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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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향고을 12 549
정월대보름
날짜
2017년 2월 11일(토) (음력 1월 15일)

 

의미
새해 첫 보름날로써 농사의 시작일을 의미하는 날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 전날 밤이면 둥그런 보름달이 모종산 위에 둥실 떠있고 
동네 막걸리집 삼거리엔 아침부터 한잔 걸치고 흥청 망청 취한 동네 남정네들이 
어둠이 내리는 저녁 아직도 흥에 겨워 괭과리,장구,징,북을 두드리며 어깨춤을 들썩이고 
발걸음을 사뿐사뿐 내려 앉듯 빙글빙글 돌아가며 흥에 취해 있다. 
사물놀이 풍물패 주위로는 동네 사람들이 구경 하느라 빙둘러서서 동원네 아버지 
이상스런 몸동작을 하며 북을 쳐대는 묘한 풍경에 한바탕 너털 웃음을 쏟아낸다. 

우리 동네는 예전 부터 각종 마을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물놀이 풍물패가 
고정적으로 있어 동네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리곤 했다. 
그리고 특히 정월 대보름 전날 밤이면 사물놀이 풍물패들이 해야 할일이 
반드시 있었는데 그것은 사물놀이 꽹과리,북을 신명나게 두드리며 
마을 집집마다 돌아 다니며 소금을 받아다가 밤늦은 시간 
수리산 오소리 바위밑에 묻어둔 장독에다가 소금을 묻고 와야 했다. 

그이유는 이렇했다. 
내가 어린시절은 거의 한두집 빼고는 마을 전체가 초가 지붕이었는데 
그리고 종종 불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불이나면 온동네 사람들이 집에서 쓰는 
양동이며 바께스를 들고 나와 한바탕 불을 끄느라 북새통 난리난리 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을이 초가집으로 오밀 조밀 모여 있기때문에 
불이 종종 일어난듯 싶다. 

내가 어린 시절 우리 동네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 오는 
전설이 있었는데 할머니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은 이랬다. 
옛날 부터 우리 동네는 불이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이유는 초가집 이었기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른 동네 보다 
불이 자주 난듯 보인다. 
그런데 아주 오랜 옛날 어느날 스님 한분이 우리동네를 지나가다가 
우리 동네 풍수를 보고 혹시 불이 많이 나지 않느냐고 묻더란다. 
스님 말씀을 듣고 있던 마을 정자나무 아래서 노인 한분이 불이 나는 
막을 방책을 말해 달라고 말을 했더니 그스님 방책을 말씀 하시길 
정월 대보름 전날밤 악귀를 쫓기위해 사물놀이 괭과리,장구,징,북을치며 
동네 집집마다 돌아 다니며 소금을 받아다가 수리산밑 구덩이에 묻으면 
불이 나는걸 방지 할수 있다고 말하더란다. 
그런데 단 아기 낳은지 얼마 안된집,병자가 있는 집은 안되고 
집이 화목하고 무탈한 집에서만 소금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우리 동네는 스님 말씀대로 그다음해 부터 정월 대보름 전날밤이면 
어김없이 사물 놀이 풍물 꽹과리를 치며 동네 집집 마다 돌아 다니며 
소금을 받아다가 수리산밑 오소리 바위밑 구덩이에 소금을 묻고 오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정월 대보름 전날 밤이면 온동네가 시끌시끌 
떠들썩 했는데 아침부터 풍물패가 동네 삼거리 막걸리집 앞에서 
풍물을 두드리며 흥을 돋구면 동네 사람들이 삼거리 막걸리집 앞으로 
구름처럼 몰려 들었고 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정월 대보름 한달 전부터 정월 대보름 전날 사용하게될 경비를 십시일반 
조금씩 집집마다 추렴을 했는데 사물놀이 풍물패와 동네 사람들이 마시게될 
소주 댓병도 필요했고 돼지 한마리도 잡아 수육을 만들어 안주로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마을은 하루 종일 소주 댓병을 나눠마신 사람들 취기로 흥청됐다. 
그때 그시절만 해도 소주 댓병을 사서 마음 놓고 마실수 있는 
시절이 아니 었기에 이날 정월 대보름 전날 만큼은 소주 댓병도 
넉넉히 준비해 스텡 그릇에 따라 돌려 마시는데 너도 나도 술에 취한 
동네 사람들로 온동네가 소주 냄새로 진동을 했다. 

그리고 동네 아이들은 산아래 홍식이네 집에 모여 있다가 
모종산 아래 빈공터에서 아버지가 산에서 나무를 해온 소나무 삭다지를 
줏어다가 불깡통을 돌리면 도깨비 불마냥 둥글게 원을 그리며 
불이 타오르는 모습에 아이들은 코가 새까맣게 탄줄도 모르고 
밤이 깊어 가는줄도 모르고 불깡통을 돌리곤 했다. 
 
12 Comments
우월이 2017.02.11 15:39  
모두 맛난식사하면서 즐거운 여행하세요
향고을 2017.02.11 20:15  
우월이님 오늘 정월 대보름인데
찰밥은 드셨겠지요?
올한해 댁내가정 두루두루 평안하시길...ㅎ
돌이킬수없어요 2017.02.12 09:59  
옛날 할머니가 해주시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나는 글이네요^^
전 인천 산부인과병원에서 태어난 사람이라... 초가집 보긴 햇는대..
살아본적은 없어요...
그래도 쥐불놀이는 해봣어요..
깡통에 못으로 구멍을 내고 나무를 주워 그안에 넣고...
팔이 빠져라 돌리다... 하늘높이 던지고..
그 깡통이 떨어지면.. 불이 꺼질세라..
다시 팔이 빠질 정도로 돌리고^^
그렇게 놀다 집에 돌와서서... 불씨 때문에 옷에 구멍이라도... 생겻으면..
어머니께... 엄청 혼났어요^^
향고을 2017.02.12 13:26  
돌이킬수없어요님이 불깡통 돌려봤으면
친구먹어도 되겠는데요,ㅎㅎ
불깡통은 역시 광솔을 넣고돌려야
끄으름도 많이나는게 콧구멍도 검게 그을리는것이
더재미는 있는데요,ㅎ
그때 불깡통 돌리다 옷태워먹고 많이 혼났지요.
화롯불에 앉자 빵꾸난옷 기워주던 어머니도 이젠 80대가 되었네요.
본인은 그래도 도시중 영등포와인천을 좋아하는데요.
이유는 영등포에서 전철을 타고 창밖풍경을 바라보며 가는 재미도 좋고
월미도 바닷가,자유공원,동인천역뒷골목,민들레국수집,
하여간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여행하는걸 좋아하다보니
인천이 자연스럽게 편하고 좋아하는 도시가 됐네요,ㅎ
돌이킬수없어요 2017.02.13 11:04  
아마 향고을님이 손해일거에요 친구 먹으면 ㅋㅋ
제가 어린건 확실하거든요^^;;
광솔까지 구해서 돌리진 않앗어요. 하지만 확실히 잘 탈것 같네요~
동인천 뒷골목 상권 죽지 않앗나요? 일명 양키시장이라고 불리던 곳인대..
재작년 태사랑 모임 하러 동인천 오랫만에 가봣는대 예전 같지 않더군요..
저도 자유공원 무지 좋아해요 거기서 보는 전망이 좋죠^^
향고을 2017.02.13 16:23  
돌이킬수없어요님이 광솔도 아는걸루 봐서는
친구먹어도 되겠는데요,ㅎㅎ
나이 많은 노털은(본인) 젊은 사람이
어울려주는것만해도 고마운것이거늘
어찌 손해라하시나이까,ㅎㅎ
동인천역 뒷골목 개코막걸리 한잔하러갔다가
동네 한바퀴 돌아보는데 해바라기꽃이 보기좋았어요.
때론 중국에서 배타고 돌아오는길에 동인천역
뒷골목좀 기웃거리다가 한잔하고 하룻밤 자고
대전으로 내려오네요
자유공원에서 바라보는 인천바다는 낭만이 살아있었지요.(본인20대때)
본인도 자유공원을 마지막으로 가본게 우리아들 초등학교때 갔으니까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언제 기회가된다면 돌이킬수없어요님과 자유공원에서 만나
수다를 떨어봤으면 좋겠네요,ㅋㅋ
돌이킬수없어요 2017.02.13 17:28  
그런뜻이였군요^^ 향고을님 마음..
광솔이야... 솔방울일거라고 생각해요.. 송진이 묻은 솔방울?
그냥 추측이죠^^;;
동인천 개코 막걸리라.. 못들어봣어요 .. 저야 술집도 잘 모르고..
막걸리 먹고 싶으면 삼치집 갓어요..자유공원 올라가는길에..25년이 넘게..
버티고 있는 삼치집이 잇거든요..
다른집도 가긴 햇는대 대부분 이모집? 고모집? 이랫어요 ㅎㅎ
저도 향고을님 만나서 수다떠는것도 생각해봣는대..
요새 사람을 대하는게 예전 같지 않더라고요;;
삼천포님 치맥 사줄까? 고민도 많이햇는대..
결국 실천을 못햇어요 ㅎㅎㅎ
향고을 2017.02.13 18:05  
광솔을 모르는걸 보니 친구되긴 나이차가 많나보네요.ㅎ
광솔은 송진묻은 솔방울이아니구요.
소나무 줄기든 옹이든 붉은 송진이 꽥배긴곳을
그부분을 태우기 좋게 조각낸것을 광솔이라고 해요.
광솔만 알았어도 친구먹는건데 아쉽네요,ㅎㅎ
사실 남자끼리 수다,뭔 재미가 있겠어요.ㅎ
그래도 어여쁜 삼천포님하고 치맥을해야 분위기도 살고
돌이킬수없어요님 가슴에도 봄이오고 꽃이피겠지요.
"치맥 사줄까요 함해보세요"ㅎㅎ
고민은 하지마시고 깨끗히 마음을 비우고,ㅎ
kairtech 2017.02.12 14:50  
대보름날에 대박  아니 피빅썻어요
고속도로에서  오곡밥 나물  쥐불놀이생각하며 운전하다가
앞차를 그만 박았어요 그차는 다시 튕겨나가 앞에차릉 박았구요
말뚝박기놀이도 아니고 뭔일인지
다행히 보험으로 말끔히 처리했지만  대보름날에  사고가  영 찜찜하네요
올한해  몸조심하라는것같습니다 ㅎ
향고을 2017.02.12 15:50  
아이쿠,많이 놀라셨겠어요.
다행히 마무리를 잘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하필 오곡밥에 쥐불놀이 생각하시다가,ㅠㅠ
예전만해도  정월대보름날이면 마을삼거리 주막집에선 동네 남정네들
술판께나 벌어지던 풍경이 볼만했었는데 지금은 술마시는 사람도 별루없고
하여간 무심한 세월에 옛향취가 사라지는듯해서 아쉬운 마음이크네요.
미금역 2017.02.13 23:22  
예전에는 다같이 부럼도 까고 밥도 먹어는데 요샌 덜한거 같네요
향고을 2017.02.14 02:03  
예 맞아요,
예전 시골만해도 설,추석 다음가는 큰명절로 쳤었는데요.
지금도 나이드신 엄니들은 꼭 찰밥에 나물은 해서먹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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