이 외국인이라면 'excuse me,' 라거나 'line is here, please keep the line.' 라고 말합니다.
대상이 한국인이라면 '실례합니다.' 라면 거의 90% 해결이 됩니다.
길막하는 경우는 앞에서 온다면 잠시 걸음을 늦추고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길을 비켜주기를 묵시적으로 요구하면 되고, 앞에서 걸어가면서 막고 있으면 '실례합니다.' 라며 말하고 길을 터주기를 요청하면 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출입구를 막는 경우에도 '실례합니다' 한 마디면 다 길을 터 주더군요.
왜냐하면 가해 당사자들은 자기가 실수로 의식하지 못하고 그런 행위를 하거나 양심을 어기고 새치기를 해도 마음 한구석에는 찜찜한 면이 있기에 점잖게 지적을 당하면 대부분 금방 꼬리를 내립니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한국인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길막하고 있으면 거칠게 어깨를 치면서 밀고 나가거나(나 너때문에 불만 많다라는 표현), 상대방을 밀어붙이며 승하차를 하는 모습,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에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그런듯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20대 초반까지, 정확히 말하면 미국 어학 연수를 가기 전까지는 거의 비슷한 행동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의도치 않는 길막이나 모르고 새치기를 하게 된 경우(다른 사람 통행로 확보를 위해 줄이 멀치감치 떨어져 있어서 그 사이에 줄을 서니 자동적으로 새치기를...) 여지없이 excuse me나 keep the line.소리를 듣게 되더군요.
그게 불쾌할 이유도 없고 또 상대방과 표정 찡그릴 일도 없이 문제 해결에는 직방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도, 태국 여행을 가서도 아주 현명한 해결책이었구요.
이번 여행에서도 편의점에서 끼어드는 중국인들, 조식 식당에서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인들에게도 똑같은 말을 하니 그냥 순순히 줄 뒤로 물러서더군요.
물론 말로 안되는 막되먹은 인간도 있긴하고, 음주로 인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이땐 커다란 마찰을 피해 그냥 참거나, 아니면 본색(?)을 드러내서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위협을 가하는 수도 있습니다.
위협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는 아무래도 제가 남자이기 때문이고 여자분들은 힘들겠지요.
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돈내고 타는 고객이고 운전기사는 댓가를 받고 저를 안전하게 목적지에 내려주면 됩니다.
따라서 택시가 서면 저는 무조건 탑니다. 그리고 목적지를 말합니다. 미터를 안키면 미터 플리즈 를 말하고 뭐라뭐라 금액을 말하며 흥정하려 들면 그냥 내려버립니다.
다른 분들 택시 타는 것 가만히 지켜보면 택시가 서면 창가에 다가가서 허리를 수구리고 목적지 말하면서 미터로 가자고 무슨 사정하듯이 말을 합니다.
대화의 주도권이죠. 상대방이 사정하는 투로 나오면 선량한 기사야 문제없지만, 호갱님 만났다고 생각하는 기사는 배짱 튕기게 마련이죠.
그냥 타세요. 그리고 내 원하는 바를 말하고(그게 거만할 필요도 소심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게 이루어지면 가는거고 안이루어지면 다음 기회를 노리면 되는겁니다.
말이 너무 많아도 문제지만 말을 너무 아껴도 소통이 안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소통을 너무 아끼시는 모 여사님 태도 보면서 우리같은 장삼이사뿐만 아니라 국회나 여야 모두 부글거리는 속을 참고 있잖아요?
내가 원하는 바를 정중히 얘기하면 무리없이 문제가 해결됩니다. 세상은 아직 선량한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