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손님 이야기 1
저는 6평 아주 작은 커피집을 합니다.
제 가게가 있는 상권은 사무실 지역이라 점심시간 빠짝 바쁜 그런 동네입니다.
어느날,
그날도 어김없이 정신없이 바쁜 시간대였습니다.
늘 보던 손님류의 손님이 아닌
정말 허름한 옷에 머리는 박박 밀은 스포츠 머리에
탈색되고 낡은 허름한 배낭을 메고
낡디 낡은 천가방을 든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냥
딱 보기에 노숙자 같은,,,
무언가 팔러 온거 같은 그런 행색의 남자였습니다.
순간 저는 속으로 아,,,뭐지,,,
내보내야겠는데,,,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상황에선 너무 바빠 내보낼 여유가 없었습니다.
제가 다른손님의 메뉴를 만드는 동안
그 문제의 남자는 배낭을 내려놓고 손가방을 내려놓고
한자리 의자에 얌전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던 메뉴를 마친것을 확인하고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그순간 저는
아,,, 손님이었구나 생각하면서
커피를 내려 드렸습니다.
그남자는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가게 손님이 다 빠져나가고 난후
제게 물었습니다.
제가 마신커피가 라오스 커피에요?
저는
“아니에요.
라오스커피는 핸드드립으로 드셔야해요
머신에는 블렌딩 커피에요.
라오스커피 드시러 오신거에요?“
그 남자는 라오스커피가 궁금해 라오스커피를 마시러 오신거였습니다.
저는
다음번에 다시 오시면 라오스 커피를 드리겠다 했습니다.
얼마후 그손님은 다시 오셨고 저는 라오스커피를 내려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그는 허름한 행색과는 다르게
말과 행동이 참 품위 있었습니다.
그는 전문직종의 일을 하고 있었고
미국의 그분야에서 꽤 유명한 학교를 나왔고
지금은 동남아 어느나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는 늘
동남아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돈 전부를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때는
그아이들이 연습할 기타의 줄을 사서 들어가고
어느때는 그아이들이 탈 자전거 몇백대가 한해의 목표이고...
그 이후에도 그는 자주 가게에 커피를 마시러 왔고
저는 그를 노숙자라 장난치기도 했습니다
그를 보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외모나 행색으로 함부로 판단하면 안되는구나 하고...
어느새 가을 냄새 풍기는 아침
오늘도 아침 출근부 도장 찍듯 아침커피를 사러 오는
가족같은 손님들과 아침을 시작하면서
문득 그 손님이 생각나서 끄적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