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한인타운 울려퍼진 조센징이야기…(1)
백만년만에 찾은 한인타운 지인들과의 술자리.
귀를 의심헀다.
"조센징"
바로 뒷테이블에서 들려온 선명한 소리.
한인타운 그것도 한국 술집에서
조센징이라니...
지인들과 귀를 기울일수 밖에 없었다.
등뒤로 들려오는 서툰 영어와 일본어소리.
일본인이구나.
흥겨웠던 술자리의 분위기가 확 깨졌고
술 역시 확 깼다.
혈관 쪽 수술로 인한 군 면제가능 이유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내 나라 내 조국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남자로서,
아픈 것을 숨기고 군입대를 자청한 나에게
도저히 술이 깨지 않고는 못베길 상황이었다.
나의 테이블에는
오래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만기 전역하신 형님 한분과
태국을 처음 방문한 동생이 함께 있었고
우리는 그날 술자리를 통해 서로가 헌병출신이라는 것을 안주삼아
태국 생활을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상상해보시라.
한인타운.
한인 술집.
여러분의 등뒤로 들려오는 소리.
"조센징"
들리던 말던
외쳤다고 해야 하는건지 지껄여야했다고가 맞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조센징이란 소리를 다시 재차 듣고
의심했던 우리의 귀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많은 선택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랬다.
가장 쉬운 길을 선택했다.
유치하지만 맞대응의 길을 선택했다.
이성을 가지고 팩트를 확인했고
감정을 가지고 똑같이 외쳤다.
아니 지껄였다.
"어디서 ㅅㅂ 감히 쪽발이 새끼가 한인타운에와서 조센징거려"
우리 역시 들리거나 말거나 우리끼리 주고 받았다.
"순간 일본인 줄 알았네..."
"스시집가서 조센징조센징하던가 ㅅㅂ 어디 한인타운와서 술쳐먹으면서 조센징이야 쪽바리새끼들이"
헌병 출신.
국방의 의무를 마친
대한민국 세 남자는...
정신이 더욱 선명해졌다.
한병 두병 비워진 소주병 뒤로 더욱 선명해질 수 밖에 없었다...
-다음 편에 반전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