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겪는 폭염 + 노 마스크 첫 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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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31 년 을 살았지만 이런 위협적인 더위는 처음이다.
로컬 일기예보에서 ‘dangerously cold’ 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dangerously hot’ 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축복의 땅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와 알버타 주가 한꺼번에 오븐으로 돌변했다.
산 동쪽인 알버타 주는 그나마 건조해서 좀 낫다고 하는데,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은 BC 주는 대책이 없는 모양이다.
북서부 해안도시 밴쿠버가 캘리포니아 주 동부내륙에 있는 죽음의 계곡 (Death Valley) 보다 덥고, 시애를이 애리조나 주 사막도시 휘닉스보다 덥다.
서늘한 여름으로 유명한 에드먼튼은 어제 37 도 였다는데 (캐나다는 미국과는 달리 미터법과 셀시우스 온도측정단위를 사용한다) , 어느 지역을 통과할 때는 바깥기온이 45 도를 가리켰다.
혹시 온도계가 고장났나 호기심이 나서 숄더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갔다가 놀라서 다시 차 안으로 피신했다. 37 도는 내가 알고 있는 기온인데, 난생 처음 느끼는 뜨거움으로 봐서 40 도가 훨씬 넘는 건 틀림없었다.
이런 폭염은 동남아여행에서도 경험한 적 없다. 정오가 되면 태양이 거의 정확하게 하늘 정중앙에 떠 오르는 싱가포르도 이 정도로 뜨겁지는 않았다. 언젠가 애리조나 주에서 비슷한 더위를 만난 적은 있다. 그 생소하고 이국적인 더위가 2,500 km 북쪽까지 밀려들어온 것이다.
이런 위협적인 더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자주 출몰할 것이라고 한다. 시카고 같은 중동부가 아닌, 더위를 모르는 북서부 해안과 산악지역을 휩쓸고 있는 열기는 다른 지역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다. 이런 종류의 열기주머니가 중부나 중동부를 덮친다면 기온이 60 도를 넘나들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 차례가 어디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유럽이 될 수도 있고, 지금까지 태풍같은 재해는 있었어도 극한기온은 경험한 적이 없는 한국 일본 일대가 될 수도 있다. 여름철 습도가 극도로 높은 지역에 열기주머니가 형성된다면 그 고통은 상상이상일 것이다.
추운나라에 살면서도 추위때문에 고생해 본 기억은 별로 없는데 더위는 질색이다.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 주를 싫어하는 이유도 오대호 일대주의 끈적거리는 여름더위가 싫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오늘이 캐나다데이 휴일이자 마스크 벗는 첫 날이기도한데,
실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실제로 벗는지 궁금했다.
밖이 더워서 나가기가 싫었지만, 한 번 꽂힌 궁금함은 참기가 어려운지라 WEM (에드먼튼 서부지역에 있는 샤핑몰) 으로 초도순시를 나갔다.
한 시간 정도 둘러보았는데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대략 4 분의 1 정도.. 인종불문하고 대부분 20 ~ 30 대. 나 같은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단정하게 착용하고 있었다.
예견하건데 아마도 다음 주 쯤되면 4 분의 3 이상이 마스크를 벗고 다닐 것이다.
내 예견이 틀리는지 한 번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