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발권하고나서 얻은 값비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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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발권하고나서 얻은 값비싼 교훈

sarnia 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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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플로리다 리조트에 가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간다. 

아마 그때쯤이면 선거에서 낙선한 도널드 트럼프를 플로리다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대선 그림판이 흔들흔들하더니 확 뒤집어졌다. 어제 미국 우파매체 라스무센은 카말라 해리스가 5 % 포인트 압도한다는 전국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고, 영국 중도 이코노미스트 역시 경합주 추세를 진단하며 의미있는 카말라 해리스 돌풍을 확인했다. 카말라 해리스가 대단해서라기 보다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열망의 물결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원래 크리스마스 같은 극성수기에 여행 다니지 않는다. 

아들 부부가 모처럼 초대한 여행이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목적지를 당초 자기들이 계획했던 포트 로더데일 대신 올랜도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포트 로더데일은 액티브한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나 즐거운 곳이지 나같은 사람한테는 따분한 휴양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올랜도에는 4대 테마파크가 몰려있어 나같은 어르신도 웬만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이었다.   

비행기표를 사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비행기표는 내가 알아서 사겠다고 거절했다. 


겨울이고 연말이라 플로리다행 비행기표가 엄청 비쌀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구글플라잇에서 익스피디아 왕복티켓 캔불 560 불 짜리가 뜬게 있어 망설이지 않고 발권했다. 

에드먼튼에서 올랜도까지 직항은 없고 갈때는 토론토 경유, 올때는 캘거리 경유 일정이었다.  

출도착 시간도 괜찮고 항공편도 웨스트젯이라 주저하지 않고 비행기표를 샀다. 


웨스트젯은 국내 단거리 노선에서 몇 번 타 본 적이 있다. 

그다지 나쁜 기억은 없었다.

대한항공으로 한국갈 때 밴쿠버까지 국내선 구간은 어김없이 웨스트젯이었다. 


오는 10 월 한국여행 비행기도 대한항공이므로 연결편이 웨스트젯이다. 

메이저항공인 에어캐나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웨스트젯을 잘 몰랐던 거였다.        


적어도 올랜도행 비행기표 살 때 까지는 말이지.. 


이멜로 날아온 아이터너리에서 다음과 같은 경천동지할 문구를 발견했다.  


UltraBasic ticket only allows 1 personal item. You have to pay for even a carry on bag unless you buy Extended Seat Selection. UltraBasic guests are allowed to bring one (1) carry-on bag and one (1) personal item when Extended Comfort has been purchased for all flights in a single direction, including connections.


국내선도 아닌 미국노선에서 캐리온도 돈을 내야 한다니,, 

저가항공이 가방마다 돈을 차지하고 기내에서는 물도 돈받고 판다더니 그게 헛소문이 아니라는 걸 두 눈으로 처음 목격했다. 


가방값을 따로 내던지 아니면 돈 좀 더 쓰고 Extended Seat Selection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유료좌석선택을 하라는 거였다. 


확장억제전략(Extended Deterrence Strategy)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확장좌석선택이라는 해괴망측한 용어는 웨스트젯에서 처음 봤다. 


어쩔 수 없이 출발편 연결편 각각 89 달러 씩 편도당 178 달러나 확장된 요금을 따로 지불하고 벌크헤드 좌석(맨 앞자리)를 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확장적으로 선택한 좌석이라 간격도 일반좌석보다 6 인치나 넓게 확장된 편한 좌석이라는 점이고, 토론토에서는 연결편 인터발이 짧던데 가장 먼저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토론토 피어슨국제공항은 엄청 붐비는 공항인데다, 미국입국수속을 이 공항에서 해야 하고 크리스마스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1 시간 50 분 인터발은 여유있는 시간이 아니다. 


참, 술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인데 그 확장 어쩌구 좌석 선택하면 술도 공짜로 준단다. 


연결편이 아닌 독립운항노선으로 웨스트젯을 이용할 땐 수하물규정 미리 확인해야겠다. 


대한항공 연결편일 땐 여전히 위탁수하물 23 kg 두 개 까지 무료다.   


12 Comments
필리핀 08.04 17:24  
이거슨
항공권 발권기로 위장한
크리스마스 휴가 자랑질이네요^^

아직 손주 소식은 없나요???
sarnia 08.04 23:05  
[@필리핀] 글고보니 내가 여태 그걸 깜빡하고 있었네,,
본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건 실례고,
엑스와이프한테 물어봐야겠어요.
필리핀 08.05 06:33  
[@sarnia] 빨리 애 낳으라 카는 것도 아니고
애 생겼냐고 물어보는 것도 결례인가요?
부모라면 당연한 질문 아닌가요?
sarnia 08.05 07:10  
[@필리핀] 글쎄요. 그런 건 본인들이 먼저 이야기하는데 자연스런 거라서요.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 질문자체가 부담인 경우가 있어요.
글고 솔직히 할아버지 된다는 거 아직은 소소예요.
벌써??
필리핀 08.05 09:38  
[@sarnia] 요즘 젊은 세대들은 먼저 물어보기 전에는 얘기를 잘 안 하더군요.
문자와 영상에 익숙한 세대라서 그런지 대화에 서툴기도 하고...
지들은 그게 편할지 몰라도 입은 말하라고 뚫린 건데...ㅎ
제 주변에는 손자 있는 분 많아요. 학교 다니는 애들도 있는데요~ㅎㅎ
sarnia 08.05 10:36  
[@필리핀] 그렇지 않아도 엑스가 자꾸 나한테 은퇴하고 토론토에 오라는데 왜 그러겠어요.
자기는 계속 일 하겠으니 나한테 놀면서 손주생기면 데이캐어나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 시켜먹으려고 하는 말이라는 거 다 알아요.
누가 모를 줄 알고,

그저 여기 떨어져 있으면서 일년에 몇 번 만나 여행이나 같이 다니고 생일밥이나 함께 먹고 그래야 가족들 서로 귀한 줄 알고 정이 돈독해져요.
너무 오래 안 만나면 데면데면해져서 안되고..
물에깃든달 08.05 09:25  
은근과 눈치의 나라에선 묻는것도 나름 압박일수도...?! 있어용ㅋㅋ 학창시절에 문학시간에 배운 소설...은 아니고 암튼 작품중에 한국어의 특징에 관한 글을 본적이 있는데 한국은 말보단 행동이나 분위기, 이런거로 전달하는 정보량도 상당하다며... 시어머니가 뭐라고 하면 아내의 빨래 방망이질이 거칠어진다는 그런거...? 암튼 재밌게 읽었던 적이 있는데 10대때인 그때랑 40대때인 지금은 확실힌 느끼는 바가 다릅니닼ㅋ
예를들어 "그분 참 오래사시겠아요" 라는 말을 했을때 진짜 그분의 건강을 비는건지 이 삐리리 XX 욕 많이 먹어서 배부르겠네! 인지 현장의 청자가 한국인인 경우 금새 파악할테지만 우리 문화권이 아닌경우는 틀림없이 헷갈릴테니까요'
sarnia 08.05 10:37  
[@물에깃든달] 맞아요.
언어란 뉘앙스가 중요한데, 문자적 의미가 아닌 뉘앙스를 파악하고 알아듣는 건 같은 언어문화권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죠.

그건 그렇고,
질문도 조심해서 해야 해요.
지휘계통에 있지 아니한 자가 질문을 잘못하면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외압이나 직권남용으로 인정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에깃든달 08.05 11:02  
[@sarnia] 맞습니다. 공직의 경우 더 심해요. 위계에 의한 위력 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거 교육을 어찌나 철저하게 하시는지...-ㅅ- 일개 일개미를 때릴게 아니라 윗분들도 교육해야되는데 말이죠...
kairtech 08.05 15:00  
west 항공하고 southwest 항공하고 잠간 착각했네요
주머니가 딸랑딸랑해서 북미쪽이나 유럽쪽으로는 생각도못하고
만만한 동남아쪽 기웃대고있습니다
12시간이상가는 장거리는 이제 못탈거같아요
4시간에서5시간이 참을수있는 한계로느껴져서
하노이나 사이공경유로 가곤하죠  싸기도하고
9월에는 3월에다녀온 베트남북부 하장(HAGIANG)루프바이크투어를 친구와같이가보려고 준비중입니다
결혼한 아들 딸 모두 아직 애가없어  이젠 잊고지내요
나름 이유가있겠지하면서  하지만
 애기들보면 이젠 이쁘기만해요  모든애기들이  못생겨도 이뻐보여요  나이탓인듯합니다
sarnia 08.05 22:40  
[@kairtech] 웨스트젯은 캘거리에 본사를 둔 캐나다 항공사입니다.
요금이나 서비스가 메이저항공사들과 비슷비슷해서 LCC 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보니 영락없는 저가항공이예요.
올해 하반기에는 토론토, 한국, 올랜도 이렇게 세 번 여행 스케쥴이 있는데, 최악의 성수기 크리스마스에 비행기타는 건 처음이라 은근 걱정되요.
전 나이가 들어도 왠지 아기들이 예쁘단 생각이 들지 않아요.
다른 형제들은 안 그래요.
애들을 이뻐하고 잘 놀아주더군요.
타이락 08.22 02:02  
저도 에어아시아에 수업료 80만 원 지불하고 살아 생전 다시는 타지 않겠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탑승 하루 전날에 항공기가 바뀌어서 프리미엄 플렛베드가 없네, 너의 좌석은 이코노미다. 차액은 바우처로 주마. 이따위 개소리를 너무나 당당하게 하길래 옛다! 법규! 다시는 안 탄다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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