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
오대산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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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9 11:49
제겐 두 아이가 있습니다.
올해 큰 아이는 서울에서, 작은 아이는 제가 사는 이곳에서
수능을 보았어요.
큰 아이는 이모의 배웅을 받고.
작은 아이는 이른 아침을 먹고 대관령을 지나 강릉으로 시험을 보러 갔어요.
시험장 정문에서 제 손을 꼭 쥔 작은 아이는
" 엄마,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감사하고 사랑해요."
그 말을 맘에 담고 서성이다가 차를 돌려 출근했지요.
재수중인 큰 애를 살뜰히 보살피지 못하고
기숙사 생활중인 작은 아이를 제대로 보듬지 못한
그런 아픈 시간들이 자꾸 차창 밖을 스치네요.
이런 마음 함께 나누고픈 남편은 하필 이날 새벽
일본 출장을 떠났습니다.
체육교사가 꿈인 큰 아이는 올 한해 충실한 재수생이었습니다.
작은 아이는 되고 싶은, 하고 싶은 무언가는 찾지 못했지만
항상 성실하고 열심인 학생이었고요.
간혹 저애가 내 딸이 맞나 이런 생각을 하곤 했지요
어제로 작은 아이의 수시 발표가 끝났습니다.
내신이 좋은 아이는 살짝 마음을 놓았나 봐요.
면접을 보러 두어번 서울도 가고
1차 광탈에도 남은 학교가 있으니
그럭저럭 마음을 추스리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설마 하던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수시 6 광탈.
아무 말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안아 줄수 밖에는...
이 시련을 잘 이겨내고
더욱 단단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 고생 많았어. 내 딸.
엄만 지금까지의 네 노력을 알고 있어.
힘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