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이별의 글씨
1976년 9월1일
나는 공군병으로 지원입대했다
아침일찍 일어나 부모님에게 큰절하고 여행떠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집을 떠났다
9월이라해도 한낮의 더위는 훈련병에게는 가장힘든일의 하나였다
훈련 마치고 내무반에 오면 옷전체가 내복까지 땀으로 먼지로 흙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각개전투훈련장
교관의 별명은 독사
그의 말한마디에 우린 열심히 이리구르고 저리구르고 PT 체조하고
철조망밑을 누워서 통과하고...
웬일인지 그날은 훈련종료를 20여분남기고
모두 그늘에모여 휴식시간을 가지고있었다
그도 힘들엇겠지 한낮의 태양이 그에게만 피해서 내려쬐진 않을테니까
모두들 필터없는 화랑담배 피워물고 땀을식히며 파란하늘의 뭉개구름만 바라보고있는데
누구 나와서 노래한번해봐라 내마음에들면 다음시간도 휴식이다
말떨어지기 무섭게 지원자가 속출했다
몇명의 노래가 지나간후
그가 서라벌예술대학 휴학하고 입대한것만 기억난다
자기소개시간에 이쁜여자틈에 청일점같은존재라고한말이 기억나니까
인물도 준술하고 키도 훤칠한 그친구가 노래를 시작했다
순간 모두가 숨죽이며 그의 노래를 경청했고 노래가 끝난뒤 모두의 눈가엔 눈물이 번져있었다
문주란이 부른 파란이별의 글씨
가사내용이 모두의 사연인양 두고온 친구 애인 생각에 ....
가장 감수성 예민한시절에 군입대라는 3년의세월을 사회와 단절한다는건
같이 함께하던 여자친구 와 헤어지며
기다릴거야 아냐 좋은놈만나서 새롭게잘살아 등등
모두의 가슴에 응어리진 이별의 순간이 바로 얼마전인데.....
그노래는 모두의 마음에서 잠시 바빠서 힘들어서 잊고있던 이별의 순간을 다시떠올리곤
눈가가 빨갛게 상기되어 한동안 먹먹하게 파란하늘과 무게구름만 쳐다보던
그뜨거운날의 기억이
오늘 이노래를 다시 들으며 생생하게 기억이납니다