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의 집을 찾아서...2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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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1 07:44
깊은 인상을 남겨준 '당사자 연구' 참관을 마치고
베델의 집 시설을 둘러보았습니다...
베델의 집 본부는 2층 건물인데
2층은 회의실 겸 사무실로 사용하고 1층에 작업장이 있었습니다...
예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각자 맡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베델의 집에서는 누가 시키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을 합니다...
작업시간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하고
작업을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베델의 집 캐치프레이드 중 하나가
'안심하고 땡땡이 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라는 거 기억하시나요??? ^^*
옷감을 짜는 분들도 있고...
음식재료를 포장하는 분들도 있고...
수를 놓는 분들도 있습니다...
잠깐 둘러본 느낌으로는 어떤 일을 하느냐 보다
어떤 형태의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즉, 혼자서 하는 일(옷감 짜기나 수 놓기)을 원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여럿이 함께 하는 일(음식재료 포장)을 원하는 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일이 나뉘는 것 같았습니다...
베델의 집을 처음 시작한 장소입니다...
이 소박한 공간에서, 이 모든 게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현재는 소규모작업소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텃밭에도 가보았습니다...
텃밭 책임자분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부라부라 카페에서 베델의 집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도 맛깔났지만,
저희를 감동시킨 건 이분들이 준비한 공연이었습니다..
아마추어의 어설픈 공연이 아니라
악기도 제대로 갖춘 수준 높은 공연이었습니다...
건반을 치는 분... 기억 나시나요???
1편에 등장했던 목발 청년입니다...
이분은 연주 솜씨도 수준급이었지만,
정작 놀라웠던 건 싱어송라이터란 사실이었습니다...
자작곡을 열창하셨는데 감동의 극치였습니다... ㅠㅠ
이 여성분의 연주 솜씨도 훌륭했습니다...
어떤 분은 자작시를 낭송하기도 했고
어떤 분은 하이쿠를 읊기도 했습니다...
'입퇴원을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내 인생이 다 갔네...'라는 자작시 대목에서는
많은 이들이 배꼽의 행방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
좋은 사람들의 멋진 공연과 함께 무르익어가던 그 저녁은
제 기억의 창고에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고도문명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자연의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뼈 빠지게 일해도 결국 슈퍼리치만 배가 부른 현실을 거부하고
조금만 일하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 다운시프트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베델의 집 사람들은
무한 경쟁사회와 승자독식의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든 천사들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