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home
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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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9 16:28
22일 윈난성 쿤밍을 출발하여 치앙마이를 거쳐 당도한 빠이.
미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겨우 정신을 차려 운 좋게 금세 구한 달방 한 채에 들어가는 금일 12월 29일 아침, 빠이에서 가장 핫한 호스텔 커먼 그라운즈의 룸 메이트, 섹시한 동시에 클래식한 미모를 발하는 러시아 태생 미국 거주 중인 아가씨 애나와 작은 입씨름이 벌어졌으니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를 두고 정녕 갈 셈이냐고.
한낱 계집이 어찌 사나이 가는 길을 막으려 드느냐마는...... 이는 그저 씹어 삼키고, 전날 밤의 음주가무로 여직 제정신이 아니라는 그녀에게 물었다. 어제 기억나?
미안, 난 그렇게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아서.
어제 취해서 내게 키스를 너무 했잖아.
아니, 키스는 네가 내게 너무 했지. 그건 확실히 기억나. 아, 사람들이 너 위험하다고 미리 경고했는데......
마침맞은 타이밍, 떠나야 할 때를 분명히 아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다 했던가. 그렇게 커먼 그라운즈를 떠나 창 빠이 리조트, 전망 좋은 집 한 채에 꽃무늬 캐리어를 풀었다. 애나 너를 위해 밤마다 돌아오겠다는 조건을 전제하고.
나는 지금 빠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