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원대했던 예상과는 다른 쏭끄란
고구마
18
1222
2012.04.15 18:36
큰일이다. 쏭끄란이 다가온다. 쏭끄란...
저는 이제 호들갑을 좀 떨어보자면 귀엽다기보다는, 주책바가지로 보이는 나이가 되어버렸고
게다가 귀차니즘이 몸에 배일데로 배여있는데다가
대부분 여행자의 평균치보다 오랜 기간의 방랑으로 말미암아, 태국스러운것에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어버린지라...
이 쏭끄란은 즐거운 축제라기 보다는 , 피해다녀야할 그 무언가로 다가옵니다.
왜냐면 젖는게 끔찍이도 싫으니까요. 입을 옷도 몇벌 없는데 말이에요.
요즘 들어서 팔이란 그저 밥숟가락 드는 일만 하다보니, 바가지에 물 담아서 뿌리는것도 중노동같이 느껴지고 말이에요. 하여튼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이 즐거운 물 축제가 제겐 좀 아리송합니다.
그리하여 도데체 어디서 이 송끄란을 어디서 보내는게 적당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결국은 방콕에서 멀리멀리 떨어진 남부의 작은 해변 도시에서 머물게 되었는데요.
나름 12일 저녁이 되자 마음이 급해집니다.
식량을 사서 쟁여 놓을까?
아니다... 아침부터 하지는 않을거 같으니까 아침을 진땅 먹고 들어와서 낮 동안 소화시키고
저녁에는 물 뿌리는 사람도 지쳐서 들어갈테니까 저녁에 나와서 잔뜩 먹을까?
대망의 13일 아침, 타운은 조용해서 무탈하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제 기억에 태국 북부에서는 공식적인 휴일 그 전날부터 벌써 분위기가 고조되었던거 같은데 말이에요.
하여튼 정오가 되니까 붕붕 거리는 차 소리, 사람들의 환호성, 촤~ 하는 물소리에 쿵쾅거리는 스피커 소리~~ 까지 정말로 축제 분위기군요.
근데 그 다음날인 14일 조용합니다. 그리고 연휴의 마지막 날인 오늘도 조용합니다.
안달복달했던 제 조바심을 한껏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말이에요.
뭐랄까..이 물 뿌리기 축제가 중국의 징홍, 그러니까 타이족의 원류인 십썽반나에서 전해진 것이라 그런지 남부 무슬림 마을 쪽으로 오니까 그 세가 태국 중북부에 훨 못미치네요.
남부 분위기는 - 물론 같은 남부라 할지라도 여행자로 들끓는 곳은 완전 딴 세상이지만요.- 중북북에 비해서는 정말로 차분하네요. 게다가 요즘은 매일 오후에 폭우가 내려주고 있으니 사실 물 뿌리기 축제 자체가 약간 김이 빠지는 듯....
하여튼 매우 간결하게 끝나버린 쏭끄란인데, 방콕과 치앙마이는 대단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